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타 지역에 비해 노래교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11개 읍면에서 실시하고 있는 노래교실에는 수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노래교실이 열리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함양군에서 노래교실은 이제는 하나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이 잘 운영되고 있는 노래교실을 찾아가 무엇이 노래교실을 찾게 만드는지 살펴봤다.다음편에는 백전면 노래교실로 찾아 갑니다. 서하면 노래교실노래면 노래, 단합이면 단합, 빠지는 것 없는 서하면 노래교실해가 지고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하는 오후7시 서하면 다목적센터에도 불이 켜졌다. 서하면 노래교실은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30분이나 일찍 나오신 어머니들이 있었다. 다른 읍면 노래교실과는 달리 저녁시간에 진행된 노래교실이기에 수강생이 적지 않을까 생각했었기에 4~5명의 어머니만 계신 것을 보고 걱정이 된 것도 사실이다. 오정은 회장은 “평소에는 좀 더 오는데, 농번기라 많이들 바쁘셔서 오늘은 좀 덜 오신 편이다.”고 하자 다른 어머니들이 한 마디씩 거들며 “사람 많을 때 오지 왜 하필 이럴 때 왔어”라는 푸념 아님 푸념을 하시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지나자 많은 분들이 참석하기 어려워 보였던 노래교실에 한 분, 두 분 이렇게 오시더니 이내 20여 명의 수강생들이 찾아와 노래교실을 채웠다.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니 그것이 조금은 어색한지 어머니들의 표정이 굳어 있었지만 서하면 노래교실의 강사, 임명희 강사가 등장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 꼬리가 귀까지 올라가셨다. “밥은 드시고 나왔어?”라는 임명희 강사의 단순한 인사에도 다들 뭐가 그리 좋으신지 웃으며 오늘 먹은 저녁식사를 말했다. 일주일 만에 만난 사인데도 마치 좀 전에 만난 사람처럼 대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단순한 강사와 수강생 사이보다 훨씬 훈훈해 보였다. 이후 본격적인 노래교실이 시작되었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모두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수강생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애창곡을 한 곡조씩 뽑아냈다. 가만히 서서 부르는 어머니가 계신가 하면, 흥겨움에 춤까지 추시는 어머니까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어머니들의 독주를 보며, 노래교실이라는 것이 노래를 배우기 위해 오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를 못 부르시는 분들도 몇 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다들 수준급의 노래실력을 뽐내니 여기가 노래교실인지 전국노래자랑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이렇게 몇 분이 나와서 노래를 하니 슬슬 흥에 시동이 걸렸는지 아예 몇 분은 뒤에 일어서서 춤까지 추신다. 그럼에도 넘치는 흥과 끼가 주체가 안 되는지 아예 앞으로 나와서 춤을 추시니 다른 어머니들과 아버님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평소보다는 좀 적은 출석률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부르시는 그들의 웃음소리와 활기로 교실이 가득 차는 것 같았다. 만약 더 많은 분들이 계셨으면 얼마나 활기찰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시간이 애매해 다른 곳 보다는 사람 수는 좀 적어 보였지만 수강생들의 에너지가 흘러 넘쳐 교실을 가득 채워 사람 수가 적다는 것도 잊게 만들었다. 노래교실에 나오는 수강생들은 저마다 살아온 환경도, 노래교실에 나온 시간도 달랐지만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하나가 되어 마치 유명 오케스트라 합창단의 무대를 보는 것 같았다. 이어서 임명희 강사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박수를 유도하자 이내 노래교실은 마치 콘서트에 온 것과 같이 어머니들의 호응으로 가득 찼다. 어깨춤을 추시는 어머니부터 흥을 못 이겨 일어서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어머니까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계셨다. 임명희 강사의 노래가 끝나고 “왜 내가 부르면 앵콜이란 말이 없어”라며 농을 건네자 어르신들이 깔깔대며 ‘앵콜’을 연호했다. 열정적이며 끼가 넘치는 강사에 서하면의 흥이 많다 못해 넘치는 어르신들이 만나서 어울리니 시너지 효과가 안 생길 수가 없었다. 흥겨운 노래에 취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 보니 컴컴한 밤이 됐지만 오히려 어르신들의 노래는 그칠 줄 몰랐다. 오히려 노래가 어르신들에게 힘을 북돋는지 노랫소리가 더 커져만 갔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어르신 몇 명이 더 찾아 오셨다. “관광버스 타고 오다가 노래교실이 생각나서 요 앞에 내려달라고 했어”라는 어르신들은 마을에서 꽃놀이를 다녀오는 길에 노래교실이 생각나서 찾아왔다고 한다. 먼 길 다녀오시느라 피곤하시지 않을까 싶었지만 집에 들르지도 않고 이렇게 바로 노래교실로 오시는 걸 보면 어르신에게는 노래교실이 활력충전소인 것 같다. 흥과 끼가 넘치는 서하면 노래교실이 시작 될 당시에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렇게 흥이 넘치는 노래교실이 만들어 진 것은 어르신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강사와 끈끈한 유대감으로 똘똘 뭉친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오정은 노래교실 회장노래교실의 시작부터 함께한 오정은 회장이 서하면 노래교실에서 회장을 맡은 것도 올 해로 5년째다. 