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22일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들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장 26일 각의(閣議·국무회의 격)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방 명단)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리스트가 적용되는 전략물자는 1100여개에 달한다. 지난 4일 발동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을 패닉에 빠뜨린 3개 품목 수출 규제가 산업 전(全) 분야로 확대되는 것이다고 23일자 소식은 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반일하는 분들도 이해가 되고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슬기롭게 풀자는 분들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지피지기백전백승 [知彼知己百戰百勝]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과 같이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이 새로운 1만엔권 지폐에 시부사와 에이이치 전 다이이치(제일)국립은행 은행장의 초상을 새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시부사와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메이지 유신 시대 일본 경제의 금융시스템 기틀을 만든 사람으로 일본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서울대 박훈교수가 역주한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라는 책 2면을 보면 시부사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기업설립과 운영에 관한 업적도 업적이지만 ‘도덕 경영’이라고 하는 그의 독특한 경영철학 때문이다. 특히 논어를 경영인의 필독서로 생각한 그는 부를 이루는 근원은 도덕이며, 올바른 도리에 따라 쌓은 부가 아니면 그 부는 영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중국, 일본, 한국은 유교문화권에 속한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그 중에 특별히 한국은 독특한 유교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함양은 특별히 선비의 고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함양군민의 한 사람으로 아쉬운 것은 인근 산청은 선비문화원을 통해 남명조식의 사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선비정신의 맥을 계승 발전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 남명조식에 대한 논문도 많은 양을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고 수 많은 학생들과 성인 남녀들이 선비문화원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함양은 일두 정여창 선생님이 있는 데 일두 정여창 선생님과 연계하여 선비 정신의 계승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 함양의 남계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일두 정여창의 사상을 연구 계승하여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이 요청된다.
그런데 사상사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왔지만 지금은 그러한가? 조선의 사상과 기술문명이 일본으로 전해졌지만 지금은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하지 아니한가? 일본은 개항정책 개방정책으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일치 단결하여 전진하는데 앞선 나라로 살아왔다면 우리는 내부적으로 갑론을박하면서 쇄국정책을 펴다가 나라를 빼앗긴 민족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해방이후 대한민국의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은 뿌듯하다. 그러나 지금 성장하는 나라가 가라않을 수 있는 위기에 놓여 있는 시점이다.
지금은 반일과 친일의 논리보다 극일하기 위하여 온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을 모을 때이다.
아직 우리는 일본에게 배우고 얻을 것이 많다. 지금 일본과 싸우기 보다는 우리 안에 있는 부패의식, 자기 중심주의, 예의 없고 무례함을 버리고 정직과 함께하는 공동체성과 예의를 지키는 가운데 사상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실력을 키워 나갈 때이다.
8.15 광복절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왜 나라를 잃어버렸는지를 생각하고 건강하고 희망찬 나라를 후손에게 넘겨줄 수 있는 길은 예의와 실력 있는 선비정신을 잘 계승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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