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자주 찾는 상림숲이지만 여름철에는 그 횟수가 잦아진다. 7월의 장마가 끝날 무렵 기다리던 친구들이 나타났다. 상림 가운데로 흐르는 아랫부분 물 흐름이 느린 곳에 매년 나타나는 소금쟁이가 보이지 않아서 이 친구들이 아예 삶의 터전을 옮긴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을 내기도 했다. 물위를 미끄러지듯 빠르게 다니기도 하고 짝을 업고도 성큼성큼 가볍게 뛰는 신묘한 재주에 상림을 찾는 재미를 더 해 준다. 예전의 상림숲은 곤충들의 천국이었다. 청아한 소리로 숲을 가득 채우는 매미와 기품 있게 아름다웠던 제비나비, 큰 퉁방울눈을 가진 왕잠자리, 빛으로 여름밤 하늘을 수놓았던 반딧불이, 사슴벌레, 풍뎅이, 장수풍뎅이, 여치, 사마귀, 하늘소, 수서곤충으로 소금쟁이, 물방개, 장구애비 등 그 많기도 했던 곤충들이 아예 자취를 감추었거나 그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농약의 과다사용 등 환경오염이 주된 요인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 중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것이 곤충이라고 하니 곤충 수난시대인 것이다. 곤충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곤충이 줄어들면 먹이사슬이 파괴되어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도 줄어든다고 한다. 요즈음은 과수나무나 수박 같은 채소에도 인공 수분을 하고 있다. 곤충 생태가 예전처럼 복원되어 그 일을 곤충들이 대신 해 주어 농민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그런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몇 해 전부터 상림숲에 살충제를 살포하는 해충방제 작업이 시행되고 있다. 상림을 찾는 일부 사람들이 하루살이나 날파리, 모기 등이 산책로에 날아다녀 귀찮다고 민원을 제기하여 민원해결차원에서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채나 손수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쫓을 수 있는데 작은 귀찮음을 참지 못하고 농약이나 살충제 등에 오염되지 않은 힐링할 수 있는 청정공간인 상림 숲을 오염이 우려되는 방제액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편의만을 위한 잘못된 숲 관리라 생각된다. 건강한 숲은 나무만 잘 자라면 되는 것이 아니고 서식하는 동물에서부터 작은 곤충까지 함께 살 수 있는 숲이라 생각된다. 해충이 없는 환경이 깨끗한 환경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상림 숲의 명물 볼거리 중 하나인 새끼를 부화하여 거느리고 다니던 원앙은 물론 다람쥐 모습 또한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줄어들었다. 숲의 환경오염과 숲속에 간간이 눈에 띄는 고양이들의 소행이 아닌가 추측이 된다. 사랑스러운 원앙이 완전히 떠나기 전에 원앙이 안전하게 서식 할 수 있는 오염요인을 없애고 숲에서 보이는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주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상림에 방역을 하는 것은 모기 보고 칼을 뽑는 과한 정책이라 생각된다. 상림숲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곤충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숲의 주인인데 주객이 전도 되었다고 하지 않겠는가. 이제는 곤충도 가축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농축산식품부에서 축산법 시행규칙 위임고시인 가축으로 정하는 기타동물에 14종류의 곤충을 가축으로 인정함으로서 곤충을 기르는 사업도 축산농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애완용, 관상용은 물론이고 사료나 미래식품으로서 개발 가치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이래저래 사람들과 가까워져야 하는 곤충들이다. 상림을 청정지역으로 유지시켜 곤충을 보호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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