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내가 귀할 때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이 높은 관(冠)과 큰 허리띠를 받드는 것이고 내가 천할 때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이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런즉 본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버할 것이며, 본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성을 내랴! <원문原文>我貴而人奉之(아귀이인봉지)는 奉此峨冠大帶也(봉차아관대대야)요 我賤而人侮之(아천이인모지)는 侮此布衣草履也(모차포의초리야)니라. 然則原非奉我(연즉원비봉아)어니 我胡爲喜(아호위희)며 原非侮我(원비모아)어니 我胡爲怒(아호위노)리오. <해의解義>내가 높은 벼슬자리에 있어서 세상 사람들이 나를 떠받들며 굽신거린다면 그것을 보고 결코 기뻐하거나 우쭐댈 일이 아니다. 그들은 나의 인격이나 덕망을 사모하여 받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에게 주어진 권세와 위력을 받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비천할 때 사람들이 나를 업신여기고 모욕하는 것을 보고 성을 내거나 슬퍼할 일이 아니다. 그들은 나의 인격과 덕망을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빈천함을 모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일방적인 평판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심지를 지니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묵묵히 실행해 나갈 때 참다운 인격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註>之(지) : 대명사, 이것 여기서는 앞의 아(我)를 가리킴. 峨冠大帶(아관대대) : 높은 관과 큰 허리띠, 벼슬아치의 예복. 布衣草履(포의초리) : 베옷과 짚신, 천한 사람의 옷차림. 胡(호) : 어찌, 하(何)와 통함.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