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종종 죽었다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일화를 듣곤 한다. 2014년도쯤 필자의 강의에 참가했던 한 학우님이 자신의 할머니께서 과거에 장례식 진행 중에 살아 돌아온 경우에서부터 인터넷 기사에서 필자의 눈에 띄었던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혼줄이 완전히 끊기기 전에 다시 육신으로 돌아와 살아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결국 고복皐復이란 장례절차도 단순한 형식이 아닌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우리 조상들께서 만든 지혜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혼줄 났다.’에 사용하는 혼줄은 육체와 영혼을 연결하는 실버코드 또는 섬세한 은색실로 혼사魂絲, 영사靈絲라고도 한다. 죽음 후에 영혼은 육체를 떠나지만 아직 육체와 공존하고 있는 에테르체(혼백魂魄의 백魄)는 혼줄로 연결이 되어 있다. 혼줄은 일정 기간 동안 에테르체와 연결이 되어 있다가 끊어지는데, 이 끈이 끊어지지 않은 한 진정한 죽음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필자가 예전에 활동했던 학회의 논문에서 “길어야 2~3일 후에는 혼줄이 끊어져 진정한 의미의 죽음이 일어난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의 3일장과 거의 일치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임종 시에 병풍 뒤에 시신屍身을 모시고 최소 3일장을 하는 이유가 죽었지만 다시 살아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적 안정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대에는 시신屍身을 임종 후에 바로 냉동고에 보관하게 되어 있으니 다시 살아서 돌아올 여지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유체이탈이나 사후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유체이탈시 고요와 해방감, 경쾌함이 밀려오면서 자신의 육신이 은색실로 연결된 채 자유로이 돌아다닌다고 하거나 영혼의 체험을 통해 너무나 가슴 벅찬 행복함을 느끼어 다시 육체로 돌아오기 싫어지는 마음을 느꼈다는 점인데, 대부분 유체이탈을 통해 자신의 몸에서 나와 고급한 차원의 세계로 여행하면 물질계가 얼마나 거칠고 조악하게 느껴지는지 당장에 혼줄을 끊고 영적인 환희의 세계에 영원히 머물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필자가 아는 한 기공가 분은 “나의 몸을 감싸고 있던 저급한 빛의 파편들이 마치 샤워를 할 때 비눗방울이 씻겨 나가듯이 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고, 나는 그 쾌감과 깨끗함, 완전한 나 자신으로 되어가는 나를 보면서 한없는 행복과 즐거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편안함과 여유, 최고의 진선미(眞善美) 등의 글자로 표현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면서 전에도 한 번 와 본 듯한 빛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티벳 사자의 서>란 책에서 “만일 죽음을 맞이하는 자가 신비 세계의 입문자이거나 영적으로 수행을 쌓은 자라면 그 자신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다스려야 하며, 그렇지 않은 때는 죽음의 과학에 정통한 스승이나 친구나 친척이 그의 생각을 인도해 주어야 한다.” 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천도제라고 보면 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도 인생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인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는 웰 다잉(Well–dying)인 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의 여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까지 조금씩 알게 된다면 그만큼 귀신으로 남아서 방황하지 않고 바로 아름다운 영혼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필자가 바라보는 영혼의 세계는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기에 천국과 지옥은 어찌 보면 영혼이 머무르는 저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승의 삶에 존재할 뿐이라고 본다. 육신의 마음이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천국일 수도 있고 축생계, 지옥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만 바뀌어도 우리의 인생은 엄청나게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란 영화를 보면 “삶의 매순간 살아 있음을 느끼며 생을 만끽하라. 죽음을 겁내지 않으면 삶도 겁내지 않는다.”라는 아름다운 말이 나오는데, 필자가 즐겨하는 말이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가! 이번 생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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