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1회 함양군 공공도서관의 현주소2회 최초의 군립도서관을 세운 옥천군3회 순창군립도서관을 찾아서4회 다케오도서관, 지방 작은 마을을 살리다5회 함양 제2의 공공도서관은 어떻게? 순창군립도서관은 문화융성 전진 기지 ‘슬로푸드의 고장’ 전북 순창군 2018년도 예산은 3431억 원이다. 1읍 10면 행정조직을 갖춘 순창군은 4월말을 기준으로 2만9440명이 살고 있다. 그 중 1만408명은 순청군청이 소재한 순창읍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비록 한계는 있지만 단순한 산술적 비교를 하면 ‘선비의 고장’ 경남 함양군이 예산이나 인구수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8년도 예산 규모에서는 4591억 원으로 약 1260억이 많고 인구수에서도 4월말 현재 4만527명으로 순창군 보다 1만1100여 명이 많다. 함양군 홈페이지에 수록한 ‘2018년 함양군 예산기준 재정공시’에 비교 대상으로 등장하는 유사 지방자치단체의 하나로 전북 순창군이 거론된다. 함양군 재정과 인구는 순창군을 능가하나 뛰어 넘을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도서관 현황이다. 예산과 인구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함양군엔 2018년 4월말 현재 하나의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 1990년 준공한 함양도서관은 올해로 개관 37년을 기록하며 버티고 있다. 이마저도 함양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닌 함양교육지원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함양군이 재정공시를 하며 비교 대상에 올려놓은 순창군은 도서관 수에서 함양군을 압도하고 있다. 먼저 순창군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순창군립도서관과 순창교육지원청이 관리하는 순창공공도서관 여기에 2018년도 1월에 개관한 순창어린이장난감도서관까지 순창읍에만 3개의 공익적 도서관이 있다. 여기에 순창군 동서균형 발전과 농촌지역 정주여건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면 단위 작은 도서관이 2019년이면 3개가 탄생한다. 산술적 도서관 보유 개수는 비교 대상에 불과하지만 도시와 농촌을 넘어 보편적 문화복지 향유가 일상이 된 지금 함양군 제2의 공공도서관 건립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군민 삶의 질 군립도서관에서 찾다순창군 도서관 문화융성시대는 2014년 7월 23일 순창군립도서관(관장 이정형·이하 군립도서관)이 개관하며 막을 열었다. 개관 이전에는 전라북도 14개 시·군 중에서 유일하게 관립도서관이 없는 지역이 순창군이었다. 순창군은 전라북도에서 가장 늦게 자치단체 주도의 공공도서관을 만들었지만 운영은 남달랐다. 군은 군립도서관 개관 이후 발 빠른 운영 시스템 보완과 도서관 장기정책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개관 1년 5개월 후인 2016년 순창군은 ‘신(新)문화 창조의 해’ 군정 기조를 선포했다. 군은 문화융성을 통해 군민의 삶을 질을 높이는 각종 문화정책을 쏟아냈다. 군립도서관은 문화융성 전진 기지 역할을 맡았다. 순창 군민의 인문정신문화 고양을 위해 인문학특강, 예술 전시, 연극 문화 공연, 독서·취미·여가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연간 700회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군립도서관의 산증인인 이정형 관장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전라북도 도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전라북도 도서관 업무를 담당하던 중 순창군 도서관 건립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도서관 개관과 더불어 순창군 요청으로 근무지를 전라북도 도청에서 순창군립도서관으로 옮겼다. 순창군은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사서자격증을 소지한 이 관장을 초대 군립도서관 관장에 내정했다. 사서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도서관장은 달랐다. 결국 도서관 운영의 주체는 사람이었다. “처음 군립도서관을 만들 때만 해도 군민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순창교육청이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왜 또 건립하나? 이중으로 세금 낭비다’ 등 부정적인 의견들도 제시 된 것이 사실입니다.”라며 이정형 관장은 설립 당시를 회고했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군민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도서관 문턱부터 낮추었습니다. 11시까지 시설을 개방하고 카페처럼 휴게실을 꾸며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강의실을 시민에게 개방했습니다. 더불어 이용객 만족도를 위해 고객 응대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개관 4년째인 지금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순창군민 모두에게 소중한 곳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 무엇보다도 큰 자산이죠”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관장은 “도서관의 3대 요소는 시설, 자료 그리고 사서 인력입니다. 책 읽고 공부만 하던 도서관 기능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 도서관 시설에는 계단식 세미나 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서관에서 강연과 공연 같은 프로그램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처음 도서관을 만들 때부터 시설부분은 반드시 향후 30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하는 이유입니다”라며 제2의 공공도서관 건립을 준비하는 함양군에 전해달라고 덧붙였다. 순창군에서 직영하는 군립도서관 직원 현황을 살펴보면 이 관장을 포함해 총 7명이 근무, 이중 3명이 사서 자격증 소지자다. 순창군은 도서자료에 비해 더 많은 사서 자격증 소지자를 배치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온 군민이 누리는 문화복지시설‘행복한 삶과 미래를 창조하는 도서관’ 이란 기조로 2018년 사업을 세운 순창군립도서관의 목표는 문화융성을 통한 군민 행복이다. 3만 여명이 채 안되는 순창군민을 위해 쏟아 붓는 군 직접 예산은 많지 않다. 2018년 상반기 3월부터 6월 말까지 사업 계획을 살펴보면 군 예산은 3700만 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여기에 전라북도에서 지원하는 750만 원과 국비 1억2360만 원 등 총 1억6900만 원의 예산이 순창군립도서관 사업으로 지원된다. 사업비 예산은 다양한 국가 사업 공모를 신청해 확보하고 있다. “직원들이 더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서관관련 다양한 사업 정보를 파악하고 응모해 군 예산 보다 많은 금액을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상반기만 26개 과정에 총 409회 프로그램 강좌를 운영 중입니다”라고 이 관장은 순창군립도서관 ‘2018년 상반기 사업 계획’을 펼쳐 보이며 “아직도 도서관 관련 예산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자치단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돈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보편적 복지 중에서 문화복지분야는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고 단언했다. 순창군립도서관 취재를 마치고 현관을 나설 때 순창초등학교에 다니는 최민지·김가영 학생을 만났다.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이용한다고 했다. 책보다는 친구와 대화하기 좋은 장소라 별일 없어도 군립도서관에 온다고 한다. 대화 도중 아이 손을 잡고 군립도서관을 나서는 박민희(순천읍) 씨도 한마디를 거든다. “순창은 장난감부터 책까지 모든 것이 도서관에서 다 해결돼요. 아이 키우기 좋다는 말은 바로 이런 거죠.” 젊은 엄마와 초등학생들은 인터뷰 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순창군립도서관 로비에 적혀있는 문구가 눈에 띈다. ‘순창이 참 좋다.’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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