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대세라고 한다. 농부도 이제는 유튜브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다고 하는데, 마침 함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영상제작강좌를 개설해서 나를 포함한 20여명의 시대에 뒤쳐진 농부들이 강의를 들었다. 사실 나는 4년 전에 유튜브 계정을 만든 적이 있는데 폰으로 10초짜리 강아지 영상을 찍어 딱 한 번 올리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 나에게 유튜브 계정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유튜브라고 쓰는 건지 유투브가 맞는 건지도 헷갈려 사전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어쨌든 영상제작을 위한 기초교육을 받고 무비메이커라는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영상제작 실습(재미~)을 하고 실제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단계(뿌듯~)까지 가서야 나는 나에게 4년 전에 만들어 놓은 유튜브 계정이 아직 살아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그 때 올려놓은 영상의 4년간 총 조회 수가 1(실망~)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어쨌든 안하던 짓을 하게 되었다. 농부가 농사를 지으면서 자막과 음악이 어우러진 영상물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작기법을 익혀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또 영상 제작은 무엇보다 시간과 정성을 요하는 일이라 이 거 열심히 하다보면 시쳇말로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하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농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힘든 일인데 농사짓는 과정을 영상물로 기록하고 편집하여 등록하는 능력자는 농부가 아니라 슈퍼맨이거나 원더우먼이다. 어쨌든 나는 사진을 이용한 간단한 영상물을 3개 만들어 연습삼아 유튜브에 올렸다. 그리고 아무도 관심 없는 그 영상물을 혹 누가 봤나싶어 수시로 들락거리다 우연히 관리자 계정에서 내가 올린 영상물 3개가 모두 저작권침해신고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 내용증명이 날아오고 내가 법정에 서게 되는 건가 싶어 깜짝 놀라 일단 영상물을 삭제했는데 알고 보니 그럴 필요는 없었다. 내가 영상물에 사용한 음악이 저작권이 있는 것이어서 만일 영상물로 인한 광고수익이 발생하면 음악 저작권자가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고 한다. 내가 그 음악을 꼭 쓰고 싶으면 혹 발생할 수 있는 광고수익을 양보하면 되고 그게 싫으면 저작권이 없는 음악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나는 4년 전에 SNS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그동안 홈페이지, 카페, 블로거에서 일어나던 일들이 이제는 SNS라는 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SNS를 배워야한다는 것이다. 마침 구례에서 농부들을 위한 SNS강좌가 있어서 함양에 사는 이미 많이 뒤쳐져있는 이웃 농부4명과 함께 이틀을 오가며 교육을 받았다. SNS는 종류가 워낙 많아 이런(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저런(트위트, 밴드...) 것들을 다 할 수는 없는지라 우선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카카오스토리 계정을 만들어 부지런히 글을 올렸다. 이건 쉬웠다. 농부의 소소한 일상을 사진 찍어 이야기와 함께 올리는 일은 하나도 어렵지 않고 재미도 있었다. 농사 일을 하다 허리 펴는 시간이나 땀 닦는 시간에 또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면 폰으로 사진 찍고 컴퓨터나 폰으로 스토리를 올리면 되니까 바쁘지 않은 날은 하루에 두 번 세 번까지도 포스팅이 가능했다. 글을 올리면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즐겁게 소통하다보니 농산물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이 카카오스토리 덕분에 이제는 흐름을 탔구나 싶은데 유튜브라는 놈이 부상하여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이거 안하고 우물쭈물하면 또 다시 뒤쳐진다고 하니 차암 내~ 뱁새 가랭이 찢어지겠다. ...이어지는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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