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에 포스팅 할 때 글이 길면 욕먹는다. 나는 농산물 판매할 일이 생기면 SNS에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 글을 슬쩍 올려 농산물을 파는데, 글은 가능한 한 짧게 올린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라 긴 글을 올리면 아무도 읽지 않는다. 이번에 내가 곶감과 홍시용 감을 팔기위해 페이스북, 카스, 밴드 등등에 올린 글 2편을 소개해 보는데, 고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시로 위장해서 올린 판매 글이다. 과연 효과가 있어서 고객들이 (휴황 훈증을 하지 않은) 무반주 첼로 곶감 언제부터 주문이 가능하냐고 문의가 쇄도했고, 아이고~ 침 넘어가네~하고 홍시용 대봉감과 고종시 감 주문도 많이 받았다.1. 감 홍시를 맛있게 드시려면감홍시를 맛있게 드시려면/우선 좋은 감을 준비하시게./ 마트에 나오는 닝닝한 감 말고/아예 고종시로 준비하시게./아예 대봉시로 준비하시게./고종황제에게 진상했다는 그 고종시를/자네라고 못 먹을 이유가 어디 있능가?/한개만 먹으면 한끼 식사가 되는/달콤한 대봉시도 먹어봐야 되지 않겠능가?재주를 부려 강제로 익힌 감에 단맛이 매달려 있다면/시간이 지나 저절로 익은 감에는 단맛이 넘쳐나기에/빠르면 빠를수록 망하는게 홍시 만들기네./기다리시게./아니 기다리지도 마시게./잊어 버리시게. 우리 집에 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잊어버리시게..어느 날 베란다에 빨래 걷으러 갔다가/어느 날 베란다에 담배 피우러 갔다가/어~참~ 홍시가 있었지~ 어디보자~ 홍시가 다 되었나?하고/궁금해지면/감을 손안에 올리고 살짝 쥐어 보시게./감 껍질에 금이 가면 맛이 들었다는 신호./이제 먹어도 좋다는 싸인이네./실금이라도 가지 않으면 아직 텁텁한 맛이 남았으니/기다려 달라는 싸인이네.금이 간 감은 손톱으로 금을 따라 껍질을 벗겨 드시게./삶은 계란 껍데기 속 막을 벗기듯 살금살금 벗겨/한입 가득 넣어 보시게./홍시는 깔짝깔짝 먹지말고 입에 가득 넣고/조금씩 흘리며 먹어야 제맛이네./손으로 입가를 훔치며/아이고 맛쥑이네~하고 먹으라는 말이네.ㅋㅋ2. 무반주 첼로 곶감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처지에서/화장은 기본 예의다./나는 원래 화장을 안 좋아 하는 성격이지만/그간 예의를 지키느라 정성을 들였는데,/이제는 생얼을 내밀어 보기로 했다./당당하게./용감하게.화장한 얼굴이 당근 더 아름답긴 하다./하지만 성격이 게을러서인지/나는 화장을 했다가 안했다가//왔다리 갔다리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고객들이 생얼인지 화장발인지/눈치를 못채는 것이다./호오~이거 재밌는데?솔직히 화장을 하면 더 예뻐 보이기 때문에/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사실 화장은 해롭지도 않고/실보다 득이 많다./그런데도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내가/민낯으로 나서겠다는 것은/결코 무례하게 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자연스런 내 모습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다./이제는 당당하게/이제는 용감하게/나의 생얼을 내밀어 보려 한다.근데 내가 누구냐고?/나는 곶감이다./지리산농부의 무반주 첼로 곶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