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농협이 함양의 관문 신관리 일원에 대규모 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횡령사건 등으로 침체된 함양농협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함양 대표농협으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횡령사건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대규모 사업을 진행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함양농협 및 조합원 등에 따르면 함양농협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0월 중순께 함양읍 신관리 관변마을 인근 4000여평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종합유통단지 조성 가속도를 붙였다.
종합유통센터는 함양의 관문인 본백로터리에서 함양읍으로 진입하는 최상부 조망공원 건너편에 위치하며 군민 편의와 관광객들에게 함양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유통단지는 조합원 편의를 위한 주유소와 마트(로컬푸드 직매장), 농자재백화점 등으로 조합원들로부터 꾸준하게 요청된 사업이다. 연차 계획을 통해 건립되는 종합유통센터는 부지매입부터 토목공사와 건물 시공까지 약 1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함양농협은 수년 전부터부지의 가격적인 면이나 전체 유통센터가 들어갈 만큼의 대형 부지를 물색하다 이곳을 최적지로 선택했다. 아울러 전통시장 등 기존 상권을 최소로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부지 선정에 영향을 끼쳤다. 박상대 조합장은 “이 사업은 근 10년 전부터 조합원들로부터 꾸준하게 제기되던 것으로 함양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접근성이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미래와 투자효율을 봐서는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함양농협은 종합유통단지를 만들기 위해 인근 시군의 비슷한 사례에 대한 시장조사는 물론 인구와 교통량 등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거쳤다. 1일 매출 기준으로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산청은 2300만원, 인근의 거창원협은 4000만원, 합천농협은 28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함양에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박상대 조합장은 “진정 조합을 생각한다면 어려운 시기지만 위축되어 조합원들을 위한 숙원사업을 팽개칠 수는 없다. 농협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나가야 한다. 새롭게 탈바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밝혔다.
함양농협 종합유통센터 계획에 대해 조합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횡령 사건 등으로 지난해 조합원에게 배당도 하지 못했으며, 전·현직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기소된 상황에서 이 같은 대형 사업을 벌이는 이유에 대한 의문이 가장 크다.
우선 선정된 부지가 박 조합장의 친구이자 선거당시 핵심 참모인 사무장을 맡았던 이의 소유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의 의구심을 더한다. 이에 대해 박상대 조합장은 “필요하다면 친구 땅이던 친인척 땅이던 할 수 있는 곳에는 해야 한다. 직원들과 이사들도 모두 답사 등을 통해 사전에 검토하고 최적지라고 판단한 곳이다”라며 의문을 일축했다.
이와 함께 조합원 등은 지난해 횡령사건으로 인해 오는 11월9일 법원의 심리가 예정된 가운데 이 같은 대형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는 것이다.
또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군청에서 대상 부지까지 직선으로 1km 남짓한 거리지만 차량이 아닌 이상 접근하기가 힘들어 노약자 등은 이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농협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셔틀버스 운행 등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지난해 횡령사건으로 인해 조합원에 대한 배당도 못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라며 “특히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고 조만간 법정 다툼이 있을 것으로 아는데 그렇게 급하게 서두르며 부지계약을 체결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농협 안팎으로는 조합장이 독단적으로 이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시기 등이 적절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이라고 단정하고 대형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 등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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