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유담에 가면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았던 자리가 있는기라... 그래서 옛날 국민핵교 때 소풍가면 나는 꼭 그 자리에 않아서 도시락을 까 묵었제... 그 바위 모양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용이 똥을 싸서 그래 되었다는 전설도 있고...>이곳에서 태어나서 한 평생을 보내신 기평댁 할머니께서 기억 속의 그 자리를 늦기 전에 다시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짬을 내어 모시고 용유담에 갔다. 큰 길에서 용유담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할머니는 내려가실 때도 올라오실 때도 두 손으로 땅을 짚어가며 조심 또 조심 하신다. 할머니는 옛날 당신 아버지께서 들려주셨다는 마적도사 전설을 얘기해주신다. <그래서 마적도사가 구룡정에서 문풍지에 구멍을 뚫어 놓고 한쪽 눈으로 승천하지 못한 용을 훔쳐보다가 들켜서 고마 눈이 멀었 삣다 말이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지만 다 아는 얘기입니다라고 할 수가 없어 얌전히 들으며 그런 전설이 있었네요 하고 장단을 맞춰드리니 할머니는 신이 나서 마적도사와 당나귀 전설도 꺼내신다. 마적도사가 당나귀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중략) 그 장기판이 오늘날의 용유담 기암괴석이 되었다는...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마적도사 전설을 나는 또 다시 얌전히 들어드렸다. 용유담은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이곳만은 꼭 지키자고 선정한 명승이다. 그리고 문화재청에서 2011년 12월에 명승지정을 예고하여 국가 명승지로 거듭날 기회가 있었다. 용이 똥을 쌌다던 신기한 바위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었는데 할머니는 여긴가 저긴가 하며 기억을 해내지 못하신다. 하긴 70년도 더 된 옛날 일이라 그동안 그 신기한 바위가 큰물에 떠내려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용이 똥 싼 바위를 찾다보니 속에서 천불이 치솟는다. 찾고자 하는 바위를 못 찾아서가 아니다. 천년의 세월이 만든 이렇게 아름다운 신비의 조형물이 흰 페인트 낙서로 완전 도배가 되어있다. 용이 똥 산 바위 사진 대신 페인트 낙서로 도배된 낙서천지 사진을 잔뜩 찍고 집에 와서 문화재청에 낙서를 지워달라고 바로 민원을 넣었더니 문화재청은 관할 지자체에 요청해서 낙서를 지우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 뒤 관할 지자체인 함양군에서 낙서를 지웠다는 2차 답변을 받고 기쁜 마음에 용유담으로 달려 가 보았더니 헐~ 낙서가 그대로다. 완전 그대로는 아니고 지우려고 했던 흔적은 있다. 물걸레로 지우려고 한 건지 침 발라 지우려고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 문화재청에 낙서를 제대로 지워달라고 재민원을 넣었더니 이번에는 문화재청에서 직접 전문가를 보내 만족스런 수준으로 낙서가 지워졌다. 용유담은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이곳만은 꼭 보전하자고 선정한 명승이다. 문화재청에서도 어서 명승지정을 하여 지역 문화재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함양군에서도 국가가 인정한 보물을 방치하지 말고 함양 제9경으로 홍보하여 함양을 찾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함양의 자랑거리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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