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생태공부를 시작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공부하면서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경고와도 같은 이 문구를 들으며 처음 떠올린 건 나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이 남은 딸아이의 얼굴이었다.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한 방법을 토론하던 동생은 텀블러를 선물로 주었고 지금도 내 옆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강산이 변하는 사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환경오염문제로 점점 병들어 갔다. 얼마 전 필리핀으로 불법 반출한 폐기물이 국내로 재반입 된 사건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었으며 우리에게도 꽤 충격적이었고, 아직도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되돌아온 항구에 쌓여 있다. 불법 폐기물의 대부분은 분해되거나 잘 썩지 않은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쓰레기 분리배출을 세계인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 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우리가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은 수거한 후 재활용되거나 소각, 폐기되는데, 재활용되는 것 중에서도 불순물이 묻은 것은 질 낮은 폐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세계 폐플라스틱의 대부분을 사들이던 중국이 얼마 전 수입에 제동을 걸면서 동남아시아로 흘러 들어갔고 이들 나라도 보이콧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갈 곳 잃은 폐플라스틱이 불법 폐기물과 함께 뒤섞이고 쌓이면서 쓰레기 산이 점점 늘어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7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커피숍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고, 4월부터는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비닐 이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무심코 버렸던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 물고기의 뱃속으로 들어갔고 바다 속 대부분의 생물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있으며 먹이사슬의 상위에 있는 인간의 식탁도 위협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 기업과 개인들의 의식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은 과대포장을 자제하고 재활용이 쉽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소비자는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할 것이다. 장바구니나 텀블러를 쓰는 생활은 이제 당연하다. 그러나 과도한 소비를 줄이는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편리함에 젖어 쓰고 있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은은 분해되지 않고 지구 한 켠에 차곡차곡 쌓여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챙겨보는 일기예보에는 이제는 빠짐없이 대기환경오염도가 표시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미세먼지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으며 아이들의 운동장 수업도 금지되고 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오염된 환경 속에 자라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환경을 지키는 삶을 사는 건 귀찮고 까다롭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끈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지구를 더 이상 혹사시키지 말고 죽어가는 지구를 살려야 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