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부딪힐 수밖에 없는 불행이다. 그 죽음은 떠난 이 보다는 남은 이들에게 더욱 많은 문제를 낳는다. 망자에 대한 장례절차에서부터 장묘방법까지 남은 이들은 고스란히 어려움에 부딪힌다. 함양군도 전체의 32%가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어떤 식으로든 망자를 위한 장사에 관한 복지가 필요한 시점이다.인구 4만의 함양군, 65세 노인 인구가 31.15%로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다. 또한 매년 군내에서는 인구의 1%인 400여명이 숨진다. 함양군에서는 2012년부터 공설화장장 설치를 추진해 왔으나 부지 선정 문제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무산되었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화장장 설치를 비롯해 수목장지 등 포화상태에 이른 장지를 구성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장묘문화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1)우리나라 장묘문화 그리고 웰 다잉2)함양군의 장묘문화와 방향3)선진 장묘행정 함안군을 가다4)선진 장묘행정 남해군을 가다5)떠오르는 장묘문화 수목림장6)함양군 장묘문화가 가야할 방향우리나라의 장묘문화와 현실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장묘(葬墓)란 명사로서 ‘장사를 지내고 묘를 쓰는 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올해 6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3년마다 찾아오는 윤달을 맞아 조상의 분묘를 개장해 수습한 유골에 대한 화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윤달에는 예로부터 하늘과 땅의 신(神)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때로 ‘손이 없는 달’이라 해서 궂은일을 해도 탈이 없는 달(썩은 달)이므로 이 기간 동안 조상의 묘지를 개장하거나 보수하는 경우가 많다. 함양군의 2017년 6월말 현재 인구수는 4만49명이다. 인구 4만선이 무너질 위기다. 이와 함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1년 1만1404명이던 고령 인구는 2017년 6월말 현재 1만2478명으로 5년 남짓 기간 동안 1,000명 이상이 늘었다. 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율인 고령화율도 31.15%로 이미 초고령화 사회를 넘어섰다. 함양군에서는 한해 평균 494명이 숨진다. 올 6월까지 271명이 숨졌다. 한 해 500명 가까운 이들이 숨지는 것과 관련해 장례에 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장묘문화의 변화사람은 누구나 태어나 ‘죽음’에 이른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으며 누구나 겪어야 하는 것이다. 죽음 이후 가족이나 지인들은 망자를 기리는 장례의식을 치른다. 태어난 삶이 숭고한 만큼 죽는 의식도 숭고할 수밖에 없다. 가지고 있는 문화와 종교 등의 차이로 지역이나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땅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보면 삼국시대의 경우 토장과 화장이 대세를 이뤘다. 이후 불교의 영향을 받은 통일신라시대에는 화장이 성행했으며, 고려시대에는 화장과 매장이 공존했다. 조선시대로 넘어와서는 유교문화로 인해 화장을 금지시키고 매장을 제도화한 관습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시대이건 매장이 있지 않은 시대는 없지만 조선시대 들어와서 매장 문화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유교의 특성상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 하여 신체의 훼손을 금기시했기 때문이다. 조상의 유골이 명당의 길한 기운을 받으면 후손이 복을 받는다는 발복 사상이 매장을 더욱 부채질했다.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이 1912년 조선총독부령 제123호로 ‘묘지·화장장, 매장 및 화장 취체규칙’을 만들어 집단묘지제도(공동묘지)와 화장제도를 도입했지만 유림측의 적극적인 반대에 부딪히며 저소득층만이 공동묘지를 이용하거나 화장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직까지 화장을 하는 것이 서민적이라는 인식 잔존하고 있다. 1961년 12월 5일에는 법률 제799호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시행되었다. 그 이후 매장묘지는 가장 일반적인 장사 시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불법묘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966년에 처음으로 경기도 지역에 ‘공원묘지’가 설립 허가를 받기 시작해 2003년까지 종교단체법인 묘지를 제외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게 매장묘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설법인묘지가 전국에 만들어 졌다. 이로 인해 전국의 묘지 면적은 약 1000㎢로 우리나라 주택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개인 묘지와 사설법인 묘지 등 전국 어디를 가도 묘지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산야는 묘지가 뒤덮이고 있다. 새로운 장례문화 웰 다잉요즘 잘 죽는 법, 웰 다잉(Well dying) 문화가 퍼지고 있다. 어차피 가는 인생, 어떻게 하면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는 의식인들이 생겨나고 있고, 이에 각종 장례에 관련된 문화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웰빙 열풍에 이어 죽음을 아름답게 맞이할 권리인 웰다잉. 장례문화가 예전과 달리 기피 대상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찾아보려고 하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한 번 죽어보기’, 즉 관에 들어가서 5~10분 정도 죽어서 누운 것처럼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죽음에 관한 체험 ‘임종체험’이 있는가 하면 사전장례의향서로 미리 죽기 전에 자신의 장례에 대한 유언을 남겨 놓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준비함으로써 사후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셀프 장례 준비가 그것이다.지난 6월 함양 하늘공원에서도 지역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임종체험이 있었다. 곱게 수의를 차려입고 좁은 관 속에 들어가 보는 체험. 조금은 낮선 체험이지만 어르신들은 웃으며 체험을 맞았다. 한 참가자는 “들어가서 누우니 마음이 편안했다. 이렇게 가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아왔지만 더 재밌게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다가올 죽음을 준비하며 현재의 생활에 충실하자는 웰다잉 이야 말로 새로운 장례문화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 장례문화의 현주소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매장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전 국토의 1% 가량이 묘지화 되어 있다. 또한 묘지의 92%가 산림에 위치해 심각한 산림 파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생기는 쓰레기와 봉분 비석 등은 산림에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묘지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 후손들이 모든 조상들의 묘지를 돌볼 수 없는 지경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다. 최근 화장 문화의 대중화로 봉안묘와 납골당 선호도가 늘고 있지만 이는 매장문화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대부분의 봉안묘가 산비탈에 설치되어 산사태를 일으키기도 하고 과도한 석물 사용역시 산지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자연장지 보다는 수목장(수목림장)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다음 호에는 함양군에서 진행했던 화장장 설립을 비롯해 수목장지 조성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강대용 기자>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