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타 지역에 비해 노래교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11개 읍면에서 실시하고 있는 노래교실에는 수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노래교실이 열리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함양군에서 노래교실은 이제 하나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이 잘 운영되고 있는 노래교실을 찾아가 무엇이 노래교실을 찾게 만드는지 살펴봤다. 흥겨움과 행복이 가득한 수동면 노래교실수동면 노래교실은 수동농협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농번기라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노래교실 시작 30분 전부터 이미 40여 명의 어머니들의 노래를 부르고 계셨고, 한 분씩 노래교실로 오시더니 이내 50여 명의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가득했다. 하지만 어머니들은 이것도 많이 빠진 것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70명도 더 오는데 요새 일이 바쁘니까 이것 밖에 안나왔네”라며 친한 어머니들이 나오지 못하셨는지 아쉬운 소리를 잔뜩 하신다. 노래교실에 참가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옷들로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나오신 어머니들은 저마다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시며 출중한 노래실력을 뽐내셨다. 여럿이 모여서 함께 부르니 흥도 두 배, 재미도 두 배인지 어머니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했다. 그렇게 웃고 즐기시는 어머니들을 보며 임명희 강사가 “아이고 우리 어머니들 마음은 젊네. 우리 어머니들 마음만큼은 몇 살?”이라고 농담조로 질문을 던지자 한 곳에서 “18살”이라는 대답이 즉각 튀어나왔다. 그리고 이어진 “18살? 너무 많이 잡았네. 15살이라고 해야지”라는 임명희 강사의 농담에 이내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깔깔 거리며 웃는 어머니들을 보니 열 여덟 살은 아니더라도 마음만은 젊게 살고 계시는 것 같았다. 본격적인 노래교실에 앞서 어머니들의 몸을 풀기 위해 짧은 율동이 진행됐다. 빠른 댄스곡에 맞춰 박수도 치고 옆 자리의 어머니와 함께 율동을 즐기니 분위기가 한층 더 흥겨워 졌다. 잠시 숨고르기 위해 노래가 멈췄지만 어머니들의 입은 쉬질 않았다. 이내 옆에 앉은 어머니들과 삼삼오오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뭐가 그리도 반갑고 새로운지 이야기꽃을 피워나갔다. 잠시 숨도 고르실법한데 이렇게 금세 또 이야기꽃을 피우시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니 회원들의 사이가 좋아도 너무 좋아 보여 누가 보면 평생을 함께한 친구인지 알 것 같았다. 노래에 빠져들어 있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어머니들 모두 타고나신건지, 노래교실을 통해 배우신건지 출중한 노래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게다가 흥은 또 어찌나 많으신지 노래를 부르면서도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시지를 않나, 아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춤까지 추시니 노래교실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수동면 노래교실의 강사를 맞고 있는 임명희 강사가 어머니들에게 서글서글하게 대하고, 어머니들은 그런 임명희 강사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어머니들이 임명희 강사를 너무 좋아 하시니 순간 가족이나 친척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사와 회원들의 유대감도 끈끈했다. 수동면 노래교실의 특징은 흥과 끼가 넘치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흥과 끼가 넘치는 임명희 강사가 만나 함께 이루는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는 점이다. 흥겨움과 흥겨움이 만나 더욱 흥겨운 노래교실이 만들어지니, 어머니들이 노래교실이 열리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강사와 회원들이 사이가 좋으니 수업의 효율도 늘고, 재미도 늘어 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어쩔 때는 형제, 자매처럼, 또는 부모, 자식처럼 서로가 서로를 대하니 웃음꽃이 피고 화목한 분위기가 조성 되는데 이러한 분위기 또한 노래교실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흥과 화목함이 넘치는 노래교실이 있기에 수동면 노래교실에 나오시는 어머니들이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씻어내며, 행복하고 활기차게 일주일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수동면 노래교실의 김덕희 회장 이전 까지는 총무를 해오다 올 해 처음 회장직을 맞게 된 김덕희 회장은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회원들 덕분에 회장 역을 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노래교실에 저보다 어르신들도 계시고 제가 어린편이라 힘들 것 같았는데 다들 저를 믿고 잘 따라주시니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평소 수동면 노래교실에 참가하는 이들은 약 70여 명에 가깝지만 바쁜 농사철을 맞이해 많은 분들이 찾지 못하지만 여전히 50여 명의 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수동면 노래교실을 찾는 이유를 여쭤보자 김 회장은 먼저 임명희 강사를 이유로 꼽았다. “강사님이 노래도 잘 가르쳐 주시고, 재미있게 수업을 하시니까 회원들이 많이들 찾아온다.”