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월이다. 해마다 오월이 되면 장미가 피어나고 나는 그 장미를 보며 ‘안소니의 장미’를 생각한다. 순정만화의 고전 중의 고전인 《캔디 캔디》 또는 《들장미소녀 캔디》에서 장미품종개량이 취미이고 미소년의 얼굴을 한 자상한 안소니! 장미가 가득한 그의 집과 캔디와의 풋풋한 사랑은 보는 내내 어린 내 가슴을 설레게 했었다. 캔디를 너무나 좋아한 나는 83년에 재방송이 되었을 때도 애시청자가 되었다. 일요일 아침 8시, 주일학교에 갈 딱 그 시간에 방송이 되어서 엉덩이를 들썩이다가 결국 교회를 빼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주근깨투성이 캔디에게 아주 감동을 받았고 그녀의 남자 안소니와 테리우스, 알버트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이다. 오월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오월의 여왕, 오월의 신부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오월은 참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중에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계절의 여왕과 가정의 달이다. 오월엔 사계절 중에서 가장 많은 꽃이 필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핀다. 봄장마도 이 때쯤 있고 기온도 전보다 이삼 도가량 높아져 어린 순들이 힘을 얻어 녹음이 짙어지며 더욱 활발하게 꽃을 피우는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계절의 여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 아닐까. 오월은 또한 가정의 달이라고도 하는데 오월 중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로 시작하여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으로 끝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5월 5일 어린이날.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고 아이들의 소중함과 그들의 장래를 생각해 보는 날인 것이다. 또 사흘 뒤에 돌아오는 어버이날은 아이들을 낳고 기른 어른들을 생각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그리고 근로자의 날이 있어 직장을 다니는 부모가 쉬면서 자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도 있으니 참 으로 알맞게 붙여진 별명인 듯하다. 이런 특별한 오월에는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몇 가지 행복의 팁을 주고자 한다. 오월에는 각 지역마다 많은 공연과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꽃이 많이 피기 때문에 꽃 축제가 많다. 고양 국제꽃박람회, 군포 철쭉축제, 제주의 튤립축제, 전남 영암의 장미축제 등 축제장에 가면 많은 꽃을 볼 수 있다. 또 가까운 산이나 들을 찾아가면 풀꽃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힘들고 어려웠던 일마저 풀리는 느낌이 들게 된다.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마음에 품으면 우리의 마음이 순화되고 아름다워져 그것을 닮아간다. 그러니 오월에는 가능한 한 많은 꽃을 보라. 여행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여유 없이 항상 버둥거리며 살았던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가까운 곳이어도 좋고 먼 곳이어도 괜찮다. 평소에 살았던 집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마음에만 담고 있던 많은 이야기를 하며 소통해 보라. 전봇대에 늘어진 전깃줄 마냥 느슨했던 사이가 더욱 가까워지고 편안해질 것이다. 이제 눈이 즐거워지고 귀가 가벼워졌다면 발걸음을 내딛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하루 정도 봉사활동을 해 보자. 가족과 함께 하되 각자 재능을 살려서 노래나 재롱으로 또는 안마를 해 주거나 청소를 하며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땀이 나고 타인의 미소가 번질수록 나의 보람은 더욱 커지게 된다. 어떤가. 세 가지 일을 해서 세 가지의 좋은 일이 생긴다면 해 볼만 한 일이지 않은가. 오월엔 꽃 보go, 여행 가go, 봉사하러 가go. 그래서 많이 웃고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행복해지자. 오월엔 쓰리고(three go) 쓰리다(three 多)! 창문 너머 햇살이 눈부신 날, 문득 덩굴장미가 활짝 피어 안소니 생각에 심장이 뛰고 얼굴 붉게 했던 중학교 때의 한 집이 그려진다. 오월엔 덩굴장미 그 집 앞에 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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