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그동안 크리스마스 때 항상 케이크를 먹지 않으셨나요? 그렇다면 일 년에 몇 번 정도 케이크를 드시나요? 시골에서는 아직 빵가게에서 밖에 보지 못하지만 도시에 가면 백화점, 식품매점이나 상가에서는 케이크와 과자들이 천지입니다. 지난번에 광주 어느 상가에 가서 식사 후 맛있는 디저트를 먹자고 그 상가를 두 바퀴나 돌아봤지만 무엇이 인기인지 어디가 맛있는지 각자의 의견이 달라서 결국 고르지 못했습니다. 예쁘고 종류가 많았지만 그 가운데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그리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케이크를 먹는 기회가 생일과 크리스마스 딱 두 번이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고향에 케이크가게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없는 와중에서도 “빨강 풍선”이라는 인기 짱인 가게가 있었습니다. 친구10명 중에 7명은 그 가게에서 케이크를 살 정도로 유명했어요. 크리스마스가 되면 엄마들이 미리 케이크를 주문합니다. 학교에서 “너 케이크 주문했어? 우리 벌써 했다.” 라고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마음이 급해집니다. 빨리 주문하지 않으면 그 가게 케이크를 사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휴대전화도 없었기 때문에 학교 마치는 시간까지 얼마나 기다렸던지 집에 달려가서 도착하자마자 직장에 계시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빨강 풍선에 크리스마스케이크 주문했어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엄마가 차분한 목소리로 “그래 주문했지”라고 말씀하시면 얼마나 기뻤던지요.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엄마와 함께 케이크를 받으러 갑니다. 그때의 기쁨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제가 고등학생정도까지도 아직 그 가게는 인기가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비슷한 가게들이 많아지고 꼭 그 가게가 아니라도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더 많은 가게가 생기게 되고 한때 인기 짱이었던 가게는 작아지고.... 그때보다 훨씬 맛있는 케이크를 더 쉽게 더 많이 먹을 수 있게 됐지만 그때 엄마가 주문해주셨던 그 케이크가 더욱 그립습니다. 그 때가 더 맛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왠지 풍요 속에 빈곤을 느낍니다.
그런데 저희 집은 요즘 케이크를 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집에 파티시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남에 있는 조리과학고에 다니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큰딸에게 주문하면 생일에도, 크리스마스도, 그냥 먹고 싶을 때라도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혹시 실패해도 따지지 않기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여기에 몇 개 우리 딸 작품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아직은 멀었지만 만들 때마다 실력이 늘고 잘하게 돼서 기쁘고 좋고 또 맛도 좋습니다. 딸이 과자를 마음으로 만들어 먹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만들어 주는 파티시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에 직업에 있어서 무슨 일을 하든 누구를 위하는 마음을 갖고 정성을 들여 한다면 받는 사람도 그 마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그 사람의 따뜻함과 정이라는 것을 잃어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큰 변화를 일으키기 보단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사랑을 더하면 세계도 사랑을 가르치고 배우게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역린이라는 영화에서 나온 대사를 인용하자면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베어 나오고 겉에 베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혀지고 밝혀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국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다라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사람의 최종적인 목표는 사랑을 잘 주고 잘 받으면서 나누는 것입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2016년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시고 잘 되시기 바랍니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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