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YWCA 성평등위원회 김은경 위원장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50%의 여성이 풀어야 할 문제 1.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서 한국은 144개국 중 11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는가?한국의 여성차별은 수치가 증명하듯이 기이한 현상이다. 현실에서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여성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의 차별들을 해소하기 위한 헌법개정, 남녀 동수, 선출직, 경제적, 사회적 책임까지 모든 분야에서 남녀동등한 참여를 포함한 성평등 개헌이 필요하다고, 자문위원회에서 제안했다.평균나이 50대 남성들로 이루어진 의회가 대한민국 국회다.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다뤄지지만 그 이외의 주제와 이슈들은 과연 어떻게 다뤄질지 지켜봐야 한다. 국회에는 두 가지가 없다. 여성이 없고, 청년이 없다. 2030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 국회의원이 15%가 넘어서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당파 정파를 넘어서 공통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19대 국회도 여성의 목소리가 존재하지 않았고, 20대 국회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녀가 동등한 의사결정의 참여가 핵심이다. 과다대표, 과잉대표를 문제로 볼 때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아직 시작도 안됐다. 2.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남녀 차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나라 법적인 제도 장치와 교육적인 메카니즘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민주시민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민주 시민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학교에 대한 심각한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나라나 존재한다.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돈이다.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이면 된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다. 여성의 차별문제, 저출생, 교육 문제는 나라를 구성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토대이자 본질이지만. 돈을 쓰는 방식이 잘못 돼 있다.한 예로, 아이 한명 당 돈을 들인다는 점이다. 부모가 어떤 상황에 있든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같다. 프랑스나 공교육 시스템은 어느 환경에서 자라든지 상관없이 아이가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던 간에 아이에게 똑같은 혜택들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정책은 130조를 쏟아 부어도 효과가 없는 정책이다. 그런 정책이 왜 나오느냐면 저출생과 관련된 문제 당사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누가 정책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3. 양성평등에서 성평등으로 가는 과정에서 종교계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본질적인 개념자체는 다르지 않다. 프레임을 만든 건 정치다. 여야 간 용어사용과 관련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어떤 기준으로도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는 기본 이념과 가치는 틀리지 않다. 끊임없이 왜곡하고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특정 종교단체, 특정 정당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이념을 강요하기 위한 프레임이다. 개념을 어떤 단어를 통해 정립할 것인지 정하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기나 정파적인 것들이 개입해서 프레임을 만들어서 문제다.결국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질 것이냐가 고민이었다. “당신은 동성애를 찬성하는가?” “차별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느냐의 문제다. 최근에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아이를 키울 때 일하는 방식에 대해) 국가별로 조사를 한 것이 나왔는데, 스웨덴은 파트타임 직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나올 줄 알았지만 정규직 직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연 아이를 기를 때 일하는 부모가 일하는 방식을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까라는 의식조사가 필요하다. 아이를 키울 때 부모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하는 부모들이 최소한 아이가 크는 동안에 놓칠 수 없는 순간들에는 일을 조금 접어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경력단절이 오더라도 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그러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들은 일단 그게 고임금이냐 저임금이냐 문제가 아니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가 받는 만큼 여자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느 순간 정책적으로 갔을 때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고 있다. 아이가 클 때는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아이를 키울 때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에는 다음세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생애주기를 설계를 해서 거기에 맞게 국가정책을 바꿔 나가고 있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끊임없이 많이 가지고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4. 의회의 대의성, 대표성을 위한 정당의 필요성은? 스웨덴의 페미니스트 정당이 나온 것이 그들 나라에서 왜 페미니즘 정당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들과 우리는 목표가 다르다. 임금차이는 조금이라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 아이슬란드의 목표다. 스웨덴의 페미니즘 정당이 나온 것도 조금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 목표다. 남성주의의 문화는 보편적으로 강조되어 왔고, 동수 철학은 그것을 거부하기 위한 것으로 출발했다.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 유럽의 그들이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엔 남녀 동등한 경제적 독립, 모든 정책이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녀 임금격차는 우리나라는 40% 넘게 유지를 하고 있다. 그것이 심각하다고 생각한지가 얼마 안 되었고 문제제기는 2013년이다. 임금차이는 없어야 한다. 제로여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정말 여성은 남성과 차별을 받아선 안 돼, 자신 있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목표와 비전자체가 다르다. 페미니즘 정당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50%의 여성들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5. 남녀 임금격차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공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전단계로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려면, 어떤 로드맵이 있나?2005년 벨기에에서 처음 동일임금의 날이 시작됐다. 임금격차에 대한 환기, 얼마나 차별받고 있는지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차이와 차별이 존재하는 현 상황에 대한 설명과 육아휴직 경력단절 등 단순차별, 단지 여성이라서 임금을 적게 주는 삶의 조건에 대한 차별, 공정하지 않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시작이다. 벨기에는 이를 통해 임금격차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고 정책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임금을 서로 공개하면서 차별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 그리고 강제조치를 중심으로 한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언어사전 발표> 성평등은 일상의 언어부터여직원→직원, 저출산→저출생, 미혼→비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공동기획취재단과의 만남에서 지난 6월 실시한 ‘성평등 언어사전’결과 발표에 대해 설명했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성평등주간을 기념하여 시민들과 함께 만든 ‘단어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성평등 언어를 발표했다. 5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총 608건의 의견이 나왔으며 이 중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우선적으로 공유, 확산해야 할 10건을 선정했다. “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직업 등 앞에 붙이는 ‘여’를 빼기. 여의사, 여배우, 여직원을 대신하여 의사, 배우, 직원으로 표현하기.“남자고등학교는 없는데 왜 여자고등학교만 있나요?” 여자고등학교를 고등학교로 명칭하기.“처녀작을 총각은 못 만드나요?” 일이나 행동 등을 처음으로 한다는 의미로 앞에 ‘처녀’를 붙이는 것 대신 ‘첫’으로 사용하지. 처녀작, 처녀비행 대신 첫작품, 첫비행으로.“아빠는 유모차(乳母車)를 끌 수 없나요?” 유아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유아차(乳兒車)’로 사용하기.“그남이란 말은 없어요” 여성을 대명사로 지칭할 때 ‘그’ ‘그 여자’로 사용하기.“저출산은 (여성이)아기를 적게 낳는 것” 아기가 적게 태어난다는 의미의 ‘저출생(低出生)’으로 사용하기. “결혼을 못한게 아니라 안한겁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의미로 ‘미혼’ 대신 ‘비혼’으로.“자궁은 남자 아이를 품는 집만이 아닙니다” ‘자궁’ 대신 특정 성별이 아니라 세포를 품은 집의 ‘포궁(胞宮)’으로 사용하기.“몰래하는 장난이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입니다”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몰래카메라’ 대신 범죄임이 명확한 ‘불법촬영’으로.“가해자 입장의 용어이며 포르노가 아닙니다” ‘리벤지 포르노’ 대신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기 등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이러한 다양한 시도가 시민들의 성평등 인식에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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