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수소전기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위원장 서필상·이하 비상대책위)는 9월11일 오전 함양군청 광장에서 함양수소연료전기발전소 사업신청서 철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군민의 힘으로 발전소 건립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함양그린에너지(대표 황보진호)측은 주민들의 동의절차를 거쳐 수소연료전기발전소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전히 수소발전소 건립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마찰 불씨는 잠복하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함양그린에너지가 지난 9월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신청서 철회를 요청 했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는 그동안 함양군민들과 비상대책위, 함양군이 다함께 힘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상대책위는 “우선 발전소 부지 인근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안정성에 대한 검증 미비, 올해 5월 강릉에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수소탱크 폭발사고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돼 환경과 생태에 어떠한 영향을 초래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 등이 발전소 건립을 반대했던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함양그린에너지 홍보진호 대표가 원장으로 있는 함양발전연구원의 첫 번째 추진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발전을 지정했기에 연구원 회원 명부에 적힌 회원들에게 함양 발전을 위해 왜 수소발전소가 필요한지 물었지만 많은 회원들은 자신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특히, 강석진 국회의원의 경우는 회원으로 가입사실도 없고, 회원가입에 동의한 사실도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공문을 비상대책위로 보내왔다”고 했다.
비상대책위는 또 “함양발전연구원과 ㈜함양그린에너지가 대체 무슨 이유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함양에 건립하려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이제라도 사업신청서를 철회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재신청 같은 엉뚱한 상상은 하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필상 위원장은 “발전소에 관련해 일어난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며 우리 함양군민들은 스스로의 힘을 깨달았다. 함양의 발전은 외부에서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현명한 군민들의 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사업신청서가 철회되기는 했지만 재신청의 여지는 언제나 있기 때문에 비상대책위를 계속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함양군도 지난 9월10일 함양그린에너지의 발전소건립사업 철회 소식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이에 대해 황보진호 원장은 “주민들의 반발과 비상대책위의 반대 집회 등으로 사업신청서를 철회했지만 향후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사업을 재추진 할 계획이다”며 “이번 사업신청서 철회는 사업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보 원장은 “함양의 백년, 천년 먹거리가 수소경제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향후 군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했다.
강석진 국회의원 등 일부 인사의 함양발전연구원 회원 등록에 대해서는 “개원 축하 인사말을 보내온 것인데 실수로 회원 명단에 올라간 것이고, 현직 군의원 2명도 인사차 (연구원)고문께서 사무실에 모시고 왔는데 회원 명단 작성과정에서 명함이 있으니까 이름이 들어간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치인은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며 “꼼꼼히 챙기지 못해 일어난 실수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강 의원 측에서 연구원으로 공문을 보내와 실수로 회원 명부에 오른 사실을 서면으로 회신하고 회원 명단에서 제외했고, 군의원 두 분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강 의원 외에 현재까지 여성 3명만이 회원등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회원에서 제외했고 다른 분들은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다. 어쨌든 저희가 실수를 했고 지금도 본인이 빼달라고 전화만 주면 다 정리를 해드린다”고 했다.
함양발전연구원은 지난 8월30일 함양군문화예술회관에서 개원식을 갖고 함양발전에 대한 비전과 사업 방향, 조직, 회원 명단 등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이영재(더불어민주당)·정현철(자유한국당) 군의원은 취재 결과 정치인은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는 황보 원장의 해명과는 달리 “함양교육장을 지낸 지역 원로께서 여야 군의원을 대표해 연구원 개원에 동참해 달라고 해서 지역 발전을 위한 좋은 취지라고 생각하고 사무실을 방문 했었다. 그러나 수소발전소 이야기가 나오고 거창한 사업계획을 설명해 연구원이 아닌 기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동참하기 곤란하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회원 명단에 들어가 해명하느라 곤혹을 치르고 있다”며 불쾌하다고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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