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청 앞 학사루 위에 떠 있는 태양 아래 눈발이 가늘게 휘날린다. 강추위가 몰려온 1월12일 아침 9시7분, 함양군청 재무과 오현철 주무관이 운전하는 9579호 리무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청사 앞마당을 나섰다. 이날은 명품 함양곶감을 서울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함양곶감 청계광장 특판행사’가 있는 날. 특판행사를 돕기 위해 버스에 오른 이들에게서 사명감과 결연함이 묻 어났다. “이번 청계광장 특판행사는 감이 좋습니다. 지난주에 끝난 제1회 명품함양곶감축제 성공의 기운이 그대로 전달될 겁니다. 사실 서하면 곶감은 세상 어디에 내놔도 다 통합니다.” 10시30분 잠깐의 휴식을 위해 들린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서 마주한 김내현 서하면장은 연신 서하면 곶감을 자랑하며 자신있게 말한다. 11시 눈발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남이분기점을 지나칠 때 옆자리에 앉은 정재호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서울에는 눈이 오면 안 되는데….’라며 근심에 찬 얼굴로 혼잣말을 속삭인다. 정 소장의 바람이 하늘에라도 닿았을까? 군청 버스는 함양을 떠난 지 4시간 20여 분만에 화창한 햇살을 맞으며 유유히 흐르는 청계천에 도착했다. 서울 한복판 청계광장에는 23개 행사용 천막이 ‘명품 함양 곶감 2017년 설맞이 특판행사’라는 현수막으로 치장하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빨간 작업장갑을 낀 채 악수를 한 농업기술센터 박치규 주무관은 처음 참여한 서울 특판행사이기에 감회가 더 새롭다며 다부진 각오를 들려준다. “어제부터 와서 행사준비를 했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곶감 판매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한 함양군 농산물 이미지를 높이고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10분 ‘군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이끄는 임창호 함양군수를 모시고 축사를 듣겠습니다.’라는 특판 개장식 사회자 논평과 함께 공식 행사가 진행됐다. 수도권 각지에서 온 함양 향우와 청계천에 왔다 들린 관광객,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명품을 맛보기 위해 온 구매객들로 함양 곶감 판매 천막 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지리산이 키운 명품 곶감이 3만5000원. 이십 퍼센트 세일 가격으로 판매합니다.”라며 무보수로 세일즈에 나선 임 군수와 임재구 함양군의회 의장이 목청을 높인다. 이에 뒤질세라 함께 행사에 참여한 박상규 마천면장도 강신오 지리산마천농협 조합장과 함께 마천면에서 참가한 차재권씨 부스에서 판매에 열을 올린다. 오후4시 서울 도심 속 빌딩 사이 초속 5m 칼바람이 부는 청계광장 함양 곶감 특판 행사장 안은 훈훈한 열기로 가득하다. 서하면에서 곶감을 키운 신근수·권민아 부부는 외국인 노부부에게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함양 곶감의 우수성을 설파한다. 오후5시 해가 사라지려는 판매장으로 주변 일터에서 일과를 마친 샐러리맨들이 발길을 돌린다. “여기 청계광장에서는 전국의 농특산물 특판행사가 자주 열리는데 오늘은 함양 곶감이네요. 저 감 말리는 풍경이 꼭 외할머니 댁에 온 거 같네요.”라며 양손에 고종시 곶감 박스와 감말랭이 봉지를 든 회사원 김성수 씨는 함양과의 인연을 강조한다. 옛날 한양의 고종 임금님이 드셨다는 함양 곶감, 오늘 그 명품이 고향의 풍경과 맛을 전하는 풍경을 직접 목도하며 오후 5시20분 함양곶감의 서울 나들이 참관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박민국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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