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의 명절 추석을 맞이해서 오랜만에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그리고 일가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그동안 못다 나눈 이야기들을 나누며, 이런 저런 좋은 시간들을 보내는 추석이 다가왔다. 그런데 명절이 되어도 예전 같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다 보니, 명절 분위기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세상 없어도 설날이나 추석같은 큰 명절에는 꼭 고향을 찾아가서 부모님들을 찾아 뵙고 조상들의 묘소를 찾아서 성묘도 했는데, 이제는 각자 자기들 형편대로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느라 피곤했으니까 오랜만에 자기들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든지, 아니면 이런 연휴 기간을 이용해서 모처럼만의 휴가로 삼는다는지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오히려 명절이 되면 더 쓸쓸해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명절이라고 해서 별로 다를 것도 없고, 괜히 마음만 더 허전해지더라는 거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비결을 터득하게 된다면 그다지 허전할 것도 없고, 괜시리 우울해질 것도 없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처세술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처세술을 배우기도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저절로 그런 지혜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런 처세술들은 지식이라기 보다는 지혜라는 말로 일컬어진다. ‘저 사람은 참 지혜가 있다. 저 사람은 뭐든지 하는 일을 보면 참 지혜가 있는 것 같다.’라는 말들이 흔히 하는데, 이런 지혜들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저절로 습득하게 되기도 한다. 성경에는 지혜의 왕 솔로몬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멋진 재판을 한 사람으로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다. 두 여인이 한 아기를 들고 와서는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시작되는 솔로몬왕의 재판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간밤에 두 여인이 한 방에서 자다가 미련한 여자 하나가 잠결에 자기 아기를 깔아 죽여 놓고서는 남의 아기를 자기 아기라고 우겨댔다. 요즘 같으면 DNA검사를 하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수천 년 전에 그걸 무슨 수로 알겠는가?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짜증을 내든지 호통을 치던지 윽박을 지르던지 했을 것인데, 솔로몬 임금님은 아주 침착하게, 그리고 아주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이 여자는 말하기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네 아들이라 하고, 저 여자는 말하기를 아니라 죽은 것이 네 아들이요, 산 것이 내 아들이라 하는구나.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어서 가서 칼을 가져 오너라!” 왕의 명령을 받은 신하들은 칼날이 시퍼런 칼을 대령했다. 솔로몬 왕이 명령했다. “여봐라!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서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어라!” 그랬더니, 한 여자는 속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처럼 엉엉 울면서 자기는 아기를 안 가져도 좋으니까 제발 아기를 죽이지 말고 저 여자에게 주라고 했다. 그런데 또 한 여자는 박수를 치면서 아주 명 판결이라고 환영하면서 아주 공평하게 반으로 나누어 달라고 하더라는 얘기다. 그때 솔로몬이 소리를 치면서 말했다. “여봐라! 산 아기를 저 여인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아라! 저 어미가 진짜 어미니라!” 이 이야기는 수천년을 전해 오면서 동서고금에 가장 지혜로운 재판으로 손꼽히고 있다. 요즘 스마트 폰을 통한 SNS로 돈다발이 무더기로 돌아다니고 있다. 하도 살기가 힘들고 어려우니까 누군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사진인 것 같은데, 돈 다발을 수북하게 쌓아 놓고서는 쪽지에 이렇게 써서 붙여 놓은 것을 보았다. “추석! 즐겁고 풍성하게 보내시라고 약간의 현금과 카드를 보내요. 만난 것 사 드세요.” 피식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땡전 한 푼 없는 필자는 가끔씩 그 사진을 꺼내 보면서 며칠동안 참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사람들은 돈 앞에서 초라해지기도 하고 비굴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돈을 돌같이 여긴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돈을 돌같이 여기다 보니까 길거리에 돌맹이만 봐도 다 돈으로 보이더라고 농담을 하던데, 정말 돈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돈을 지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보기가 힘든 세상이다. 지난주에 뜻밖의 보도에 모든 국민들이 놀란 적이 있다. 구수한 입담으로 8,90년대 야구 해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아무개씨의 자살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2015년 11월, 지인에게 3천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아서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황이었고, 금년 2월에는 지인의 아들을 NC에 입단시켜 주는 조건으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또 고소를 당하면서 많은 고민과 갈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인기도 누렸고, 돈도 남 부럽지 않게 넉넉하게 썼을 법한 그가 마지막으로 택했던 것은 자살이었다. 그는 말도 잘했고, 임기응변도 강했지만, 이제는 그 누고도 그를 지혜로운 사람으로 봐 주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그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자기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금년에는 온고지신으로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는 넉넉한 추석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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