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시절 방학 때가 되면 언제나 빼놓지 않고 그리던 생활 계획표가 생각이 난다. 동그란 원을 그리고 24시간으로 나눈 뒤 공부하는 시간, 노는 시간, 밥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의 계획표를 그리게 된다. 나만 그랬는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생활계획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매일 보면서도 그 시간대로 진행한 건 몇 번 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방학 숙제로만 그려냈을 뿐 내 인생의 시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기회가 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청소년전문가가 된 지금은 아이들에게 시간표를 적극 권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몇 년 전 고3 아이에게 시간표를 작성하는 법을 가르쳤고 이숙해질 때까지 돌본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3등급을 올려놓은 경험도 있다. 시간표는 목적이 없는 사람에겐 필요 없다. 그러므로 시간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각각의 사람마다 목적이 다르므로 시간표를 계획하는 것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에 목표가 있는 아이, 직장을 원하는 아이, 창업이나 사업을 원하는 아이, 개인의 취미나 타고난 재능을 펼쳐보려는 아이 등 자신의 목적이 먼저 분명해야 한다.
가장 흔한 목적인 대학입시를 목표로 예를 들면 현재 자신의 실력과 원하는 대학의 실력 차이를 계산하고 얼마동안의 시간에 얼마만큼의 실력을 높여야 하는지를 계산해야한다. 실력차이가 너무 크다면 학원 등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시간표가 짜여져야 한다.
우선 하루를 사용함에 있어서 개인의 차이를 반영하여야 한다. 잠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깊은 잠을 잘 수 있어야 공부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청소년의 신체리듬은 새벽을 깨우기가 어렵다. 일어나야하는 시간을 먼저 설정하고 잠자는 시간을 정한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은 꼭 필요하다. 암기과목은 소리 내어 공부한다. 특히 영어단어, 숙어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라. 학교에서 수업 후 쉬는 시간에 그 수업시간에 필기한 것이나 공부한 내용을 빠르게 읽어라. 그 후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과정동안 단어 한두 개를 외울 수 있다. 최소한 한 달은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시간표를 세분화하여 작성하고 매일저녁에 점검하고 새롭게 다음날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실천 여부는 자신이 직접 점검하는 게 좋으나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멘토, 또는 부모에게 전체적인 검토를 받도록 하라.
이와 같이 시간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는 시간표가 의미가 없다. 어려서부터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작은 목표의 도전과 성공을 칭찬하고, 실패할 때는 격려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어야 한다. 부모의 지지와 칭찬, 격려는 세상 어떤 것보다 힘이 된다. 그러므로 완전한 진로지도는 학원이나, 교사, 전문가가 아니라 바로 부모이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배우고 실천해가며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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