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정유년 새해도 벌써 중반을 치닫고 있다. 역시 세월은 쏜 화살과 같다는 말을 절실히 실감한다. 새해 벽두부터 함양군과 함양군의회에 대해 “기소”니 “불협화음”이니 하는 심기 불편한 말들을 쏟아내며 올 한해도 많은 일들이 있겠구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해본다. 물론 살다보면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고, 보고 사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지만 한 가정(家庭)을 비유해 보자면 가장(家長)이란 가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
어떤 가장이냐에 따라서 화목해질 수도 불행해 질수 있는 중요한 가족 구성원이다. 가장의 역할 가운데에서도 제일 으뜸은 좋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맨날 싸우기나 하고 남을 헐뜯고 하루가 멀다 하고 고주망태가 되어 늦은 귀가를 하고 가장의 권위와 체면만 찾으려고 하는 가장을 그 가족 구성원들이 과연 존경의 시선으로 제대로 인정해 주겠는가? 두번째는 구성원인 가족들의 얘기를 잘 들어 주어야 한다. 가족들의 얘기는 안중에도 없고 내가 가장인데 감히 누가 나한테 라는 독불장군식의 사오정의 위세를 부린다면 가족들도 철저히 외면할 것이고 왕따가 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닐까? 세 번째는 가족 구성원 중에 정신적, 물질적으로 어렵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구성원을 애틋하게 조금이라도 더 보듬어 주고 챙겨주고 관심을 보이는 배려와 아량이다.
이러고 보면 정말 한 가정의 가장(家長)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낀다. 가정(家庭)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이라도 하겠다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어떤 액션을 취하고 내 자신은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는지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물론 내 자신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가정의 평화만이 행복의 문(門)이기 때문이다. 가정이 평화스럽지 못하면 일터에서도 밖에 나가서도 언행이 불안해지고 어설퍼지기 마련이다. 고로 아버지는 당연히 가장이 아니라 한 가정의 가장은 가장이 가장다워야 가장인 것이다.
하물며 모범을 보이고 솔선수범 해야 할 소위 사회지도층에서 권위와 체면의식에 사로잡혀 소통하지 못하여 사분오열하고 수사기관에 기소를 당하는 등 이런 참담한 소식을 접하는 백성들은 누구를 의지하고 믿고 따를 것이며 이래서야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배신감을 느껴 일상생활이나 제대로 영위할 수나 있겠는가?
우리가 익숙하게 들었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다. 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의미는 오늘날 어떻게 통용되는고 하니 오늘날의 사회지도층이 자신이 누리는 명예(노블리스)만큼 도덕적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매우 준엄하고도 뜻은 깊은 말이지만 온갖 쏟아지는 사회적 이슈(Issue)와 뉴스들 가운데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꿈은 아직도 저 멀리 있는 듯 하다.
몇 주 전에 휴천면의 어느 지인으로부터 예쁜 금장지에 손수 붓글씨로 좋은 글을 선물해 주셨는데 내용인 즉은 ‘만실청풍’(滿室淸風)이라고 “온 집안 가득히 날마다 좋은 일들만 일어난다는 뜻으로 맑고 부드러운 바람이 온 집안에 퍼져 집안에 오복(五福)이 가득하다”란 뜻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작년 한해는 나라 안팎으로 파란만장한 뜻하지 않은 많은 서글픈 일들이 일어났고 또한 우리 함양군도 애석하게도 빗겨가지를 못했다. 최순실이니 최태민이니 촛불이니 횃불이니 국정농단이니 태블릿PC니 하는 얘기는 묵은해도 갔고 새해에는 입에 담고 싶지도 생각하기도 싫다. 물론 과거를 무시한 변화하는 현재도 성숙하게 발전하는 미래도 없다. 하지만 아픈 과거에 얽매이고 그기에 안주해서 잘했니 잘못했니 대안없는 비판만 넋두리 한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얻어지는 건 뭐겠는가? “뭣이 중헌디” 라는 어느 영화의 명대사처럼 우리 함양군의 미래 지향적 발전 및 군민화합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한번 돌아볼 일이다.
올 한해는 우리군(郡)이 만군청풍(滿郡淸風)으로 가득하길 ‘작은 기다림’으로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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