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작은 영화관 붐이 일고 있다. 지자체나 전문 업체 위탁을 통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은 50석에서 100석 이내 규모로 개봉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다. 함양만 보아도 개봉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진주나 거창까지 가야 한다. 영화를 보고, 간단한 간식을 곁들이고, 밥까지 먹으면 4인가족 기준으로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10만 원 가량 된다고 한다. 문화소외지역인 군단위의 소규모 지자체 지역민들을 위해 만들어지는 작은 영화관은 그 지역의 문화 트렌드마저 바꾼다. 작은 영화관에서 사람이 모이고 추억을 나누며 시간을, 문화를, 정서를 쌓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지역민 가까이에서 군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바로 작은 영화관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타 지역의 작은 영화관 사례들을 통해 함양군의 유치 가능성과 유치한 이후의 활용 사례들을 집중해서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1. 경남에도 불기 시작한 작은영화관 열풍2. 영화관 없는 함양군의 현실3. 전국 1호 장수군의 작은영화관4. 전북 작은 영화관 김제시와 고창군5. 함양군 작은 영화관의 필요성경남지역 영화관수는 모두 26개로 스크린수가 146개, 좌석수는 2만4036석이다.지역별로는 창원시가 9개 극장에 58개 스크린 9541석의 좌석, 그리고 진주시가 3개 극장에 23개 스크린 4199석, 김해시는 3개 극장 22개 스크린, 3797석, 통영시가 2개 극장 13개 스크린, 2004석, 양산은 1개 극장에 6개 스크린, 933좌석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사천시는 1개 극장에 4개 스크린 583석, 거제시 1곳에 1109석, 거창군 1곳 410석, 밀양시 1곳 300석 등이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남해군의 보물섬 시네마는 작은 영화관이라 하기에는 규모가 조금 큰 212석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함양을 비롯해 함안, 산청, 하동, 의령, 합천, 창녕, 고성군 등 8개 군은 영화관 자체가 아예 없는 지역이다. 합천의 경우는 조만간 작은 영화관을 개관할 예정이다.남해에 영화관이 생겼다니...지난 3월7일 개관한 남해군 보물섬 시네마. 이곳은 개관한지 3개월 만에 남해 군민이면 꼭 가봐야하고, 이용해야 하는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했다. 논일을 하다, 고기를 잡다 그 차림 그대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도 많다. 그 만큼 영화관이 남해군민 속으로 파고 든 것이다. 지난 4월 관람객이 2000명으로 조금은 저조한 듯 보이지만 3월과 4월이 영화계의 비수기인 만큼 넘어갈 수 있다. 5월에는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5월 한달 간 6000명의 관람객들이 찾았다. 요즘에는 주말에만 400명 이상이 찾는다. 물론 평일에도 꾸준해 200명 이상은 찾는 곳이 보물섬 시네마다. 일반 도시의 상영관을 찾을 경우 골라서 볼 수 있지만 이곳 보물섬 시네마에서는 정해진 영화만 볼 수 있는 여건에도 불구하고 남해군에 영화관이 생겼다는 자부심에 개봉하는 영화는 모두 보는 것이 이곳 남해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개관과 더불어 이를 알리기 위한 3일간의 무료상영에서는 전석 매진 행진을 기록했을 정도다. 조은정 남해 보물섬 시네마 매니저는 “못 보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처음에는 대부분이 무료상영 잠깐 하고 없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라며 놀라워했다. 보물섬 시네마의 탄생보물섬 시네마는 212석 규모의 3D 상영관 1개 관과 매점, 매표소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인가를 받아 국비 5억 원 등 11억 3000만 원을 투입되어 영화관이 만들어졌다. 작은 영화관 건물의 신축대신 남해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을 리모델링해 사업비 7억 원가량을 절감했다. 보물섬 시네마는 도시와의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남해문화체육센터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군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삶의 질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에서 남해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다. 특히 영화 관람료는 도시지역 일반 영화관보다 40%가량 저렴한 5000원(2D), 8000원(3D)이다. 인터넷 예매는 물론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보물섬 시네마는 상영관 내부의 공간도 일반 상영관보다 훨씬 넓게 설계됐다. 아울러 스크린 자체도 공간에 비례해 크다. 