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인이라 자랑스럽습니다’라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외지에 나간 출향인이 함양인임을 긍지 높게 새기며 사업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자랑스런 애향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나는 요즘 ‘함양인이라 부끄럽습니다.’라는 말이 목울대까지 올라왔다가 그만 침과 함께 꿀꺽 삼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함양을 고향으로 삼고 함양에서 사는 사람이 함양인임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겠습니까? 이는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 되겠지요. 이런 글을 쓰는 것으로도 나는 주위로부터 욕을 먹을 것입니다. 함양인으로서 함양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6 함양군 청렴도 경남 최하위. 국민권익위원회 발표. 외부청렴도 전국 지자체 82개중 81위.’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러자 함양군은 ‘낮은 청렴도, 군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함양군 공직자 일동.’을 발표하였습니다. 함양군이 공직자 외부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은 것은 올해뿐만이 아닙니다. 작년에도 전국 꼴찌를 해서 깨끗한 군정을 이끌겠다고 군수와 전 공무원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청렴을 다짐하는 결의대회까지 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요? 부정부패 관련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청렴도는 최하위에서 요지부동이었습니다. 2년 연속 거꾸로 1등을 수상했다는 것이 놀랐습니다. 군민으로서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하위 공무원들이 어떻게 행정을 보고 고위 공직자는 어떻게 군정을 이끌어가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요? 금품수수와 부정선거로 얼룩져 군수가 재판을 받고 몇 번이나 군수를 다시 뽑아야했던 선비의 고장 함양인의 부끄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공직자 청렴도 최하위는 그야말로 함양에 사는 군민을 굴욕스럽게 합니다. 군에 대한 신의와 믿음과 긍지가 무너진 것입니다. 행정을 견제해야 하는 군의회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 외유성 선진지 시찰과 관련하여 물의를 일으켜 재작년인가 머리 숙여 사과하더니 올해도 시찰을 하고 돌아와 금품수수 관계로 미안하다고 다시 머리 숙여 사과하는 군의원들을 보며 믿을 사람 하나 없다,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양은 지금 공사 중’이라는 어느 신문 기사를 보며 백번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중동붐이 일어났는지 1년 내내 함양군 전체는 공사하지 않는 곳이 없었습니다. 이유야 있겠지만 여기 가도 공사, 저기 가도 공사였습니다. 함양군이 부자인지 나라가 부자인지 멀쩡한 다리도 뜯어 다시 세우고 멀쩡한 산도 뜯어 모노레일을 깔고 IC 길도 하천도 건물도 상림공원도 파헤쳐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일을 잘 하는데 왜 경상도에서는 특별 감사반이 파견되고, 왜 청렴도는 꼴찌로 나오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공직자의 덕목은 봉사와 겸손과 청렴일 것입니다. 끼니가 없어 관리의 아내가 머리를 잘라 팔아 밥상을 올렸다는 ‘청백리’ 야사가 생각나 찾아보았습니다. -관직 수행 능력과 청렴·근검·도덕·경효·인의 등의 덕목을 겸비한 관직자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다. 대표적 인물로는 맹사성·황희·최만리·이현보·이황·이원익·김장생·이항복 등이 있다. 공직자의 자세와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백년을 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군민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군민을 두려워하고 군민을 섬기고 군민의 행복을 위하여 머슴처럼 이 한 몸 던질 때 고장이 바로 설 것입니다. 그것도 벼슬이라고 위세를 부리고 이권을 챙기는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은 어지러울 뿐입니다. 함양의 모든 공직자들은 보이지 않는 눈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함양의 모든 공직자들은 보이지 않는 귀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함양의 모든 공직자들은 침묵하는 입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저의 쓴 소리가 약이 되어 내년이라도 깨끗한 함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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