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세상은 어떠했을까?외가를 찾은 한 서울 소년이 상림을 돌다가 거꾸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축제 말미에 사람들이 많았고 날씨는 무더웠다. 엄마와 누나, 외할아버지와 다정히 연못을 돌다가 무엇이 맘에 안 들었는지 잠시 토라져 있다가 어느새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하늘을 보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그야말로 천진한 아이의 모습이다. 북적거리는 세상과 달리 하늘은 고요했으리라. 바람에 소리 없이 흐르는 구름을 보고, 나는 새를 바라보며 소년은 분명 짜증을 날려 보냈으리라.집 앞마당의 고추가 태양빛을 오롯이 담고 그 빛을 닮아간다. 고운 태양고추가 되기를 바라는 노모의 손길은 바쁘다.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맞을까 저어 외출도 삼간다. 축제도 끝나고 무더위도 지나고 있다. 골목은 예전처럼 고요하고 인적이 드물다. 더위에 지친 이들에겐 볕이 원망이고 고추를 말리는 노모에게는 소망이다. 하늘 위에 흘러가는 것들은 구름이고 저마다 품고 있는 소망과 원망이다. 하늘을 보며 무한한 것에 소원을 빌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마음도 담아내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울다가도 웃을 수 있어야 한다. 맘에 쓴 뿌리를 담아 두는 일 없이 맑은 하늘을 품어보자. 거꾸로 세상을 보는 천진한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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