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리산이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정상부에서부터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지리산. 그 지리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지리산 둘레길 3코스 마지막 마을이자 4코스 초입 금계마을에서 민박과 하우스막걸리를 제조, 판매하는 송승훈 대표를 만났다. 송 대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는 하우스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하우스맥주에 비해 조금은 하우스 막걸리는 생소하다. 송승훈 대표는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길 그 동안 우리나라 전통 막걸리는 맥이 끊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가 우리나라 전통 막걸리를 대신했습니다. 광복 이후 집에서 담아 먹었던 막걸리는 대대적인 밀주(密酒) 단속으로 맥이 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우스 막걸리는 우리 전통의 막걸리입니다” 최근까지 직접 술을 만들 수는 있지만 판매할 수는 없었지만 지난해 말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대상에 탁주, 약주, 청주가 추가됐다. 집에서 직접 술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우리 전통의 막걸리에 빠진 것은 8년 전이다. “술을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숙취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발효주가 맛도 좋고 숙취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그는 책을 찾아보며 직접 술을 빚기 시작해 이제는 직업으로 변했다. 지난 2013년 4월 함양에 귀농한 송 대표. “귀농을 결심하고 지리산 주변만 1년을 넘게 둘러봤습니다. 우연히 정착한 곳이지만 너무 아름다운 경관에 반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등 고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금계마을에 집을 짓고 하우스 막걸리를 시작한 것은 얼마 전이다. 막걸리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쌀과 물, 그리고 누룩이다. 그는 도정한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신선한 함양산 쌀과 함양의 깨끗한 물, 그리고 우리밀 100% 누룩만을 사용해 막걸리를 빚는다. 술을 만드는 것은 단순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노동의 연속이다. 먼저 쌀을 잘 씻는다. 막걸리는 만드는 정성의 절반이상이 쌀 씻는 것으로 흐르는 물에 뜨물이 안 나올 때까지 씻는다. 100번을 한다고 해 ‘백세’란다. 깨끗하게 씻은 쌀을 최소 4시간 이상 불린 후 이를 고두밥으로 만든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용되는 모든 기구의 철저한 소독이다. “발효 과정에서 다른 균이 들어가면 술의 맛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짚이나 솔가지에 불을 붙여 소독을 했는데 뜨거운 물로 소독을 합니다” 완성된 고두밥을 식힌 후 2~3일 전부터 잘게 부숴 숨을 불어넣은 누룩을 함께 섞는다. 고두밥과 누룩이 적당히 섞이면 물과 혼합해 항아리에 넣어 10일정도 익히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한번 발효시킨 단양주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술은 2종류다. 한번 발효시 킨 단양주 ‘꽃잠’(1,000ml 1만원)과 세 번 발효한 삼양주 ‘은가비’(750ml 2만5천원)다. “꽃잠은 좋은 술을 먹고 깊은 잠을 잘 수 있어 그렇게 지었습니다. 은가비도 은은한 술의 성격과 많이 닮았습니다.” 순 우리말로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잠’이라는 뜻의 ‘꽃잠’, 그리고 ‘은은한 가운데 빛을 발하라’라는 뜻을 가진 ‘은가비’다. 막걸리를 만들며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일정한 맛을 내는 것이다. “누룩과 쌀 만으로 막걸리를 만듭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막걸리는 일본식 국균을 사용해 맛이 균일하다.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는 달짝지근한 맛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전통 막걸리 발효에 사용되는 누룩은 최소 3가지 이상의 발효균이 활동해 맛의 균일성은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전통 막걸리는 쓴맛, 단맛, 신맛이 모두 포함되어야 정상이며 누룩에 의해 맛이 미세하게 차이가 나게 됩니다. 탄수화물이 당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단맛, 누룩균이 많이 작용하면 신맛, 그리고 당화된 것들이 알코올로 바뀌며 쓴맛이 나게 됩니다.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보통 쌀을 씻는 것부터 시작되는 막걸리 만드는 과정이 15일은 지나야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그는 앞으로 막걸리의 맛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막걸리 지게미로 발효안주를 만드는 등 앞으로도 할 일이 아주 많다. 송승훈 대표는 “술로 밥벌이 할 줄은 몰랐습니다. 마침 조건이 잘 맞아 좋아하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 막걸리를 드셔본 분들은 모두 제대로 된 막걸리라며 좋다고 하십니다. 이제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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