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자유학년제로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중학교2.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자유학년제3.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미래 교육4. 진로체험학습 꿈을 키우는 일본 중학생 (상)5. 진로체험학습 꿈을 키우는 일본 중학생 (하)6. 마을은 진로체험의 살아있는 학습장7. 함양 교육의 미래, 자유학년제에서 찾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세계의 미래 교육 “이제 진로교육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하는 미래 직업세계에서 한 사람도 소외되는 사람 없어야한다. 평생학습의 맥락에서 생애 전반에 걸쳐 모든 연령의 학습자에게 지속적인 진로개발역량을 지원하고,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진로정보와 상담‧지도를 제공하는 평생 진로교육으로서, 그리고 교육‧훈련‧자격‧복지 등 공공정책 분야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주요 기본 토대로서, 그 역할과 외연을 확장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2017년 한국진로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지연(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박사가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진로교육’ 논문의 머릿글이다. 이제 진로체험은 미래 교육의 화두가 됐다. 꿈을 키우고 끼를 찾는 자유학년제의 핵심 키워드도 진로교육과 체험학습이다. 체험학습은 학교 교실에서 진행되는 교과 수업과는 달리 생생한 경험을 현장에서 배우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와 교육적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를 설계하는 진로교육 중에서 직업체험은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미 40여 년 전부터 해외 몇몇 국가에서는 자유학년제와 비슷한 교육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된 한국에 비해 일찌감치 청소년들이 꿈을 키우고 끼를 발견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수립한 것이다. 외국의 진로교육제도를 살펴보면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 핀란드의 기업사회(Enterprise Society), 일본의 커리어 스타트 위크(Career Start Week),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Efterskole, 진로체험 교육)’, 스웨덴의 ‘진로체험 학습’ 등이 있다. 자유학년제의 본보기로 꼽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1974년 도입됐다. ‘청소년들이 자아를 확립하고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15, 16세에 전인교육을 강화하자’는 슬로건이 출발점 이다. 아일랜드 교육부가 1986년 발표한 ‘전환학년제 제도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환학년제의 목적은 ‘인성적, 사회적, 교육적, 직업적 측면에서 학생들의 발달을 촉진하고, 자율적이고 책임감을 가진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세계 진로교육은 이렇게 시작됐다. 유럽의 한 지붕에 속한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 스웨덴의 진로체험 학습도 그 흐름을 같이한다. 에프터스콜레는 자유학교의 일종으로 공립 기초학교를 졸업하고 김나지움,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 거칠 수 있는 1년 과정의 기숙학교다. 전체 학생의 30% 정도가 자발적으로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음악, 미술, 체육 등 감성교육과 단체활동 등으로 구성되며 직업체험보다 감성교육 등을 통한 진로 모색을 강조한다. 역할극, 실험, 실습, 프로젝트 수행 등 학생 참여 위주의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또 스웨덴의 진로체험 학습은 기초학교 8, 9학년(한국 중학교 2, 3학년)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직업체험 기간을 말한다. 기초학교 8, 9학년생이 1~2주의 직업체험을 하고 상급학교에서 사회과학, 경영, 공업, 건설, 호텔 등 17개 교과 중 한 가지를 택해 15주 이상 현장교육을 받으며 학습과 진로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커리어 스타트 위크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청소년 체험활동 정책은 진로교육 실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학생들에게 5일 이상의 직장체험을 진행한다. 2005년 시작해 2015년 현재 9582개(98%) 중학교가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바람직한 노동관 및 직업관을 육성하고 배움과 일하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게 한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간다는 마음을 기르고 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을 함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일본의 청소년 체험활동은 주변 직업 조사, 5일간의 직장체험, 부모 직장 참관, 특정 직장 견학, 상급학교 체험 입학 등으로 이뤄진다. ‘워크 워크 위크 도쿄(Work Work Week Tokyo)’도쿄도 스기나미구에 자리한 코세이카쿠엔 중학교(佼成中學校)는 매년 다양한 직종의 직장인들을 초청해 특강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매년 3차례씩 중학교 3년 동안 총 9회 강의를 듣는다. 이 뿐만 아니라 2학년 때는 직업 현장 체험을 한다. 2학년 학생들은 매년 6월이 되면 한 해 전에 직업 현장 체험을 한 3학년들로부터 직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 등에 대해 조언을 듣고 7월에는 5일간의 현장 체험을 한다. 이후에는 담임교사와 함께 활동 내용을 상담하며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고 발표한다. 이 같은 활동은 2005년부터 도쿄도가 진행하고 있는 ‘워크 워크 위크 도쿄(Work Work Week Tokyo)’. 학생들이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데 기존의 학교 교육 방식이 얼마나 관련이 있을지, 학교 교육이 즐거움과 성취감을 주고 있는지 등을 고민한 끝에 나온 프로그램이다. 교육환경이나 제도가 유사한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커리어 스타트 위크’도 한국의 자유학년제 프로그램과 비교 대상이다. 특히 도쿄도의 ‘워크 워크 위크 도쿄’ 직업체험학습은 일본 중학교 진로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국회의사당과 최고재판소로 종합학습을 나왔습니다. 이곳 견학과 체험을 통해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겠죠. 이런 종합학습은 학생들에게 미래를 위해 동기를 부여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지난 7월17일 일본 국회의사당으로 종합학습을 나온 코세이카쿠엔 중학교 아노 타케토케(阿野 剛刻) 인솔 교사는 전철 역 앞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날 사전 신청으로 종합학습을 나온 코세이카쿠엔 중학교 학생들은 모두 89명. 그들의 꿈은 다양했다. “제 꿈은 국회의원도 판사도 검사도 아닙니다. 국회의사당을 지키고 있는 경찰이 멋있습니다. 국가경찰은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공무원입니다. 제 꿈은 NPA(National Police Agency) 소속 경찰이 돼서 사회의 수호천사가 되는 것입니다.” 국회의사당 정문으로 향한 유키 츠네노부(柚木 常述)학생은 국회의사당을 지키고 있는 경찰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17일 국회의사당과 일본 최고재판소로 종합학습을 온 코세이카쿠엔 중학교 학생들은 오전 내 발품을 팔며 현장을 누볐다. ‘워크 워크 위크 도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는 지역 사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역의 각종 업체,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이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공간을 내주고 그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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