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와 남편이 생산한 질 좋은 우유로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유제품을 만들고 싶다.”
함양읍 고운로 75 읍내파출소 인근에 깔끔하게 단장한 가게 하나가 최근 문을 열었다. 커피 등 음료와 유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이색 카페다. 이현정(40)씨의 가다수밀크맘이다.
그녀는 “아이들의 이름을 걸고 양심에 반하지 않는 최상의 상품만을 판매하겠다”는 마음으로 가게 이름을 ‘가다수’라 지었다고 했다. “큰딸 가은이, 둘째딸 다은이, 막내인 아들 수현이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왔다”는 설명이다. 전국적 체인망을 갖추기 위해 이미 상표 등록도 해둔 상태다. 이곳 매장은 1호점이자 장차 전국 체인점들을 관리할 본점이다. 간판에 새겨진 ‘함양본점’이란 글자가 전국으로 뻗어 나갈 거점이라는 것을 웅변하는 듯하다.
그녀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생산한 질 좋은 우유를 손수 가공해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 유가공 회사와 당당히 경쟁해 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차츰 공방을 늘려 전국으로 체인점을 확산할 계획이란다.
이씨는 지곡면 공배마을이 고향인 유현오(36)씨와 2008년 결혼해 서울생활을 하다 6년전 남편과 귀향했다. 지난 2012년 낙농업을 하던 이씨의 시아버지 유상현(58·우상목장 대표)씨가 건강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면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남편의 고향으로 함께 낙향했다. 현오씨는 그때부터 가업을 이어받아 젊은 낙농인으로 우상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 아버지의 건강도 회복돼 함께 목장일을 하고 있는데 현오씨는 주로 젖소를, 아버지는 비육우를 관리한다. 공배마을 우상목장에서 이들 부자가 사육하는 소는 젖소 120마리 비육우 80마리 등 모두 200마리다. 유상현 대표가 축산업을 한지는 올해로 벌써 37년째다. 젖소를 키운 것만도 30년 노하우가 축적됐다.
며느리가 운영하는 가다수밀크맘에 잠시 들른 유상현 대표는 “우상목장이 양질의 1등급 우유를 생산하는 비결은 수입사료에 의존하지 않고 최대한 자급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사료용 옥수수나 호밀 등을 직접 재배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사료를 자급하려면 번거롭고 힘들기는 하지만 그만큼 생산원가도 낮아지고 신선한 우유를 생산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득이라고 했다.
유 대표는 “낙농가마다 하루 우유생산 쿼터(할당량)가 정해져 이를 초과한 양이 생산되면 헐값에 처분해야 하는데 며느리가 유제품가공기술을 배워 새로운 판로를 열어가고 있다”며 흐뭇해한다.이현정씨는 남편을 따라 귀향한 뒤 순천대와 경상대를 오가며 치즈 및 요거트(요구르트) 등 유제품 가공기술을 익혔다. 2015년에 남편과 나란히 유제품가공사(3급) 자격도 취득했다. 일정 경력이 되면 유제품가공사 1급 자격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커피 바리스타 자격은 함양 생활을 시작했던 2012년에 진주까지 학원을 다니며 이미 따놓았다.
가다수밀크맘에는 이현정씨가 만든 요거트와 치즈가 단연 눈에 띈다. 요거트와 구워먹는 치즈, 찢어먹는 스트링치즈, 숙성치즈 등 수제치즈가 진열장을 채우고 있다.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서인지 요거트도 당(糖)을 첨가하지 않은 무가당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카페에서 요거트와 치즈를 파니 손님들이 신기하게 생각한다”며 “아직 제대로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손님이 기대이상으로 많다”고 신나한다.
그녀는 “요거트는 8시간을 배양해 3일을 숙성시켜야 하고 치즈는 최소 한달간의 숙성기간이 필요한데 3개월 이상 숙성 시킨 것만 판매 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숙성기간은 꼭 지키는 것이 영업원칙이다”고 했다.
세 아이의 이름을 걸고 야심차게 출발한 가다수밀크맘. 함양1호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함양의 또 다른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기대된다. 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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