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만할 텐데, 배운 도둑질이 많아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도 될 텐데 엉뚱한 짓만 하고 있습니다. 정작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 하고 자신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에서 보니 뒤로 호박씨 까느라 정신없이 시간들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다 알면서 남에게 책임전가나 시키고 화두를 돌리기에 바쁩니다. 그러다보니 하는 일마다 엉성합니다. 그 영향을 받는 수천만 사람들의 삶이 괴롭습니다. 제발 좀 가만히 있든지. 전형적으로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의 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들부터 노인까지 사람들이 말합니다. 니! 이제 고마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기지 말라고 큰소리치며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합니다. 이게 나라냐? 라고. 저도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얼마 전 잠이 안 오는 어느 새벽에 이런 메모를 한 것이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보육원 원장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사람은 자신과 그 가족의 삶은 후순위가 되어야 한다. 보육원 아이들과 직원들이 내 삶의 최우선 순위여야 한다. 그렇게 살았나? 그렇게 사는 척은 한 것 같다. 내 삶이 내 가족이 우선이 된 순간 나는 더 이상 보육원 원장이어서는 안 된다. 내가 하는 일에도 크고 작은 변수가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과 직원들의 질적 구성이 바뀌어서 내가 그들에게 집중할 수 없고 보육원을 이끌어 갈 내 역량이 모자란다고 느낄 때 그 때도 내가 보육원장을 그만두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지금이 그 때는 아닌지... 직원들은 일이 힘들다고 사표를 내는데 채용은 되지 않고,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염치가 없어 적어도 아직까지 제게 보육원 아이들과 직원들이 내 삶의 최우선 순위이고, 목구멍이 포도청이요 배운 도둑질이 아동복지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치졸한 변명을 하면서 사는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예전보다 더 긴장하고 제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혹은,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그게 사회복지냐? 라는 말을 할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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