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은 해다. 최근 사드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한·중·일 동북아 3국의 관계가 다시 냉랭해 지고 있다. 하지만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서복(徐福)을 매개로한 역사·문화 교류는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하다. 서복은 2200여년전 진시황의 명을 받아 불로초를 찾아 동도(東渡)에 나선 인물이다. 그는 비록 전설 속 인물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불로초를 구하러 동도에 오른 게 아니라 당시 중국의 선진 문물을 한국과 일본에 전파한 평화사절이기도 했다. 주간함양은 ‘불로초, 서복의 꿈을 찾아서’라는 기획을 통해 함양을 비롯한 한국과 중국에 전해 내려오는 서복에 관한 전설과 자료, 각 지자체의 서복 마케팅 등을 재조명해 불로초의 고장 함양의 명성을 더 높이고 웰빙·고령화시대에 맞춰 지역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① 불로초와 서복 그리고 그의 발자취 ② 거제와 남해의 서복 이야기③ 제주도의 서복전설과 전시관 ④ 중국의 서복 마케팅 1⑤ 중국의 서복 마케팅 2 ⑥ 함양군의 항노화와 서복 마케팅 국경 없는 ‘서복친교’(徐福親交) 2000년 세월도 “훌쩍” 본지가 기획취재를 시작한 후 고려산삼의 본고장인 함양에서 때마침 불로초를 찾아 떠난 서복을 조망하고 서복의 전설과 문화를 산업화하기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에 따라 이번 회에는 9월12일 함양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엄 내용을 중심으로 한·중·일 3국에 산재해 있는 서복의 발자취를 개괄적으로나마 살펴보고 본격적인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 함양의 서복전설 중·일도 주목‘2017 한·중·일 서복문화 함양국제학술심포지엄’은 지난해 한·중 국제심포지엄에 이어 함양에서 열린 두번째 서복관련 국제심포지엄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산삼축제기간 중에 열린데다 한·중·일 3개국 서복회 및 학계 관계자 등 100여명이 대거 참석, 함양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심포지엄 참가자들은 행사 하루 전인 9월11일 함양군 마천면 서암동 및 추성리 서복공원 조성 예정지 등을 탐방하며 함양과 관련한 서복의 발자취를 확인했다. 이들 참가자들은 지리산의 울창한 숲과 우리나라 3대계곡 중 하나로 꼽히는 칠선계곡, 서복이 휴식을 취했다는 석문으로 알려진 서암정사 등을 둘러보며 서복전설을 뒷받침할만한 함양의 서복 이야기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심포지엄 후에는 상림공원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산삼축제 현장을 둘러보며 고려산삼의 본고장이자 지리산 1번지인 함양이 2200년전 불로초를 구하러온 서복전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장임을 다시 한번 확인 했다. 이들 참가자들은 함양의 서복이야기가 문화와 산업화의 콘텐츠로 잘 융합해 함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2020 산삼항노화엑스포’ 유치라는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 했다.지리산에 온 서복과 동남동녀불로초를 찾아 나선 서복 일행이 한국을 거쳤다는 것은 한·중·일 3국 서복연구자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통된 인식이다. 기원전 255년 제(齊) 나라에서 태어난 서복은 진시왕의 명을 받아 3000명의 동남동녀와 오곡종자 등을 갖고 대규모 선단을 꾸러 불로초를 찾아 동쪽으로 떠났던 것이다. 서복은 거제도와 남해 전남 구례를 거처 함양에 당도해 마천면 추성리 칠선계곡과 삼봉산 등 지리산 일원에서 불로초를 찾아 헤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서복은 일본으로 건너갔고 제주도를 거쳐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끝내 불로초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이같은 사실은 사마천의 <사기> 진시황본기 및 회남형산열전 등 고문헌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정방폭포 인근 서귀포 일대를 중심으로 한 서복전설과 거제도, 남해, 구례 등에서 서복의 흔적이 전해오고 있다. 지난해 창립한 함양서복회가 함양의 서복관련 연구를 본격화하면서 불로초를 찾아 지리산에 온 서복의 전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어 국내외 서복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함양서복회는 함양태수를 지낸 최치원의 <고운집>과 안의현감을 지낸 박지원의 <연암집> 등에서 서복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고 마천면의 향토지인 <와류강산>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문호성 함양서복회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와류강산>에는 ‘세석평 중대를 올라가니 인삼, 지초, 불로초가 채전같이 무성하다’는 내용과 불로초를 찾아 지리산에 온 서시(서복)와 동남동녀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서복이 휴식을 취했다는 석문으로 알려진 서암정사, 칠선계곡, 최치원 선생 등은 고려산삼의 본고장인 우리 함양이 불로초를 찾아 나선 서복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증거들이다고 주장했다.함양을 세번째 방문했다는 장운방 중국서복회장은 “당나라에서 3품의 벼슬을 지낸 최치원 선생이 함양태수로 부임한 것도 서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산삼을 비롯한 풍부한 지리산 희귀약초, 서암동, 칠선계곡 등 지리적 자연적 요건만으로도 함양은 서복전설이 깃든 곳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남해 금산의 암각문 ‘서불과차’경남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금산 기슭에는 거북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에 서복이 지나갔다는 뜻을 담은 ‘서불과차(徐市過此)’라는 암각문이 새겨져 전하고 있다. 서복이 정말로 한국을 찾아왔는지 알 수 없지만 서복에 관한 이야기는 <한서> ‘교사지’에도 나오는데 여기서는 삼신산이 발해 안에 있다고 적었고 ‘괄지지’에는 단주가 동해에 있다고 했다. <후한서> 동이왜지(倭地)에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서복의 행적은 <삼국사기>와 일본의 <소도경전>에도 등장할 정도로 한·중·일 3국의 공통된 관심사였던 것이다.