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이고, 그리고 가장 잔인한 달이다. T.S.엘리엇은 세계 1차 대전이 끝나고 쓴 시 ‘황무지’에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잠든 뿌리로 봄비를 깨우는 사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오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다. 남도의 오월은 시인 김영랑이 ‘오월’이라는 시에서 표현한 것처럼 늘 아름답고 싱그러운 이미지였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 /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김영랑, 오월 中) 문화단체 함양·문화·사람(대표 최갑진)은 보리도 허리통을 드러내는 5월에 ‘오월의 남도문화기행’을 떠난다. 아름답고도 슬픈 오월의 남도를 함께할 사람들은 5월 26일 일요일 오전 8시까지 함양군 보건소 앞으로 모이면 된다. 일정은 오전 8시에 함양을 출발해서 먼저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 도착하여 참배한 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예술영화관의 역사를 지닌 광주극장으로 이동해 ‘월드 뮤직 월드 시네마’를 감상할 것이다. 그리고 무등산이나 담양에서 꽃과 함께 점심을 먹고 조선의 정자 문화와 가사문학의 원천인 소쇄원을 감상, 음미한 뒤 함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오월은 감사의 달이라고도 한다. 어버이에게, 스승에게 감사하는 달이다. 그리고 우리를 끝까지 지켜 낸 우리에게도 감사해야 할 달이다.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을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 바람은 야수의 발톱에는 어울리지 않는 시의 어법이다 /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을 바람에 일어서는 풀잎으로 풀잎은 학살에 저항하는 피의 전투에는 어울리지 않는 시의 어법이다 / 피의 학살과 무기의 저항 그 사이에는 / 서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자격도 없다 적어도 적어도 광주 1980년 오월의 거리에는! (김남주,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中)                 문의는 함양·문화·사람 정수천 010-2750-2006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