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급한데 일손이 턱 없이 부족하다.” 올해 귀농해 함양 휴천면에서 수박농사를 시작한 차모(62) 씨는 요즘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허리 한 번 펼 시간 없이 바쁘다. 소규모로 시작했지만 비닐씌우기, 모종정식 등의 수작업이 한창일 때는 가족이나 이웃 없이는 제 때 일을 하기가 어렵다. 밭 작물, 과일 알 솎기, 마늘·양파 수확 등이 한창인 농번기가 다가오자 일손부족,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촌은 이미 고령화와 농업노동 기피 현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농가들의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올해 함양 지역 품삯은 보통 8~11만원 선이다. 함양군 한 인력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마늘, 양파 수확에서 동원되는 인력은 식비를 포함한 경우 10만원에서 11만원을 지급하고, 그늘이 있고 서서 일하는 사과솎기의 경우 7~9만원이 평균 하루 일당이다. 마늘과 양파 수확의 경우 땡볕에서 쪼그리고 일하는 것을 꺼려 인건비가 더 비싸다. 일정하지 않은 소득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인건비가 가장 부담스러운 지출이다. 그러나 가장 바쁜 농번기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시기를 놓칠 수 없는 노릇이다. 일손을 구하지 못한 일부 농가는 어쩔 수 없이 수확시기를 앞당기거나 미루기도 한다. “고령화로 인해 지역 내에서 일손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일손을 구해도 나이가 보통 70대 인데 땡볕에서 일하다가 쓰러지기라도 할까봐 걱정이다. 보통 타 지역에서 관광버스에 일할 사람 태워 온다. 소개비 10%와 교통비 부담, 식비 제공등 농민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최저임금에 맞추어 인력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웃돈을 주어서라도 수확시기에 맞춰 일손을 구한다.” 점심과 간식, 기본 인건비에서 교통비 및 식비를 제공하면 한 사람 당 12만원 이상 든다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 함양군 양파 농가들은 일손부족 현상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평년대비 10%가량 증가한데다 작황까지 좋아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안의면에서 3000평 이상 양파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올해는 날이 좋아서 양파가 풍작이다. 지난해 과잉생산으로 올해는 재배 면적이 줄었다고 하지만 체감상은 다른 게 없다”며 “조생종 양파의 경우 5월 중순부터 수확을 하지만 6월10일 전후에는 중만생종 양파수확이 피크임으로 인근도시나 외국인 노동자까지 동원해 인력구하기가 전쟁이다. 양파 가격이 어떨지도 모르는데 비싼 인건비를 주고 인력을 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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