몇 개의 태풍과 두 번의 축제 우리들의 가을은 그 속에서 익어가고 있다. 가을산행의 맛은 화려한 단풍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지만 기해년 9월의 끝자락에 단풍이 들지 않은 푸른 산속에 들고 싶었던 것은 70을 목전에 두고 60대 마지막 모습을 그대로 붙들고 싶은 것이 마음 저변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잘못된 습관인줄 알면서도 충동적으로 결정하고 혼자 산행을 한다. 아내의 걱정거리를 하나 더한 미운털이 박히면서도 지금껏 버리지 못하고 있다. 주변 가까이 등산하기 높고 좋은 산들이 즐비하게 있는 등산천국인 우리고장의 환경적 요인도 한 이유인 것 같다. 첫날 삼봉산과 오봉산을 올랐다. 삼봉산 입구에서 얼마 오르지 않아 숨이 차다. 등산 한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 체력이 따라 주지 않으니 쉬엄쉬엄 오르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젊은 시절에는 목표가 정해지면 산행이나 일상생활에서 그저 목표만 향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었다. 예전 같았으면 한 시간이면 족했을 정상이 두시간만에 겨우 오를 수 있었다. 주변경치도 보면서 쉬어가면서 올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삼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지리 북벽은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모습 그대로였다. 두 번째 산행은 용추계곡 장수사 일주문에서 기백산, 금원산, 수망령을 돌아오는 코스였다. 청정하고 아름다운 숲속에 산양삼 재배지가 눈에 들어온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 했던가. 호젓하게 혼자 걷는 산길에는 지나온 삶에 대한 생각들이 길동무를 해준다. 잘못했던 일 부끄러웠던 일들만 수북이 배낭에 담긴다. 끝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짐들이다. 산행을 하면 세속의 것들을 털어 내고 와야 하는데 몇 개의 짐을 더 안고 왔다. 산행 중에 삼봉산 계단이 낡아 부서진 곳과 인산죽염방향 하산길에 큰골 부근에 조릿대가 너무 자라 길이 보이지 않았고 삼봉산 약샘부근 길도 풀이 길을 덮고 있었다. 기백산 등산로에는 태풍 타파의 피해로 나무들이 쓰러져 등산로에 걸쳐져 있는 곳이 몇 곳 있었다. 그 이후에도 몇 개의 태풍이 지나 갔으니 피해가 더 있으리라 예상된다. 내년은 산삼엑스포가 열리는 해이다. 엑스포의 성격이 산과 관련된 행사이므로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 등산로 등 산을 잘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행사가 아니라도 등산로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입구 안내표시 등도 접근하기 쉽게 세워져야 할 것 같다. 우리고장 산들은 큰 자랑거리이고 자산이다. 이 산에서 우리들의 소득원을 개발하고 즐길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의 삶을 보장 받는 일 일 것이다. 우리고장이나 향우회도 등산 동호회가 많다. 산삼엑스포를 전후해서 우리고장 산들을 등산을 하고 애향심도 높여나갔으면 좋겠다. 군내에 있는 1000고지 이상 산들을 지정하여 모두 등정한 외지인에게 명예군민으로 대우해 주는 제도와 함께 엑스포를 기념해서 산삼을 선물로 제공하면 우리고장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 몸과 마음을 정화 시키는데 등산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이란 말이 있는데 산을 좋아하지만 내 어짊이 아직 설익은 것 같아 산을 부지런히 올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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