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부딪힐 수밖에 없는 불행이다. 그 죽음은 떠난 이 보다는 남은 이들에게 더욱 많은 문제를 낳는다. 망자에 대한 장례절차에서부터 장묘방법까지 남은 이들은 고스란히 어려움에 부딪힌다. 함양군도 전체의 32%가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어떤 식으로든 망자를 위한 장사에 관한 복지가 필요한 시점이다.인구 4만의 함양군, 65세 노인 인구가 31.15%로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다. 또한 매년 군내에서는 인구의 1%인 400여명이 숨진다. 함양군에서는 2012년부터 공설화장장 설치를 추진해 왔으나 부지 선정 문제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무산되었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화장장 설치를 비롯해 수목장지 등 포화상태에 이른 장지를 구성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장묘문화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1)우리나라 장묘문화 그리고 웰 다잉2)함양군의 장묘문화와 방향3)선진 장묘행정 함안군을 가다4)선진 장묘행정 남해군을 가다5)떠오르는 장묘문화 수목림장6)함양군 장묘문화가 가야할 방향인구 7만2000여명의 함안군. 함안군은 지난 2010년부터 종합 장사시설 마련을 위해 국비보조금 등을 신청하는 등 발 빠르게 장사시스템 마련에 착수했다. 그러나 화장장 등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오랜 시간을 끌어 2017년 3월에야 건축물을 완공하고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꼭 필요하지만 내 집 옆에는 안 된다’라는 것이 화장장 인근 주민의 반대 이유였다. 수차례 화장장 위치 선정을 놓고 주민들과 부딪히면서 자칫 화장장 설치가 반려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화장장 설치 이후 군의 화장률은 지난 2013년 78%에서 올해는 9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안군의 선진 장사시설을 비롯해 장사시설을 설치하면서 주민 민원을 해결했던 과정 등을 살펴본다.함안군의 원스톱 장사서비스함안군은 장례에서부터 화장, 그리고 봉안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장사서비스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화장시설과 화장시설, 봉안시설, 그리고 자연장지 및 묘지시설 등을 갖춘 함안군. 군은 화장시설과 자연장지 등이 있는 함안하늘공원과 평장묘역 등이 있는 공설추모공원, 그리고 공설봉안당 등 3곳을 운영 중이다.우선 지난 2017년 3월30일 문을 연 함안하늘공원은 화장장과 자연장지, 그리고 주변공원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10만 6891㎡ 규모로 접수실 1개소, 고별실 3개소, 화장로 3기, 분골실 1개소, 유족대기실 1개소, 편의점 1개소 등으로 나뉜다. 화장시설은 2997㎡ 면적에 지상 2층 지하1층에 화장로가 3기로 운영된다. 또한 자연장지는 잔디형과 수목형 1만5000기가 가능하다. 국비 71억원과 도비 18억원 군비 12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공사였다. 화장시설의 경우 관내거주자는 7만원, 관외거주자에게는 40만원의 이용요금을 받고 있다. 지역 군민을 위한 시설로 군민들에게는 아주 저렴하게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2011년 3월 2일에 개장된 함안군 공설추모공원은 가야읍 봉수로 609일원에 5만㎡의 부지에 군비60억원을 투입, 봉안평장 9600기, 사무실, 식당 및 주차장 등이 포함된 편의공간을 확보하여 매년 400여 분들이 안장되고 있다. 공설봉안당은 건축면적 361㎡에 2142기를 봉안할 수 있는 건물이다. 이외에도 내년에는 장례식장 건립을 통해 원스톱 장례서비스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함안군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처럼 다양한 공설 장사시설을 설치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함안군청 이문석 노인복지담당은 “장사시설은 주민들을 위한 공익사업이다. 장사시설 설치를 위해 많은 민원이 있었지만 결국 군민들을 위한 시설로 공공재로서 더욱 세심하게 관리 감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난항을 겪은 함안하늘공원 건립함안군은 화장시설 부재로 인근 시 지역에서 비싼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군민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선진적인 장례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했다. 화장시설 설치 배경은 우리 군과 비슷한 모양새다. 함안군은 지난 2010년 3월 가야읍 도항리 공설추모공원 인근 부지에 화장시설을 검토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2012년 후보지 공모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했으나, 1~2차 공모에서는 신청 마을조차 나오지 않았으며, 3차와 4차에서는 신청 마을이 있었지만 인근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청정 수박 이미지 훼손을 비롯해 각종 농·특산물 가격하락과 환경오염, 부동산 가치하락 등이 그 이유였다. 당시 주민들은 군수 면담을 비롯해 공설화장장 유치 철회 집회 등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함안군은 화장장 설치를 위해 처음 공설추모공원 인근, 그리고 1~4차례에 걸친 유치 공모 등 오랜 기간 주민들의 극열한 반대에 부딪혔다. 군은 유치마을에 50억 원의 마을발전기금과 화장장 매점 운영권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민원을 이길 수는 없었다. 당시 군수는 “내 집 앞은 안 되고 남의 집 앞은 될 수 있다는 극심한 님비현상 때문에 이 사업을 접겠다”라며 화장시설 설치 백지화를 선언하기도 했었다. 이후 희망지역 공모를 통해 현재의 위치에 함안하늘공원을 건립할 수 있었다. 화장장과 주민 인센티브 함안군은 하늘공원 준공 전인 지난 2016년 8월8일 ‘함안군 화장시설설치지역복지증진기금 조성 및 운용 조례’를 만들었다. 이 조례는 화장시설을 설치·조성한 지역 및 주변지역 주민의 소득향상과 복리증진을 위하여 복지증진기금을 조성하여 이의 효율적 관리와 운용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금의 재원은 일반회계 출연금, 화장시설 사용 수수료의 100분의10에 해당하는 금액(시설 준공 후 10년간), 기금운용 수익금 등으로 한다. 인센티브 50억원 이내(단, 소득지원금 30억원 이내, 마을발전기금 20억원 이내)로 한다. 향후 10년 간 매점 운영권 및 주민채용(2명) 지원, 설치지역 마을 유치위원회에 운영비일부 지원, 설치지역 주민 및 반경 1km 이내 주민 사용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장사시설의 지방공사 위탁함안군의 공설장사시설은 함안지방공사의 수탁으로 운영된다. 지난 2009년 3월 자본금 40억원으로 설립된 함안지방공사는 배수장 및 가로등, 함안체육관 등 체육시설, 공공하수처리시설, 폐기물소각시설, 그리고 함안하늘공원과 공설추모공원 등을 수탁 운영하고 있다. 장사시설인 함안하늘공원과 공설추모공원은 지방공사 산하 하늘공원팀에서 운영한다. 8명의 하늘공원팀은 화장장 뿐만 아니라 장사시설 전체를 수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조현선 팀장은 “예전에는 화장을 위해 경유 등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친환경적인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연·무취·무색·무공해의 친환경 화장시설이다”라고 강조했다. 화장장의 평소 화장로 2기를 가동해 시신 6구, 이장 등의 경우 4기까지 가능하다. 하루 10기 정도가 화장장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까지 윤달로 더욱 많은 화장 수요가 있었다. 함안군민 뿐만 아니라 인근의 합천·의령·창녕 등 외지에서도 화장장을 찾는다. 화장장 이용지역의 30% 정도가 외지에서 오고 있다. 조현선 팀장은 “공공 서비스 성격이 강한 화장장은 시신 1구를 화장하는데 가스가 약 40kg가량 소모된다. 현재의 가스 가격을 봤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익이 나지 않지만 군민 복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강대용 기자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