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나무와 꽃들로 둘러싸인 정원 속 아담한 황토집.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외관을 가진 ‘나무 달 쉼터’ 아름다운 바깥 풍경만큼이나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은 함양의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함양읍 대실길 225. ‘나무 달 쉼터’가 자리 잡은 곳은 상림공원 인근이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다. 상림공원에서 걸어서 찾아가기도 어중간하고 자가용은 접근하나 버스 등 대형차량은 진입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수많은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물어물어 찾아오고, 한번 먹어본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눈과 입이 즐겁고 속이 편안한 음식을 찾아오시는 손님들께 대접하는 것이 음식철학입니다”라고 말하는 전영숙 대표. 그녀의 말처럼 나무 달 쉼터는 눈과 입이 즐겁고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곳이다. 아름다운 외관과 잘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 특히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보면 눈이 즐겁다. 그리고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다 전영숙 대표의 친절함이 더해지면서 마음까지 즐거워지는 곳이 나무 달 쉼터다.
전영숙 대표는 약 5년 전부터 이곳에 음식점을 열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음식점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전 대표. 함양에서 유명한 공간미술학원을 20년간 운영한 그녀가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천연염색과 도자기, 압화 등 체험교실과 갤러리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초기 찾아오는 손님들과 체험생들에게 음식을 내놓기 시작하다 인근으로 식당이 없어 우연하게 음식점을 시작하게 되었다. “친정 엄마가 음식을 잘하셨어요. 대부분 엄마에게 배운 것들이죠.” 어머니께 배운 음식솜씨와 더불어 농업기술센터 등지에서도 음식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음식에 대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보시한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고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대접합니다. 비록 영리 목적이기는 하지만 좋은 재료에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속이 편한 음식, 드시는 손님도 좋고 저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최근 함양을 찾은 중국 바이어들이 이곳의 떡갈비를 맛본 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나무 달 쉼터의 주력 메뉴는 산채비빔밥과 떡갈비다. 전영숙 대표는 직접 밑반찬을 나르고 이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10가지가 넘는 밑반찬 대부분은 전 대표 가족이 농사지은 채소로 만들어진다. 새벽 6시부터 그날그날 음식을 준비하는 정성, 그리고 싱싱한 재료들, 거기에다 전영숙 대표의 손맛까지 더해지면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진다. 그녀가 자랑하는 이곳의 또 다른 메뉴는 효소다. 함양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이용한 효소제품은 그녀의 손길을 거치면서 건강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거듭난다. 식당을 운영하기 전부터 효소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식당 옆에 발효장을 만들어 음식에도 넣고 판매도 한다.
바쁜 식당일에도 그녀의 예술에 대한 애착은 식지 않았다. “처음 식당일을 시작했을 때는 너무 바빠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다른 분이 전시회 하는 것을 보고 남몰래 울기도 했지요. 요즘에는 조금씩이지만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초대전도 열었다. 지난 7월부터 고성에 있는 경남도교육종합복지관 1층 갤러리에서 ‘나무 달’ 부부전을 개최 중이다. 교사인 남편 이점수씨와 그녀의 작품 10여점이 오는 9월말까지 전시된다. 또 매일 식당 일에 바쁜 전 대표지만 매주 월요일은 빠지지 않고 학교를 찾는다. 아직까지 붓을 놓지 않은 그녀에게 활력소가 되어 주는 학교 방과후 수업을 하러 가는 것이다.
음식을 만들면서 그녀가 전공한 미술도 많은 도움이 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음식의 색이나 상차림 등에 미술적인 재능이 가미되면서 더욱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녀는 앞으로 함양에서 나는 특산물인 여주와 연 등을 이용한 음식을 개발해 나가는 것은 함양 로컬푸드를 활용한 메뉴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전영숙 대표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고 부모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그런 열린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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