고 했다. 또다른 이유로는 “회원들끼리 사이가 너무 좋고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하니 즐거움이 가득해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회원들끼리 서로 ‘언니, 동생’하며 정겨운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끝으로 김덕희 회장은 “수동면 노래교실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환영하고, 많이들 찾아 오셔서 함께 노래도 부르고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더 많은 분들이 노래교실을 통해 행복해 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흥이많다 못해 넘치는 성정자 어머니노래교실에 들어서니 한 분의 어머니가 일어서서 열창을 하고 계셨다. 바로 성정자 어머니다.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시는가 하면, 신명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어머니가 가진 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정자 어머니는 노래교실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모범 노래교실이 회원이다. 평소에도 흥과 끼가 넘쳤던 성정자 어머니는 노래교실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앞장서서 찾아갔다. “몇 년 전에 노래교실이 생긴다고 홍보하는 걸 보고 이에 찬스다 싶어 만사를 제쳐두고 왔지”라고 하신다. 특히 노래교실이 운영되는 장소가 수동농협 하나로 마트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좋다고 하신다. “노래교실도 나오고 장도 보고 갈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라.”라며 노래교실을 처음 나올 당시를 떠올렸다. 그래서인지 노래교실을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준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한다. “먼저 수동농협의 김해민 조합장님도 고맙고, 임창호 군수님도 고맙고, 임명희 강사님도 고맙고 아무튼 다 고마워”라며 감사의 인사를 하시는 걸 보니 노래교실이 생긴 것이 매우 기쁘셨나 보다. 노래교실이 너무나도 좋다보니 매주 1회 운영하는 노래교실을 매주 2회로 늘렸으면 좋겠다는 성정자 어머니를 보면 노래교실이 일상의 원동력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노래교실이야말로 건강지킴이 정창옥 할머니정창옥 할머니는 18번 한 소절을 부탁하니 처음에는 수줍어하시더니 이내 흥겨운 노랫가락을 뽑아내시며 노래교실을 통해 건강이면 건강, 행복이면 행복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하신다. 많은 어머니들 가운데 앞자리에서 뭐가 그리 즐거운지 미소가 끊이질 않는 정창옥 할머니는 수동면 노래교실에 참가한지 5년이 됐다고 한다. 노래교실이 수동농협에서 진행할 때부터 참가해온 할머니는 노래교실의 가장 좋은 점으로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렇게 여러 명이 나와서 여럿이서 같이 노래도 부르고 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니까 몸도 건강해지고 하니까 좋지”라고 하신다. 특히 할머니가 살고계신 곳은 노래교실이 진행되는 곳에서 멀지 않은 변동마을이라고 한다. “우리 마을이 요 앞에 변동마을 인데 사람이 제일 많이 나와 20명은 나와, 그래서 같이 다니니까 더 재밌어”라며 미소를 지으셨다. 농사를 짓고 있어 바쁘실 법도 한데 노래교실은 만큼은 빼놓지 않고 참가하신다고 한다. “농사일도 중요한데 나한테는 노래교실이 더 중요하지, 억지로 시간을 내서라도 와야 돼”라고 하신다. 가족들도 할머니가 노래교실에 나가는 것을 많은 응원을 보낸다고 한다. “내가 나가서 노래도 배워오고 사람도 만나서 건강해지니까 가족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어.”라며 깔깔 웃으신다.흥이 많은 어머니들에게 흥이 넘치는 임명희 강사의 재치 있는 입담과 노래가 더해지니 노래교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더 커지는 것 같았다. 바쁜 일상에 지친 어머니들이 노래교실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어 가고 있었다. 웃음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노래교실이기에 많은 어머니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절로 노래교실을 찾아오시는 것 같았다. 이처럼 모두가 즐겁고 건강해지는 노래교실이 있기에 수동면 어머니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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