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1. 프롤로그(산촌생태마을 현주소)2. 춘천 양통산촌생태마을3. 양평 명달리산촌생태마을4. 제천 명암산촌생태마을5. 문경 궁터산촌생태마을6. 진안 학동산촌생태마을7. 에필로그(산촌생태마을 활성화 방안) 공동체의 관심과 의지 없이는 ‘백약이 무효’ 산촌 활성화와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한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러나 산촌생태마을은 당초 취지와는 달리 해가 갈수록 시들해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도 점차 멀어지고 있다. 산촌생태마을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이 학계나 연구기관 등을 통해 수차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연구가 현장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전국에 산재한 320여 산촌마을 다수가 추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끊임없는 변화로 발전방안 모색이에 주간함양은 어려움을 딛고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는 전국 주요 산촌생태마을을 소개해 산촌마을 활성화의 길을 현장에서 찾고자 이번 기획을 시작했다. 본지는 지난 6월 말부터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광역권별 1개 산촌생태마을을 선정해 숙박 휴양 등 시설적인 측면과 체험프로그램 및 주민 참여 등 운영전반에 걸친 내용적인 측면에서 산촌생태마을을 들여다봤다. 지면과 시간 등 여러 사정으로 이번 기획에서 보다 많은 산촌마을들을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도 크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운영주체인 마을 주민들과 산촌마을 현장에서 활성화의 실마리를 모색해 봤다.본지는 그동안 춘천 양통산촌생태마을을 시작으로 양평 명달리산촌생태마을, 제천 명암산촌생태마을, 문경 궁터산촌생태마을, 진안 학동산촌생태마을 등 전국 5개 산촌마을 소개했다.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들 마을도 시행착오는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자립기반을 갖춘 것은 아니어서 언제 운영난에 봉착할지 위태로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도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는 이들 마을은 몇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들 마을은 공동체 활성화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의지가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을 특성을 살린 체험프로그램 운영이나 시설확충 등 꾸준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무장 등 실무책임자 역할도 중요생태마을 운영에 있어서 실무 업무를 맡은 사무장이나 운영매니저 등의 역할도 눈에 띈다. 이들 실무책임자는 최소 4~5년 이상 장기간 근속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고령화한 산촌마을에서는 문서작업이나, 숙박 예약관리,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한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전문지식이나 경력까지 갖추었다면 금상첨화이지만 넉넉지 않은 보수에 산촌에서 근무할 전문 인력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앞서 소개했던 5개 산촌마을의 특성을 살펴보면 활성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시설이나 규모면에서 보면 제천 명암산촌생태마을이 가장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6000평 부지에 15개동 16실의 객실과 세미나실, 한방명의촌, 찜질방, 운동장 산채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한방특화도시를 추구하고 있는 제천시의 특성을 살린 한방명의촌은 다른 산촌생태마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테마다. 한방명의촌은 자격을 갖춘 한의사에게 명의촌을 임대해 운영한다. 한방관련 치유와 체험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다. 황토찜질방 또한 명암산촌생태마을의 주 수입원으로 사계절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다른 곳과 달라야’ 차별화에 주력두메산골에 위치한 산촌생태마을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영주체인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 조건이다. 주민들의 관심 없이는 산촌마을 활성화는 요원한 실정이다.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는 진안 학동마을과 문경 궁터마을이 가장 인상적이다. 씨 없는 곶감마을로 유명한 학동마을은 대다수 산촌마을과 달리 마을영농조합법인이 아닌 마을 자치회에서 운영하는 독특한 형태다. 법인 못지않게 주민들이 단합된 힘으로 불협화음 없이 생태마을을 운영해 가고 있다. 물론 32년이라는 오랫동안 마을이장을 맡아 주민들을 화합으로 이끌어온 최명근(62) 운영위원장의 열정과 봉사가 마을 활성화에 큰 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문경 궁터마을은 주민 대다수가 생태마을 운영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수시로 교육을 이수하는 등 마을 운영에 발 벗고 나선다. 권소희(40) 사무장은 물론 마을조합 위원장과 총무는 체험프로그램 강사로, 주민들은 보조강사로 직접 참여 한다.열정과 희생으로 되살린 양통마을춘천시 양통산촌생태마을의 경우 김용해(53) 마을 총무의 열정과 희생이 이름뿐이던 생태마을을 되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총무는 6실의 숙박시설로는 운영경비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 마을 전체를 스토리텔링화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양통마을은 38선이 가로지르는 지리적 특성 등 모든 것을 체험프로그램의 소재로 만들었다. 마을 탐험프로그램인 ‘마을 아리아리’는 물놀이 체험 등 일반 프로그램과 적절하게 조화시켜 참가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농산물 서리체험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하나의 놀이에서 그치지 않고 서리한 농산물을 삶거나 구워 먹게 해 참가자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양평 명달리산촌마을은 폐교를 활용한 숲속학교로 아토피학교를 운영해 휴양치유마을로 특화하고 있다. 명달리산촌마을도 계곡, 숲 등 청정자연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이들 마을은 산촌생태마을 지정 시기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마을 공동체를 이끄는 마을영농조합법인이나 마을회를 구심점으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담보되었기에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이들 마을은 또 기업, 학교, 동문회 등 각종 단체와의 결연을 통해 휴양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체험프로그램 참여를 확대해 기본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산촌마을 지원에도 선택과 집중을대다수 산촌마을은 전문 매니저나 사무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급여 등으로 적합한 인력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홈페이지 운영 등 홍보에도 취약하다.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산촌마을은 많지 않다.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하더라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운영 실무책임자 확보는 산촌마을 활성화의 첫걸음이다. 행정에서의 컨설팅과 지원은 마을 활성화에 다소 도움은 되겠지만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 산촌생태마을 활성화의 출발점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의지에 달렸다. 의지를 잃은 마을에 어떤 지원을 쏟아 붓는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지나지 않는다. 산촌마을 활성화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이유이다.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 마을에 우선 지원한다는 게 현 정부의 방침이다. 이제는 스스로 자립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운영주체인 주민의 인적역량을 강화하고 휴양관 등 공동시설의 활용도 제고, 마을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체험프로그램 개발, 홍보 및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한 활성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이번 기획을 통해 함양군내 4개 산촌마을 역시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청정자연을 배경으로 한 입지적 장점과 마을 스토리텔링화를 통해 얼마든지 활성화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했다. 산촌마을 활성화의 승패는 운영주체인 그들의 의지에 달렸다. <연재끝> 최경인·정세윤·박민국 기자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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