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14명·사망 37명(7월30일 기준), 출생 22명·사망 46명(8월31일 기준), 출생 11명·사망 25명(9월30일 기준) 최근 석달동안 함양군의 출생자와 사망자 수다. 출생수보다 사망자가 곱절 보다 더 많다. 함양군은 신생아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인구 자연 감소’ 사태를 맞은지 이미 오래다. 그 결과 함양군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 8월 기준 전체 인구의 30.5%를 차지한다.이는 비단 함양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3년 전남을 시작으로 2014년 강원, 2016~17년 전북·경북이 인구자연감소가 시작됐으며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이 1000만명을 넘는 반면 신생아는 고작 43만명에 불과할 전망이다.이토록 빠른 속도로 노인인구 비율이 오르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는 어떤 대비책을 가지고 있는가?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우리에게 닥친 고령화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공동기획취재를 진행했다. 전국의 지역 언론인이 참여하여 국내에서의 우수사례를 찾아보고 해외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대만의 노인복지 정책 등을 취재했다.주간함양신문은 이번 공동기획취재에 참여하여 함양군의 노인복지 현안에 대해 살펴보고 타 시군과 해외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코자 한다. /편집자주건강장수고을 순창장수마을 하면 ‘순창’이 떠오른다. 순창은 이미 ‘장수의 고을’로 브랜드화 됐다는 뜻이다. 순창은 함양군에서 한 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장수군의 노인인구는 30.4%에 달한다. 함양군과 거의 비슷하다. 최근 순창군의 고령화 속도는 20~25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순창은 이러한 ‘고령화’를 ‘건강한 고령화’로 변화시키고자 고민했다. 타 시군보다 더 빨리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고민한 순창군은 2002년 조선일보사와 서울대학교에 의해 전국 제1의 장수지역으로 선정됐다. 또 2003년에는 미국의 타임지가 한국을 대표하는 제1의 장수마을로 순창을 선정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목표아래 순창은 ‘장수고을’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순창군은 2003년 구례,곡성,담양과 함께 장수벨트행정협의회를 구축하여 각 자치단체와 지속적으로 연계, 협력하고 있다. 구·곡·순·담 장수벨트행정협의회는 2008년부터 백살잔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장기발전계획 수립 후 2013년 백세인이 말하는 힐링포유사업으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건강한 교육의 명품화 실현순창건강장수연구소 건립 2011년 165억원을 들여 9900㎡ 규모로 건축된 순창건강장수연구소는 즐거움, 힐링, 건강한 생활의 창조라는 비전 아래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로 지자체 노화·장수 관련 연구소다.연구소 부속건물에는 체험과학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동, 250석을 갖춘 대강당, 강의실, 식당, 요리실습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해발 350m에 위치해 있어 연구소 주위로 난 산책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연구소에서는 연구·개발·정책·교육사업 등 크게 4가지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구사업으로는 노화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찾아보고, 노화에 따른 질병에 대해 연구한다. 개발사업으로는 장수하는 분들의 식생활과 식습관 등을 조사해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같은 지역특산식품에 대한 과학적, 생리적 기능성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장수노인의 가족이나 친족, 지역사회 등과 같은 환경에 대한 연구를 통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정책사업, 장수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교육사업을 진행한다.장수에도 공부가 필요하다순창 노후준비 교육 운영순창군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상황에서 은퇴 후의 삶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노후준비교육을 시작했다. 순창건강장수연구소는 2013년 재단을 설립하고 전국의 은퇴자들의 노후준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순창군은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손을 잡았다. 노후를 즐겁고 활기차게 보내기 위해 은퇴전환기에 체계적인 준비가 중요하다고 인식한 순창군은 건강장수 인프라와 전문가 집단을 활용하여 건강, 여가, 관계 중심의 직접 체험형 노후준비 서비스를 이곳에서 제공하고 있다.교육은 제3기 인생대학과정, 미니-메드 스쿨과정, 남성을 위한 골드-쿡 과정, 관계개선 과정 등 4개 과정으로 서울대 교수가 강의를 맡는다. 