서하면 노래교실이 시작 된지 5년 정도 되었으니 서하면 노래교실의 처음을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노래는 좋아했지만 잘 부르지 못해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꺼려했다는 오정은 회장은 노래교실을 다니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저는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제 노래실력을 칭찬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이게 다 노래교실에 다닌 덕분이죠.”라고 전했다. 오정은 회장의 노래교실 사랑은 끝이 없었다. 5년 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무조건 노래교실이 우선이라는 오정은 회장은 임명희 강사가 그렇게나 고맙다고 한다. “필요한 부분을 딱딱 짚어서 설명을 해주니까 노래를 배우는 것도 쉽고 기억에도 오래가고”며 “강사님이 너무 잘 해 주신다.”고 임명희 강사에 대한 아낌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또한 함께 노래교실에 다니는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언제나 저를 믿고 따라와 주신 회원들도 너무 고맙다.”며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냈다. 5년의 시간동안 노래교실의 회장을 해오며 수많은 추억이 남았지만 그중에서도 오정은 회장은 처음 대회에 나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냥 가르쳐 주는 대로 배우기만 했는데 대회에 나가고, 무대에도 서보니 얼마나 좋았는지 모르겠다.”며 “평소에 무대에 서는 것이 쉽지 않는데 그런 경험을 해서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노래교실의 새내기 김병달 씨귀농귀촌의 활력소 김병달씨는 귀농귀촌을 한지 이제 1년이 되어 간다. 지금껏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던 그는 현재 에덴동산에서 귀농 귀촌을 위해 사과 농사를 배우고 있다. 그런 그에게 노래교실은 함양군에 사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처음에 아는 동생으로부터 서하면 다목적 센터에서 풍물교실을 한다고 해서 왔었다는 그는 “그런데 노래교실까지 한다는 것을 듣고 둘 다 배우게 됐다.”고 한다. 평소에도 장거리 운전을 할 일이 많아 언제나 노래를 듣고 흥얼거릴 만큼 노래를 좋아하던 김 씨는 노래교실에 나온 덕분에 더욱 노래에 빠져들고 있다. “혼자 노래를 부르다 보면 박자고 음정이고 틀릴 때가 있는데 노래교실에서는 강사님이 잘 가르쳐 주니까 악보도 보고 계명도 익히면서 실력이 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덧붙여 “다른 사람들이 제 목소리가 그렇게 좋다고 합니다.”라며 자기자랑도 덧붙였지만 직접 노래하시는 걸 들어보니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귀농을 한지 이제 7~8개월 쯤 되었다는 그는 다른 분들도 노래교실에 많이들 오시길 바라며 노래교실에 다닌다고 전했다. “제가 서하면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많은 분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저 제가 열심히 다니는 모습을 보고 다른 분들도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싶어 꾸준히 노래교실을 찾는다.”고 전했다. 부부가 함께해 더욱 즐거운 백홍기·이양순 부부서하면 노래교실에는 특별한 회원 두 명이 있다. 바로 부부가 함께 나오는 백홍기·이양순 부부다. 회원마다 나와서 노래를 부를 때도 함께 나와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노래를 부르면서도 지그시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은 요즘 말로는 ‘꿀 떨어진다’라는 말 한마디로 표현이 될 듯 하다. 마치 이제 신혼 초인 신혼부부와 같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은 주변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부부가 노래교실을 같이 나오게 된 것은 부인인 이양순씨의 공이 컸다. “처음에는 노래도 잘 못 부르고 아는 노래가 없어서 노래교실이 생길 때부터 저 혼자 다녔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남편도 같이 나가자고 했죠.”. 부인과 함께 노래교실을 나오기까지는 꺼리기도 좀 많이 꺼렸다는 백홍기씨는 “남자가 한 명도 없는데 가기가 그래서 좀 꺼렸는데 나와 보니 너무 좋습니다.”라며 다른 남성분들도 많이 오셔서 가정이 화목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혼자서 다니는 것보다 부부가 함께 해서 더욱 좋다는 이들은 노래 수업의 효율도 두 배 재미도 두 배라고 한다. 이씨는 “노래교실이 끝나고 와서 바로 자는 것보다 오늘 배운 걸 같이 복습하면 더 재밌고, 더 빨리 익히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서하면 노래교실을 찾는 수강생들은 농번기라 바쁜 와중에도 노래교실을 찾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노래에 대한 열정은 함양군 어디를 가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수강생들이 노래교실을 통해 얼마나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지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강사와 수강생 사이에 5년이라는 시간동안 쌓인 유대감이 이들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강사와 수강생 관계가 아닌 한 가족처럼 어우러져서 부르는 노래는 듣는 이마저 절로 어깨춤을 추게 만들만큼 흥겨움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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