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엄마 게이꼬의 딸인 제가 쓰게 되었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저는 지금 일본에 와 알바를 하면서 몇 달간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글에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일본은 어렸을 적부터 자주 와본 곳입니다. 생활하게 되어도 딱히 힘든게 없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막상 현실이 되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금 할 수 있었던 회화도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자는 아예 읽지 못해서 너무 답답했습니다.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를 쓰는 일본사람들을 보며 대단하다 느끼는 한편 왜 이렇게 복잡하게 살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글의 위대함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라왔던 터라 우리나라라는 것은 저에게 한국이었고 일본은 가까운 느낌이 있지만 저에겐 어머니의 나라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언젠가 일본어를 배워서 잘하고 싶다 했던 것이 이렇게 빨리 찾아 올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가운데에서 엄마의 도움을 많이 받아 일본 여권도 만들고 일본에는 일본인 신분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언제 있을지 모르는 이 좋은 기회를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절실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 오게 되면 언어의 어려움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살펴 드려야 하는 것 때문에 정말 많이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적 혜택과 안전함을 봤을 때 복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 현재 초고령화 사회에 이르러서 젊은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사세보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라는 곳에 있는 호텔에서 룸 클리닝과 메이킹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근로시간에 철저해서 절대 그 시간을 넘기지 않게 스케줄을 짜줍니다. 일의 종류에도 아르바이트, 파트, 정직원 등이 있는데 각각 근로시간이 다릅니다. 저는 현재 아르바이트로 가장 짧은 시간 근로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정말 다 친절해서 놀랐고 일의 속도보다 정확성을 더 중요시 합니다.(물론 일본 안에서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들었지만 저의 경우엔 그랬습니다.) 아직 일본 친구가 없는 저에게 요즘의 재미라고 한다면 편의점과 마트구경입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제품의 퀄리티가 좋고 특히 먹을거리가 많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 저의 목표는 편의점 간식들을 한번 씩 다 먹어보기입니다. 혹시 일본에 오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것이 가성비 좋게 식사하고 싶을 때 편의점에 샌드위치와 빵, 도시락을 추천합니다. 정말 만족하실 거라고 자부합니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은 탓에 살이 찌지 않았나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막상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와서 생활이 규칙적이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또 달라진 점이라면 시간적여유가 생기고 좀 더 겸손해진 것입니다. 요즘 저는 스마트 폰을 바라보는 시간이 전보다 줄었습니다. 멍하니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그 이유는 집 2층에 있는 저의 방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바로 눈이 닿는 곳에 바다가 있습니다. 밤에는 뱃소리가 들리고 낮에는 무척 화창합니다. 사세보가 있는 위치가 온난한 곳이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다른 지역보다 따뜻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파티쉐를 꿈꾸던 저에게 이곳 일본은 제과제빵의 천국입니다. 정말 예쁘고 맛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 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한국 음식이 조금씩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두 가지의 피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저는 죽을 때까지 한국 사람입니다. 이곳에 와서 일본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고 예의있고 때론 한국 사람과 비교될 만큼 조용하고 소박하게 살아가지만 저는 시끌벅적한 분위기, 험한 말투에 담겨져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 사람과 사람을 대할 때의 깊은 정, 가게를 찾아온 손님에게 뭐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하는 넓은 인심, 깊은 아름다움의 나라 한국이 저는 좋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이 조금이라도 재밌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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