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은 함양의 보물이다. 고운 최치원 선생과 함께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천년의 숲’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함양의 명소인 이 상림이 최근에 와서 사정없이 훼손되고 있음에 대하여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상림 훼손에 대하여 기회 있는 대로 지적하였으나 누구하나 심각하게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심지어 함양군은 상림 훼손에 앞장서고 있는듯한 인상마저 갖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지금 상림숲을 훼손하는 것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주차장이다. 관광철이나 행사철이 되면 상림입구와 주변 거리는 대형 단체 버스와 자가용들로 혼잡을 이루어 통행이 어렵기 그지없다. 주차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에서는 주차장을 확장했다.
상림입구 주차장은 물론 만남의 광장 고운광장을 주차장으로 변형시켰다. 그런데 고운주차장도 부족하다 판단했는지 한남군 묘소 가는 길 쪽으로 어마어마한 대형 주차장을 조성해 놓았다. 그것도 모자라 맞은편에 또 하나가 생겼다. 주차장만 4곳이다.
이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 생각 없이 이런 대형 주차장을 상림숲 한가운데로 진입시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는가? 천년의 나무가 자라고 천년의 숲이 있는 가장 중요한 중심 자리에 꽃과 나무가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대형 주차장이 인위적 벌판으로 조성되어 어마어마한 평수를 차지하고 들어서고 있으니 상림훼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쪽은 천년숲인데 한쪽엔 승용차며 대형 관광버스가 한가득 들어차서 붕붕거리고 혼잡을 이룬다고 생각해보자. 이게 천년의 숲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자연이 들어서야 할 자리에 차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밀고 들어오고 있으니 뭐가 잘못되어도 잘못됐다. 천년숲길을 마음껏 걷고 어슬렁거리며 산책해야 하는데 숲 한가운데까지 주차장을 향하여 들어오고 나가는 차들로 사람들이 생명의 위험을 느끼며 소음과 매연 속에서 불안하게 산책하고 걷고 숨쉬기가 어렵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멀리 산 위에서 상림숲을 내려다보면 주차장은 그야말로 벌레 먹은 흉물스런 공터로 남아있다.
산삼축제와 물레방아축제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어지지만 행사를 위해서 상림이 존재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 주차장 자리는 미래의 상림숲을 위해서 나무나 꽃을 심어야 할 장소다.
매년 상림숲은 아름드리나무들이 썩거나 병들어 죽어간다. 나무의 종과 수가 점점 줄어가고 있다. 더구나 잘 어울리던 산죽이 아닌 꽃무릇을 심어 나무들이 숨을 못 쉬고 있다.
상림은 무엇보다도 먼저 어린 나무들을 미리미리 많이 심어 천년숲을 유지해야 한다. 길게 만 펼쳐져 있는 상림숲을 폭을 넓혀 조성하기 위해서는 연꽃단지를 가운데로 두고 지금의 신설 대형 주차장 자리에 각종 낙엽송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상림숲을 가로 세로 넓게 만들어 나가야 완전한 숲이 되고 필봉산과 완벽하게 연계되어 전체가 어우러지는 것을 왜 모르고 있는 것일까?
산양삼축제와 물레방아골축제를 위해서 상림숲을 상업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천년의 역사와 천년의 숲이 있기 때문에 상림의 가치가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주차장은 고운광장 주차장만으로 충분하다. 함양군은 상림 주차장 입구 상설시설물들을 철거하고 대형 주차장엔 나무를 심어 상림훼손에 앞장서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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