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이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르고 이사 온 저를 걱정하는 분들이 간간이 전화, 문자와 SNS 등 많은 연락을 주고, 방문도 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유림을 찾은 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정말 물 좋고, 산 좋고, 경치 좋다”, “힐링이 저절로 된다”라는 말이다. 필자도 여로 곳을 다녀 봤지만 사계절 물이 흐르는 강과 산, 그리고 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손님들을 맞을 때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는 내가 이런 곳에 살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다. 다음은 손님들의 지친 마음과 그들의 삶에서 스며 나오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난달 27일 WHO의 발표를 접하면서 피부와 와 닺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WHO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을 최종 결의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의학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아직 정식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WHO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질병 현상 중 하나란 의미다. 그럼 번아웃 증후군은 무엇인가? 번아웃 증후군은 쉽게 이야기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힘(에너지, 의욕 등)을 잃어버린 상태’, ‘정신적 탈진(소진)’을 의미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번아웃 증후군’을 어렵지 않게 경험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람과 관계 속에서 다양하게 우리는 번아웃을 경험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번아웃 증상은 가장 먼저 짜증의 증가다. 둘째,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진다. 셋째, 일의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넷째, 무기력과 무관심이 나타난다. 이 같은 번아웃 증후군을 방치하면 이들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서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몸부림을 치다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를 폭발하게 된다. 이와 같이 극단적인 일을 막기 위해 우리는 서로에게 다음과 같은 관심과 노력을 가져야 한다.
먼저, 칭찬과 격려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진심 어린 칭찬, 구체적 내용이 있는 칭찬과 격려는 우리 마음의 에너지를 증대시켜 긍정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준다. 둘째는 쉼과 충전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제한된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제한 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법과 사용하는 법을 잘 훈련해야 한다. 내 마음과 정신, 육체를 지나친 사용으로 에너지가 방전되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셋째는 훈련과 배움이다. 훈련과 배움은 내가 할 수 있는 능력과 한계를 키워준다. 넷째는 사랑이다. 공자는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고 했다. 현재 내 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그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으로 즐길 때 우리의 에너지는 천천히 방전되고, 때론 일을 하면서 방전이 아니라 충전된다.
현대인들은 내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 구조에서 사람들은 쉽게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쉼과 여유를 찾아 여기저기 산과 들, 바다를 찾아 방황하는 것이 현대인들을 본다. 그러나 진정한 쉼과 여유는 마음과 정신 만 아니라, 영혼이 회복 될 때 온전한 회복을 경험할 것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