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할 것도 없고 어디가기에는 너무 덥고 지치는 날씨, 집에만 있는 것보다 전시회 하나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서울 숲 갤러리아포레에서 열리고 있는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빨강머리 앤은 부모님 세대의 애니메이션으로 우리 나이 때 보다는 부모님들께서 더 잘 알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한때는 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삶을 살고 싶다’라고 꿈 꿀만큼 앤은 자유롭고 특이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소개되어있습니다. 이런 빨강머리 앤의 다양한 성격과 감정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이번 전시회의 내용입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추억으로 남아있는 ‘빨강머리 앤’을 회화, 애니메이션, 대형 설치 작품,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새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 명의 작가들이 빨강머리 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낸 만큼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앤의 새로운 부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12개의 챕터 전부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있어 앤을 잘 모르더라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앤의 이름에 왜 ‘e’가 들어가는 지에 대해서도 전시회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또 항상 밝고 엉뚱한 매력이 있는 앤도 고아 시절에는 가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감정을 드러낸 영상을 보면서 앤도 저런 면이 있었구나를 다시금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앤의 방에는 항상 아침이 되면 창문에서 새소리와 풀이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앤이 일어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도 이 장면을 보면서 “저렇게 일어난다면 하루의 시작이 행복하겠다”라고 생각할 만큼 부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우리의 아침은 학교에 가느라 바쁘고 차 소리가 들리지 새 소리는 잘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우리를 위해 앤이 보는 자연을 잘 표현해 놓은 것이 챕터3: 낭만적인 자연 속에서입니다. 엄청 큰 스크린으로 자연을 담아 놓은 영상이 재생되어 실제 보지는 못했지만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앤의 상상력이 듬뿍 들어간 내레이션이 중간 중간 나와서 본인의 어린 시절을 잠깐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조금 의외의 부분은 앤과 다이애나가 상상한 유령의 숲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상상했다고 하기에는 조금 잔인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약간은 오싹한 앤과 다이애나의 상상이었습니다. 저도 상상을 많이 하지만 저런 무서운 상상은 안 해봐서 신기하고 놀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충격을 주었던 챕터는 5:빨강머리였습니다. 이 공간은 온통 빨강색으로 칠해져있어 앤의 빨강머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길버트(학교친구)가 놀리는 것만 봐왔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 애니메이션에서는 초록색 염색약을 사와서 빨강머리를 덮으려고 하는 장면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스트레스의 공간이라서 그런지 나중에는 빨강색으로 쓴 글씨에 약간의 살기까지 느껴졌습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체험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챕터8에서는 애니메이션에 은연중에 담긴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하는 사람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앤은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으로 표현하려고 한 작가님의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은 뮤직비디오로 상당히 중독성 있고 개인적으로 계속 듣고 싶은 노래였습니다. 이것 말고도 빨강머리 앤에는 그 당시 사회적 배경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를 관람할 때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끝으로 이 전시회를 통해 빨강머리 앤의 색다른 부분과 다양한 감정과 성격을 볼 수 있었고 잠깐은 저의 어린 시절도 떠오른 기분 좋은 전시회였습니다.
비록 서울이라서 거리감이 멀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앤을 좋아했던 분들은 꼭 가서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전시회 기간은 10월31일 목요일까지로 휴관일과 시간을 잘 확인하셔서 즐거운 전시회 관람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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