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학문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일단 조심하는 마음을 가지되 또한 시원스런 멋을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한가지로 단속하여 청렴결백하기만 하다면 이는 가을의 살기만 있고 봄의 생기가 없음이니 어찌 만물을 기를 수 있겠는가.<원문原文>學者(학자)는 要有段兢業的心思(요유단긍업적심사)하되 又要有段瀟洒的趣味(우요유단소쇄적취미)니라. 一味斂束淸苦(일미렴속청고)면 是(시)는 有秋殺無春生(유추살무춘생)이니 何以發育萬物(하이발육만물)이리오. <해의解義>학문을 하는 사람은 매사에 신중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녀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는 탁 트인 기상과 멋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만일 지나치게 엄격하고 청렴결백하여 오로지 외곬으로만 기운다면 이는 만물을 시들어 말라죽게 하는 가을의 숙살(肅殺)한 기운만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없음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만물이 피어나고 자라게 하는 따뜻한 봄바람 같은 성품, 남의 작은 허물을 보면 너그러이 용서할 수 있는 아량도 아울러 갖추어야 참다운 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불의를 보면 용서하지 않는 준렬함을 갖되 아울러 남의 작은 허물은 용서하고 불쌍히 여길 줄 아는 따뜻한 인간미도 함께 갖추어야 참된 인간이 될 수 있음을 교훈한 글이다.<주註>要有(요유) : !을 소유함이 중요하다. 兢業(긍업) : 긍긍업업(兢兢業業)의 준말, 조심하고 삼가 두려워하는 것. 的(적) : ~의. 瀟洒(소쇄) : 활달하고 시원스런 기상. 一味(일미) : 한가지 맛, 오로지 한결같이. 斂束(염속) : 거두어 단속함. 淸苦(청고) : 맑고 깨끗하여 고생을 참고 견딤, 지나치게 청렴결백한 것. 秋殺(추살) : 가을의 살기, 가을이 되면 만물이 시들어 버리므로 가을의 기운을 이렇게 표현함. 何以(하이) : 무엇으로서, 어찌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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