또 최신 시설인 음향 또한 최고 수준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개관만을 운영하는 것이다. 보통의 작은 영화관의 경우 50~100석 이하 2개관을 만들어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그렇지만 보물섬시네마의 경우는 200석 규모 1개관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배급사에서 가져올 수 있는 영화의 선택 사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물론 처음 작은 영화관을 계획할 당시에는 난관도 있었다. 과연 소규모 지자체에서 영화관을 운영할 경우 수익이 날 수 있을까. 그만큼 많은 이들이 영화관을 찾을까 하는 의문. 그리고 신축이냐, 아니면 기존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이냐.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어려움을 극복한 이후 개관하면서 남해 군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골 촌구석에 들어선 영화관시골에서 문화를 즐길 곳이 없는 군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만들어진 보물섬 시네마. 영화관 하나로 인해 남해의 문화 자체가 변했다. 논일을 하던, 고기를 잡던 어르신들도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 이제는 영화를 보는 것이 일상으로 변했다. 기존 상업 영화관의 경우 수익을 내야하지만 조은정 매니저는 “수익을 내야된다기 보다 우리 군민들도 이런 혜택을 받아야 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수익을 떠나 군민의 문화 향유 목적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관람료 5000원은 수익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배급사와 예매사이트, 영화진흥기금 등이 대부분 관람료에서 나갈 수밖에 없다. 영화관 내에서 판매하는 팝콘 등의 먹거리 역시 일반 상영관 비해 싼 가격으로 판매해 수익 자체가 쉽게 나기 어려운 구조이다. 조은정 매니저는 “한사람의 관객이 100명이 되고 1000명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 한명이 우리의 이웃이고 가족이다. 작은 영화관을 상업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보물섬시네마는 문화콘텐츠를 누릴 기회를 줍니다”조은정 남해 보물섬 시네마 매니저매니저가 하는 일은?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 소속으로 보물섬 시내마의 홍보에서부터 기획, 운영까지 영화관의 모든 것을 맡는다. 남해군 지역의 특성에 맞춰 영화 배급에서부터 전담을 한다. 오픈한지 3개월이 지났는데 홍보는?아직도 영화관이 생긴 것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신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많아 홍보에 어려움이 조금 있다. 젊은층은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접할 수 있지만 어르신들 홍보는 어렵다. 조만간 각 마을을 돌며 영화관 홍보도 해볼 생각이다.보물섬 시네마가 생긴 이후로 가장 좋은 것은?영화관 자체가 또 다른 문화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만 영화관에 오는 것이 아니라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면서 팝콘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쉬면서 사람도 만나고, 단순 영화관을 넘어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작은영화관을 위탁하는 이유는?남해 보물섬 시네마는 경남지역에서 1호 작은 영화관으로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에서 남해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조만간 합천의 작은 영화관이 개관하면 전국에 16개 작은 영화관을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위탁받아 관리하게 된다. 그 만큼의 운영 노하우는 물론 배급사와의 관계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영이 잘 되어 흑자가 날 경우 사회적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관람객은?잘 모르는 영화지만 ‘귀로’를 보신 이후에 처음으로 영화를 봤다며 손을 붙잡고 고맙다고 하시는 어르신이 계셨다. 이와 비슷한 어르신들이 ‘너무 좋다’ ‘고맙다’며 손을 잡아 주신다. 어르신들이 예쁜 옷을 입고 영화관으로 마실 나오시는 모습을 볼 때면 보물섬 시네마가 정말 이분들에게 필요했던 시설이구나 느끼게 된다.군청과의 관계 및 발전방안은?군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단계라 우려도 많다. 군청과 보물섬 시네마가 서로 힘을 합쳐 더욱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강대용 강민구 기자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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