사가현, 야메시 등 30여개의 서복회가 활동하고 있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서복장수관을 건립하고 스토리텔링화한 연극공연 및 축제 등을 열어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또 서복과자나 술, 액세서리 기념품 등 다양한 서복관련 상품을 개발해 서복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함양은 뒤늦게나마 고려산삼의 본고장이라는 콘셉트로 산양삼 재배를 확대해 항노화산업과 융합하는 서복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중·일 3국 서복회가 공동추진하고 있는 서복전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사업이 결실을 거둔다면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서복마케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윤·강대용·강민구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복 발자취 스토리텔링 온힘 문호성 함양서복회장 “전설은 전해온 이야기라도 역사다”라는 문호성 함양서복회장은 지난해 6월 창립 후 2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함양을 중심으로 한 서복의 흔적을 발굴하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함양서복회는 서복의 발자취를 연구하고 스토리텔링화해 함양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서복문화 콘텐츠 개발과 항노화 산업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문 회장은 “중국과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여러 지자체에서 서복과 관련한 문화유산콘텐츠 개발을 통한 관광자원화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 함양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짧은 기간동안 고려산삼의 본고장 답게 서복연구에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문 회장은 “함양이라는 지명 자체가 진나라의 수도 함양과 한자까지 똑같고 중국 함양에도 위하라는 강이 흐르는데 우리 함양에도 위천이 흐르고 있다. 지형적으로도 너무 닮아 있을 뿐만 아니라 함양 태수를 지낸 최치원의 <고운집>과 안의 현감을 지낸 박지원의 <연암집>에도 서복 전설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불로초이야기는 반드시 있어야한다”는 문 회장은 “군이 추진하고 있는 마천면 서복솔숲 조성과 함께 지리산에 자생하고 있는 영지, 가시오갈피, 지초, 세발당귀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약초를 복원해 ‘체험형 약초길 조성’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산양삼을 포함한 산삼은 물론 이들 희귀 약초들도 모두 불로초다”며 “이미 시작된 산양삼 재배를 필두로 희귀 약초 재배를 확대해 군민들의 농가소득 증대와 함께 함양이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항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복에 대한 높은 관심 “감동” 장운방 중국서복회장 “함양군과 군민들의 서복에 대한 높은 관심은 감동이다. 지리산이 있는 함양은 정말 멋진 곳이다”며 함양을 세 번째 방문한 장운방 중국서복회장은 방문소감을 밝혔다.장운방 소장은 “최치원 선생은 서복과도 연관이 있고 시진핑 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가 한국과의 우호를 얘기할 때 항상 최치원 선생을 언급할 만큼 훌륭한 분이다”며 함양 태수를 지낸 최치원에 대한 관심과 존경을 표시했다.“서복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에 불로초를 구하러 간 것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에 농업기술 등 선진문물을 전파한 평화사절단이었다”는 장 회장은 서복이 불로장생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북아 3국의 평화사절단 역할도 수행해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도 추앙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장 회장은 함양군이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2020 산삼항노화엑스포’와 항노화 식품 산업화 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숨어 있던 함양의 서복전설이 함양군과 서복회의 노력으로 하나하나 발굴되고 있다. 산양삼을 포함한 희귀약제들이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서복이야기와 융합해 군민들의 삶이 더욱 풍족해 졌으면 한다”면서 “고려산삼의 본고장에서 재배한 산양삼과 약제들을 베이징과 상하이, 홍콩 등 중국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서 “서복은 인류의 공통목표 추구와 동시에 평화와 문화 등을 전승했다”면서 “서복전설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 동북아시아에 끼친 서복의 가치를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해 한·중·일이 공동 노력해야할 과제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협력해야 시너지 효과 오오쿠시 타츠오 사가현서복회 이사장 오오쿠시 타츠오 일본 사가현서복회 이사장은 “지난해 창립한 함양서복회와 빨리 친구가 돼 기쁘다”면서 “이번 방문으로 함양의 서복전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함양과 사가현의 상생발전을 위해 폭넓은 교류와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했다.타츠오 이사장은 “일본 사람들은 서복을 지역마다 다양한 신으로 숭상 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불로초를 캐러온 불로장생의 상징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일본에서도 서복을 불로의 신, 장수의 신으로 모시는 지역도 있다”며 이는 한·중·일간의 공통분모라고 말했다.사가현서복회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국제심포지엄을 열었고 서복장수관을 중심으로 자료전시 및 연구활동을 왕성하게 펼쳐 일본 서복연구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타츠오 이사장은 “일본의 서복연구 리더 격인 사가현 서복회를 비롯, 현재 30여개 지역에서 서복회가 활동하고 있는데 모두 지역 특성과 관련지어 서복을 신적 우상으로 모신다”고 소개했다. 사가현에서는 농업과 물의 신으로, 와카야마에서는 어신(魚神)으로, 후지산 일원에서는 사랑의 신으로 서복을 숭상하고 있다고 했다.일본에서는 서복장수관 운영, 과자나 술, 캐릭터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서복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고 부배 인근에 있는 서복 우물과 일본 상륙 기념으로 심었다는 수령 2200년된 향나무 등에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타츠오 이사장은 “이 같은 마케팅은 서복전설을 토대로한 스토리텔링의 결과”라며 “한·중·일 3국이 서복과 관련한 관광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등 상호교류와 협력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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