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玄鎭健)이 지은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는 밤1시가 넘어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대목을 서두로 시작된다. 결혼한지 7~8년이 되었지만 같이 있어 본 날은 1년도 채 못 되는 아내의 모습이 가엽게 부각된다. 일본 동경에 유학 간 남편이 그리워도 참아야 했다. 남편이 돌아오면 무엇이든 다 될텐데 그까짓 비단옷이나 금반지가 무슨 문제냐고 자위했던 아내.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 남편은 날마다 한숨만 쉬고 몸은 자꾸 쇠약해진다. 그것이 요즘에 와서는 더욱 발전하여 밤늦게 고주망태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새벽 2시,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하여 돌아온 남편에게 “누가 이술을 권했는가? 하고 물었을 때 남편은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라고 푸념하였다. 이처럼 남편은 ‘조선사회’가 술을 권했다고 했으나 아내는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남편을 원망하며 “술 아니 먹는다고 흉장이 막혀요?”라고 할 뿐이었다. 남편은 “아아, 답답해!”를 연발하며 붙드는 소매를 뿌리치고 또 다시 밖으로 나간다. 아내는 멀어져가는 발자국 소리에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하고 절망을 되씹는다. 이와 맥락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네들의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척(咫尺)에 있으면서도 요즘 같으면 지구밖에 있는 나라처럼 느껴지는 일본에서는 지난달 3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아베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謝罪)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민진당 의원에 질의에 “우리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적 언급을 함으로써 다시금 일본 제국주의의 망령의 허상을 보았고. 대내적으로는 온(全)나라가 “최순실 사태”로 떠들썩하다. 흔히 “정치는 비정하다” 고 말한다. “권력은 부자(父子)사이에도 나눌 수 없다는 짧은 문장은 그런 비정함을 압축하고 있다. 한데 국민들이 쥐어준 권력을 듣도 보지도 못한 최순실이라는 백성에게 보따리로 싸다 준 것이 이런 큰 화(禍)를 자초한 것일진대 언론에서는 특종경쟁이라도 하듯이 실시간으로 이 사건에 대해 기사를 토해 내고 있다. 심지어 최순실이가 곰탕을 한그룻 다 비웠다는 내용까지도~~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다른 일을 주제로 삼고 얘기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이다. 하나의 게이트가 이런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단군이래 처음이지 싶다. 아침에 눈을 떠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날정도로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어 소위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우리군(郡)도 예외는 아니다. 하나하나 열거해 본들 뭐하겠는가? 살다보면 불가피하게 피치 못하게 저지른 실수는 어쩔 수 없겠지만 상식이하의, 어처구니없는, 해서는 안될 선(線)을 넘는 언행을 한다는 것은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는 것이나 뭐가 다르겠는가? 올 한해도 이 좁디좁은 우리 군에서도 여러 곳에서 하지 말아야 결코 해서는 안될 치부(恥部)를 드러내며 사분오열 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 나라에는 국격(國格)이 있듯이 한 개인에게도 인격(人格)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위치에 걸맞는 언행을 하지 않는다면 그 위치는 한낱 상점에 걸린 액세서리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이런 환란의 시대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살지 않으면 안된다. 환란(患亂)이고 난국(亂國)인 세상은 분명 위험하다. 고로 이런 난세(亂世)에서는 계층간, 세대간을 초월하여 누구나 할 것 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본분을 지키며 기본에 충실한 엄격한 잣대로 처신하고 행동해야만 한다. 꼭 그렇게 해야만이 우리군(郡)이 살고 이 나라가 산다. 함양군(郡)은 대한민국의 기초(基礎)이고 초석(礎石)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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