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천령문화제가 두달 앞으로 다가왔다.오는 10월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상림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는 천령문화제는 옛 명칭 복원 및 산삼축제와 분리 개최 등 여러 측면에서 새 출발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다음달 개최되는 함양산삼축제에 가려 58년이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천령문화제가 군민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 있다.지난 6월 천령문화제 위원장을 맡아 행사 준비에 분주한 정순행(69) 위원장을 만나 천령문화제 준비상황과 함양문화예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고유 콘텐츠 부재 안타까움정순행 위원장은 “천령문화제는 종합 문화예술 행사로 일반 축제와는 성격이 달라야한다. 문화제에 축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옳지 않다”며 천령문화제 명칭 복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천령(天嶺)은 신라 경덕왕 757년 지정된 함양의 옛 지명으로 연암 박지원이 안의현감으로 부임해 물레방아를 실용화한 1790년대와는 천년이상 차이가 있다. 전통이 담긴 옛 지명을 사용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고 덧붙였다.정 위원장은 “천령문화제는 순수한 우리 지역 문화제인 만큼 함양 고유의 문화제가 되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령문화제 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우리지역 문화예술 기반이 너무 열악함을 새삼 느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그는 “60년 가까운 세월동안 문화제가 이어져 오고 있지만 함양을 대표할만한 문화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것은 우리지역 문화 풍토가 얼마나 열악한가를 말해주는 것이다”면서 “문화예술인뿐만 아니라 행정적 지원과 군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반성해야할 대목이다”고 했다. ‘천령의 꿈! 상림의 향기’정 위원장은 “우리지역 전통 문화예술을 꼽으라고 한다면 ‘들소리’ 정도가 유일하다”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 콘텐츠 발굴과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 한다. “지역 고유의 소재가 없다면 스스로 창작해서 무대에 올리다보면 언젠가 문화예술 기반이 융숭해진다”는 그는 “함양에는 ‘변강쇠와 옥녀전’과 같은 좋은 소재가 있는데도 여태 시나리오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한 가지씩라도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육성해 가는 것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천령문화제의 존재 이유 일 수 있다”며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정 위원장은 여러 가지 부족한 여건 속에서도 이번 천령문화제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군민 중심의 순수 종합문화예술 행사로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선비의 고장 품격 담은 가장행렬그는 “올해 문화제의 주제를 ‘천령의 꿈! 상림의 향기’로 정했다”면서 “천령의 꿈은 함양군 문화예술의 미래와 희망을 의미하는 것이고, 상림의 향기는 함양군의 오랜 역사와 고유한 문화를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이번 문화제의 방향은 “함양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타 지역과 차별화된 함양군 고유의 문화적 색채를 표현하고 보여주기식의 콘텐트 개발보다 군민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살릴 수 있는 향토색 테마를 설정했다”고 한다.이번 문화제는 행사 전체의 주제 외에도 4일간 날짜별로 세부주제를 정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0월3일 첫날은 ‘함양군문화예술인의 날’로 동아리 페스티벌과 군민문화예술의 밤(예총제)이 펼쳐진다. 4일은 ‘아동·청소년 문화마당’으로 학생 풍물경연대회, 한글백일장, 서예휘호대회, 함양역사 퀴즈대회, 다볕윈드오케스트라 공연, SIG무용단 힙합댄스 공연 등이 이어진다. 5일에는 ‘소통과 화합의 날’로 전국 음악경연대회, 풍물경연대회, 관내 기관단체 및 향우 장기자랑, 노래교실 발표회 등이 진행된다. 특히 이날은 향우 및 개그맨 전유성, 천하장사 이만기(인제대 교수) 씨 등 명예군민을 초청해 군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6일은 ‘새로운 희망’을 주제로 동아리 페스티발과 들소리 공연, 우수 예술단체 순회공연 등에 이어 폐막식 행사를 끝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정 위원장은 이 밖에 “셋째 날과 넷째 날은 1박2일 동안 상림공원 인근 어린이공원에서 아빠와 함께 1박2일 행사(함양야행)를 준비해 함양을 찾은 다른 지역 참가자들에게 함양에서의 잊지 못할 가을밤 추억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귀띔 했다. “또 천령문화제 개막 하루 전날인 10월2일에는 문화제 시작을 알리는 고유제를 서제(序祭)로 한단계 끌어올리고, 함양군 유도회 회원과 취타대, 기마군단, 일반 군민이 참여해 보건소에서 상림공원까지 선비의 고장임을 상징하는 가장행렬을 준비하고 있다”며 “문화제 개막 이전부터 예년과는 달라진 문화제로 품격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올해는 10월, 내년부터 5월 개최천령문화제 홍보도 색다른 방법을 접목한다. 9월 산삼축제가 끝나면 10일 동안 함양군내 각 전통시장 5일장과 주요 교차로,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제58회 천령문화제를 홍보하는 버스킹 공연을 펼쳐 군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한동안 물레방아축제 및 물레방아골축제, 천령제 등으로 불렸던 천령문화제는 올해부터 옛 명칭을 되찾았다. 최근 2년 동안은 산삼축제와 통합해 개최하던 것을 올해부터 분리해 독립적인 행사로 진행된다. 올해 문화제는 10월에 열리지만 내년부터는 개최 시기도 예전처럼 5월로 환원돼 함양의 대표 문화예술축제 명성을 이어가게 된다.지난 6월 취임한 정순행 천령문화제 위원장은 함양군 유림면 출신으로 1998년 명예퇴직 전까지 28년 동안 경남지역에서 체신 공무원으로 일했다. 진해 해군사관학교 군사우체국장과 합천군 봉산우체국장을 비롯해 함양군에서는 마천·유림·수동우체국장을 지냈다. 2002년 함양군의회 제4대 의원에 당선돼 30년에 가까운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4년 동안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이후 1년6개월 동안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함양군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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