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열마디 말 중에 아홉이 맞더라도 신기하다는 칭찬은 없지만 한 마디만 어긋나도 탓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모여들고 열가지 계획 중에 아홉가지가 성공하더라도 공이 돌아오지 않지만 한 가지 계획만 실패해도 비난의 소리가 떼지어 일어난다. 군자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고 차라리 서툰 척할지언정 재주를 부리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느니라.<원문原文>十語九中(십어구중)이라도 未必稱奇(미필칭기)나 一語不中(일어불중)이면 則愆尤騈集(즉건우병집)하고 十謀九成(십모구성) 이라도 未必歸功(미필귀공)이나 一謀不成(일모불성)이면 則訾議叢興(즉자의총흥)하나니 君子(군자)가 所以寧默毋躁(소이영묵무조)요 寧拙毋巧(영출무교)니라. <해의解義>열마디 말을 하여서 그 중에 아홉 마디의 말이 맞아떨어져도 기이하다고 칭찬하지 않다가 어쩌다 한마디 말만 어긋나도 비난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나고 열 가지 계획 중에서 아홉 가지가 성사되어도 쉽게 그 사람에게 공적을 돌리지 않다가 한 가지 일만 실패하여도 헐뜯는 소리가 떼 지어 일어나는 것-이것이 보통의 세상인심이다. 남의 공적이나 지혜는 칭찬하기보다 헐뜯고 자신의 장점은 드러내 자랑하되 결점은 은폐하는 것 역시 인간이 지닌 한계일지 모른다. 그만큼 남의 결점은 한 점, 추호도 용서치 않고 자기 결점은 돌아볼 생각조차 않는 것이다. 이기의 극치이다. 군자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자신의 지혜를 드러내 자랑하지 않으며 서툴고 어수룩한 체할지언정 재주를 나타내지 않는다. 오직 침착하고 묵묵히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되 자랑하지 않으니 세상 속인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니 비난받을 일이 없는 것이다.<주註>中(중) : 적중함, 들어맞음. 稱奇(칭기) : 신기하다고 칭찬함. 愆尤(건우) : 허물을 탓하고 나무라는 소리. 騈集(병집) : 어개를 나란히 하고 모여듦, 사방에서 모여듦. 歸功(귀공) : 그 사람에게 공적을 돌림. 訾議(자의) : 헐뜯어 말하는 것. 叢興(총흥) : 떼지어 일어남. 寧(영) : 차라리 躁(조) : 시끄럽게 떠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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