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황수연 전몰군경 미망인회장을 만나 호국보훈의 달 6월의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황수연 회장을 만난 곳은 함양군보훈회관 2층 미망인회 사무실에서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이어 어린 자녀들과 생계를 걱정하며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세월을 살아오신 분들에게 어떤 질문을 드려야 할지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남편과 사별한지 5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황수연 회장. 마침 황 회장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그동안의 지역 봉사활동 등의 노고가 인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는 기쁜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1933년 함양읍에서 태어난 황 회장은 당시 초등학교까지 나올 정도로 부유한 집안에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18살이 되던 해인 1949년 밀양 출신의 이용암 순경과 결혼해 단란한 가정도 꾸렸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서로 너무 좋아해 주변에서 ‘잉꼬부부’라 부를 정도로 재미있게 없는 살림에도 오순도순 정답게 살았답니다.” 행복한 그 당시를 회상하는 황 회장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피난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행복하게 보내던 1962년 4월, 울산에 출몰한 무장공비 소탕을 위해 출동했던 남편이 싸늘한 죽음으로 돌아왔다. “승진을 코앞에 두고 교육을 받으러 간 것으로 알았지 전투에 나갔는지는 몰랐습니다. 소식을 들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3명의 자녀를 두고 먼저 간 남편의 죽음은 그녀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했다. 몸져누운 황 회장을 찾아온 오빠가 고향인 함양으로 황 회장을 데려오면서 함양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에 이어 어린 3남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역할까지 해야만 했던 황 회장은 “영감이 전사하시고 함양에서 어린 아이 셋을 데리고 살려하니 고생이 많았지요. 전쟁 끝난 지 얼마 안 되서는 연금이 아예 없었어요.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나는 젊고 애는 어리고 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라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농사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던 그녀에게 시골 생활은 너무 고됐다. 모심기에 나가기도 하고, 물건을 머리에 이고 행상을 다니고, 품도 팔고 3남매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억척스럽게 일할 수밖에 없었다. 어려움을 딛고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된 이후 그녀는 비로소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눈길을 돌릴 수 있었다. 1998년 4월부터 전몰군경 함양군 미망인회 지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황 회장. 함양군내에는 130명의 회원들이 어려웠던 시절의 아픔을 딛고 꿋꿋하게 생활한다. 회장을 맡으면서 미망인회는 회원들과의 소통은 물론 보훈단체로서 확고한 국가관과 사명감으로 미망인회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었다. 황 회장은 지난 2003년에는 보훈회관 건립을 위해 발로 뛰며 성과를 이뤄냈으며, 회원들의 뜻을 모아 매월 말일 충혼탑 주변 정화활동, 상림공원 조성사업 및 청소 봉사활동과 주변 불우 이웃을 위한 밑반찬 제공, 불우 및 고령회원의 아픔을 나누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 우리 지역에서 봉사의 대모로 통하는 황 회장. “없이 살아보니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가진 것이 없지만 조금씩 나눠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황 회장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지난 1992년 시작한 적십자 봉사활동은 20여년을 넘겼으며, 자원봉사 1만 시간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봉사활동을 통해 적십자 표창을 2회나 수여받을 수 있었으며, 1993년 국무총리 표창, 2007년 한국 보훈대상, 군수 표창만 7회를 받는 등 어려움을 딛고 주변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는 황 회장의 아름다운 봉사활동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황 회장의 바른 가르침에 힘입어 막내딸인 이영자 여사 역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남편, 그리고 갖은 어려움을 딛고 지역 사회 봉사활동을 펼쳐온 황수연 회장. 황 회장은 “유족들이 전쟁 등으로 가족을 잃고 얼마나 힘든 세월을 살아왔는지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라며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은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국가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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