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6일 굵직하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함양의 남계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목록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한국의 서원’ 9개소가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으며 9개 서원 중 함양의 남계서원이 포함된 것이다. 2015년 첫 신청을 한 후 심사에서 ‘반려’의견을 받았지만 중국과 다르게 성리학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과정과 지속적으로 이어온 유교행사, 건축적 가치 등 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 인간의 부주의로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1972년 세계유산 협약을 제정하면서 시작되었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원조도 받을 수 있다. ‘탁월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각 나라 고유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이미지 격상 및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함양의 대표 문화재가 세계적인 문화재로 인정을 받았고, 내년에는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라는 큰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인들에게 함양군을 알릴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세계인들을 맞이할 준비가 얼마나 되었을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점점 다양해지고 서울에서 지방으로 방문지가 확장되고 있다. 그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언어를 표기할 수는 없으니 세계 공통어로 사용하는 영어표기만 잘 되어 있어도 관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함양군에는 도로 이정표나 대표적인 관광지 안내 표지판을 제외하고는 영어 안내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엑스포 행사의 주요 무대가 될 상림을 가보면 메인 안내판은 온통 한글뿐이며 주요 건물, 화장실에도 영어 표기는 전혀 되어있지 않다. 물론 외국어로 된 관광안내도 등은 관광안내소에 비치되어 있으나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함양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외국어 표기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함양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자연경관, 문화재, 엑스포 행사 관람 외에 중요한 것은 음식일 것이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함양은 흑돼지, 산채, 어탕, 백숙, 연밥, 갈비탕 등 먹거리가 풍부한 고장이다. 그러나 함양군에 등록된 600여개 식당에 외국인을 위한 메뉴판이 있는 곳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한글로만 만들어진 메뉴판은 외국인들에게 음식 접근성을 높이지 못하고 우리의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어, 일어, 중국어 및 사진이 제공되는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느니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내년에 열릴 국제 행사에 외국인 6만6000명을 포함하여 13개국 129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약 4만 여명의 작은 도시 함양군에게 재정적, 행정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며 효율적인 운영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는 함양은 아름다운 고장이다. 이제는 아름다운 함양의 문화를 모두에게 보여줄 때가 왔다. 아직 미흡한 부분들을 차근차근 보완해 부족함이 없는 손님맞이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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