제3기 인생대학과정은 고령화시대에 대응하여 중년기 세대 이후 30~40년의 여생을 재인식, 재설계하여 건강하고 가치있게 보내도록 하기 위한 동기부여 및 방법을 제시해 준다. 미니-메드 스쿨과정은 기초건강 교육 및 과학적인 의학상식을 전달하여 노후에 발생하기 쉬운 성인병에 대한 사전 이해와 해결방법을 제시해 주는 건강관리 심화과정이다.남성을 위한 골드-쿡 과정은 요즘 한창 인기있는 과정이다. 전국 40대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 및 노인 등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올바른 영양교육과 이에 맞는 식단을 실습하는 과정으로서 건강한 노후생활을 향상시키는 심과과정이다. 후다닥 빠르고 쉬운 요리나 내 아내를 위한 사랑요리, 건강밥상 등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관계개선 과정은 퇴직 후 인관관계의 변화를 인식하여 노년기의 부부, 자녀, 이웃 등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 정립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2015년까지 총85회 교육을 진행하여 5169명이 참여했다. 문조사 결과 85~90%의 만족도를 나타낼만큼 호응이 좋아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참여하는 범위가 증가하는 추세다. 노화종적 관찰 연구 위한 코호트 구축순창군의 중노년층을 대상으로 건강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노화종적 관찰연구를 위한 코호트 자료를 구축했다. 코호트란 동일한 특성을 가진 인구집단이란 뜻으로 이 연구는 농촌지역 주민들의 노년기에 건강장수요인을 분석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 건강상태, 생활습관, 영양진단 등에서 성별이나 연령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장수벨트(구례,곡성,순창,담양) 주민의 신체건강, 정신건강, 사회적 건강을 비교함으로써 미래사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을 수 있다. 연구는 아직 미흡하나 ‘사회적 건강’ 부분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장수지수가 높은 지역주민 간의 동질성이 높고 마을공동체 의식이 높은 것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에는 혼자가 아닌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방법임을 나타내고 있다.마을경로당 운영 활성화 사업이러한 연구결과는 순창이 경로당 운영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순창은 11개 읍면에 경로당 369개가 운영되고 있다. 마을 수 기준으로 볼 때 전라북도 내에서 경로당 설치율이 약 120%로 가장 높다. 이처럼 타 시군에 비해 경로당 개수가 월등히 높은 이유는 순창군이 수년전부터 노인복지와 장수분야에 많은 시책을 개발하고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에도 냉난방기 보급 17곳, 환경개선사업 50곳, 물리치료기 수리 26곳, 도시가스 설비 3곳에 추진했으며 농촌고령자 공동생활홈 공모사업을 추진해 구림면 통안마을에 독거할머니 10명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마을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안락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외로운 노후에 의지할 동무와 인간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순창군 노인 정책 사업순창군의 대표적인 노인 정책으로는 복지부 주관 2014, 15년 연속 우수평가를 받은 노인일자리 사업과 U-헬스사업, 2008년부터 이미 시작된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등이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경우 클린그린순창만들기, 소외계층돌봄사업, 게이트볼 체육강사, 보육교사돌보미 등의 운영으로 업그레이드 된 노인일자리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U-헬스사업은 홀로사는 어르신의 응급안전을 위해 노후장비를 교체하고 독거노인 응급안전 알림서비스로 43건의 응급상황을 처리, 당뇨체크 관련 소모품 지급 및 장비결함 해소 등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한 복지정책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도 진행형, 연구하는 순창어떻게 살아야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 이에 대한 물음은 어느 지자체에나 던져져 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이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한 곳이 순창이다. 나에게 닥치려면 아직 멀었다고 느긋해 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닥칠 일이라면 제대로 알아봐야겠다는 변화가 지금의 순창을 만들어낸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대한 해답은 아직도 찾기 어려우나 그 답을 찾기 위해 장수했던 사람들의 뒤를 밟아가는 순창군의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하회영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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