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1. 프롤로그(산촌생태마을 현주소)2. 춘천 양통산촌생태마을3. 양평 명달리산촌생태마을4. 제천 명암산촌생태마을5. 문경 궁터산촌생태마을6. 진안 학동산촌생태마을7. 에필로그(산촌생태마을 활성화 방안)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마을 활성화의 원동력 ‘숲과 물이 있는 이곳에서 쉬었다 가세요.’ 진안군 학동산촌생태마을 입구 삼거리에 피서객을 맞이하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학동마을에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떨치기 위해 산과 계곡을 찾는 도시민들의 발길이 주말과 휴가철을 맞아 줄을 잇고 있다.산촌생태마을 13년차를 맞은 전북 진안군 정천면 학동마을.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아늑한 터에 자리 잡아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의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운장산 맑은 계곡물이 모여 개울을 이룬 마조천과 평지에 조성된 마을숲이 생태마을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고산준령으로 둘러싸인 첩첩산골운장산, 구봉산, 성수산, 선각산, 팔공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준령들이 곳곳에 솟아 있어 진안고원으로 불리는 진안군은 충남 금산과 함께 인삼과 홍삼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마이산도립공원 북쪽 운장산 자락에 있는 학동마을은 사방이 구봉산과 투구봉, 옥녀봉, 명덕봉 등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이다.이 마을은 영농조합법인이 아닌 마을주민 자치회에서 생태마을을 운영하는 독특한 운영형태를 갖추고 있다. 전국 300여 산촌생태마을 대부분이 마을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과는 달리 학동마을은 새마을회라는 마을자치회에서 생태마을을 직접 운영한다. 그런데도 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법인에서 운영하는 생태마을 못지않게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씨 없는 곶감마을로 알려진 이 마을은 현재 23가구 43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마을공동 소유 임야가 70㏊에 이른다. 주민 대다수가 3~4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다. 학동마을 주민들의 단합된 힘은 다른 마을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강하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공동재산인 임야 일부를 팔아 마을 초입 평지에 산촌생태마을을 조성해 방문객들의 이용편의를 도모했다. 생태마을 전용부지와 주변 마을숲 등을 더하면 총 5000여평 규모로 비교적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2004년 종합개발사업으로 첫삽학동마을은 2004년 산촌종합개발사업으로 시작해 2006년 12월에 산촌생태마을로 문을 열었다. 애초 학동마을 단독으로 사업을 신청하려 했지만 마을 규모가 35가구에 불과해 이웃 마조마을과 공동으로 마을사업을 추진했다. 학동마을은 천혜의 자연생태환경을 활용한 도시민의 생태체험 및 휴양여건 조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14억여원의 사업비 중 학동마을에는 8억원이 배정돼 산림문화휴양관과 마을회관, 숙박동(3실), 공동 작업장 및 건조장 등을 갖췄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설을 확충해 4개 숙박동에 6실을 추가하고 야외수영장 및 화장실, 샤워실 등을 보완했다. 여기에 버섯·밤·도토리 따기 등 자연체험과 고구마·감자캐기 감따기 곶감깎기 등 농사체험,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연날리기 등 민속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체험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하던 학동마을은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마을 앞을 흐르는 마조천 마을숲에 평상을 설치하는 등 부대시설을 갖춰 현재는 체험프로그램보다는 숙박과 휴양에 집중하고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단체 예약객이나 8월 마을축제 등에 한정해 운영하고 있다. 학동마을은 휴양관 인근 비닐하우스 3동을 임대해 고구마, 옥수수, 고추 등을 심어 농사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고 마조천에서는 메기 낚기, 다슬기 잡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학동마을은 해마다 마을 축제를 개최해 주민들과 휴양객, 향우들도 함께한다. 올해는 8월4일 열리는데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학동마을축제는 올해로 벌써 12회를 맞고 있다.체험휴양마을 등 지속적 성장학동마을이 도시민들의 휴식처로 알려지고 사랑받기까지는 최명근(62) 이장의 열정에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최 이장은 20대 후반부터 마을 이장을 맡아 32년 동안 학동마을 이장 일을 하고 있다. 중간에 두 번 다른 주민이 이장을 맡기도 했지만 학동마을 이장은 언제나 최 이장의 몫이 됐다. 진안군 환경산림과 김병렬 주무관은 “학동생태마을이 발전한 데는 주민들의 협조도 있었지만 최명근 이장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학동산촌생태마을에는 최 이장과 함께 마을 활성화를 이끈 또 한명의 숨은 주인공이 있다. 심효진 사무장이다. 군산이 고향인 심 사무장은 6년 전부터 학동마을 간사를 맡아 생태마을 운영업무를 하고 있다. 2년전 학동마을이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면서 올해부터 사무장으로 직책이 바뀌었다.최명근 이장은 “우리마을이 우수 산촌마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심 사무장의 역할도 컸다”며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도 원만해 방문객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우수마을 포상금도 시설 투자심효진 사무장은 운영매니저 역할 뿐만 아니라 마을소식지 발행 등을 통해 주민들의 화합에도 일조하고 있다. ‘학동 곶감마을 소식지’라는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는 마을 소식지는 대학노트 크기의 8면 컬러로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에서 공지사항까지 마을 이야기를 담아 전한다.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소식지는 출향인들에게도 배부해 소통창구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통권 51호를 발행했으며 다음달 52호 발행을 앞두고 있다.마을 주민들의 단합된 힘은 지난달 전라북도가 주최한 ‘제5회 생생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전 주민들이 참여해 ‘희망마을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학동마을은 지난 2007년 산림청이 추천한 ‘산촌마을 피서지 베스트 10’에 선정됐고 2009년에는 경영부문 우수산촌생태마을로 뽑혔다. 포상금 1억2500만원과 진안군에서 3000만원을 지원 받아 3실 35평 규모의 숙박동을 확충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농협중앙회의 후원으로 목조 단독형 펜션 3동도 건립해 총 9실 8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췄다.학동산촌생태마을은 2016년 휴양체험마을로 선정된데 이어 올해는 산림휴양치유마을을 신청해 최근 심사를 마쳤다. 조만간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어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산림휴양치유마을로 선정되면 외부 방문객과 주민들이 함께 휴양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기틀이 마련된다. 연말 대동회때 인건비로 보상전국의 비슷한 시설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조로 생태마을을 운영하는 학동마을은 철저한 분업형태로 관리 운영된다.개울가 마을숲에 설치된 평상 등 시설물 관리는 노인회가 맡고 있다. 숙박시설과 농가식당은 부녀회 회원들이 당번제로 운영한다. 학동생태마을은 조합이 아닌 마을회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익금에 대해 배당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산촌마을 운영에 노동력을 제공한 주민들에게 일한만큼 연말 대동회 때 인건비로 보상한다. 인건비는 하루 2시간 기준으로 2만5000원을 지급해 농가소득에 보탬을 주고 있다.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은 마을발전기금으로 적립한다.학동마을에는 연간 1만여명이 방문해 5000~8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학동마을은 연간 수익 1억원을 목표로 마을 운영에 모든 주민이 내 일처럼 나서 하고 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학동산촌생태마을 활성화의 원동력이다. 최경인·정세윤·박민국 기자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