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름을 지을 때 성명학姓名學에서 사용하는 모든 이론에 맞추어 짓기가 힘들다. 작명가마다 어떤 이론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작명 또는 개명의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른 전문가에게 작명료 또는 개명료까지 주고 이름을 바꾼 사람이 다시 이름을 바꾸기 위해 필자를 찾아오는 경우에는 그 전문가의 능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이전에 작명 또는 개명은 한 개인의 선천적이고 불완전한 사주팔자四柱八字에 나타난 음양오행陰陽五行을 분석하여 가장 필요한 오행들을 적용하여 좋은 이름을 지어서 부르고, 불려지고, 쓰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운로運路를 길한 쪽으로 조정하는 적극적인 운명 개척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작명 또는 개명 외에도 정해진 운명이 변화될 수 있는 강력한 요소로 해외나 배우자, 직업, 수행 등도 있으므로 개명 또는 작명이 정해진 운명을 가장 강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거나 맹신하는 것은 삼가야 하겠다. 이제부터 필자가 박도사의 ‘물상법’을 중심으로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분석하여 개명한 사례를 통해 기존의 이름을 좋은 이름으로 바꾸는 이론이나 원리를 일반 사람들도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자 한다. 위의 만세력은 필자와 친분이 있는 분의 사주로 일간日干이 경금庚金이므로 물상법에서는 큰 칼이다. 경금일간庚金日干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에 <경금일간庚金日干으로 태어난 사주팔자 스토리>를 통해서 밝히기로 하겠다. 신강身强한 경신일주庚申日柱는 가을의 강한 금기운金氣運으로 수확, 결실, 결과물을 중시하므로 성취욕, 쟁취욕이 강하고, 남을 이용하기보다는 독립적으로 자수성가하거나 출세하는 사람이 많겠다. 자칫 지나치게 강해보이는 면도 있으나 사주구성이 좋으면 비굴함을 싫어하고, 사리사욕이 없으며, 원칙적이며, 의리가 강할 수 있다. 실제 이 분은 경신일주庚申日柱이면서 무토戊土의 생生까지 받으니 신강身强하다. 지지地支에 인신사해寅申巳亥까지 있으니 반골, 반항, 저항적인 기질이 강할 수 있으며, 역마나 이동수가 강한 삶을 살 수 있겠다. 그리고 일간日干을 극하는 화기운火氣運도 인사신형寅巳申刑으로 깨어져서 약하니 더욱 자기 주관대로 밀고 나가거나 고집이 강할 수 있다. 또한 경신일주庚申日柱는 종교, 정신세계와 관계된 글자이므로 육감六感이나 영기靈氣가 뛰어나고 심하면 신기神氣까지 있을 수 있다. 한마디로 여자로 태어나더라도 남편을 내조하며 평범한 주부로 살기가 매우 어렵고, 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하거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장부로 살아갈 수 있는 사주이다. 이러한 사주는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를 만나거나 대단한 능력(어떤 분야의 스승이나 교수 등)을 가진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야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다. 실제 실력 있는 도예가로 활동했던 13살 많은 남편을 스승으로 만나 그 밑에서 배우다가 결혼하게 되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서 동시에 대단한 능력을 가진 스승을 남편으로 만난 것이다. 지지地支가 일지日支를 포함해 인사신형寅巳申刑인데, 안타깝게도 몇 년 전에 암 투병으로 고생하던 남편과 사별하게 되고 현재 혼자서 3명의 어린 자녀들을 키우면서 도예가의 길을 열심히 가고 있다. 강한 정신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으면서 앞으로의 대운大運도 도예가로서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흐르니 개명을 통해 평범한 주부로 살기보다 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로 살아가는 여장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