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봄이 와서 시절이 화창하면 꽃은 한층 더 아름답게 피어나고 새도 또한 몇 마디 고운 소리로 지저귄다. 선비가 다행히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어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면서도 좋은 말을 세우고 좋은 일을 할 생각이 없다면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하루도 살지 않은 것가 같으니라.<원문原文>春至時和(춘지시화)하면 花尙鋪一段好色(화상포일단호색)하고 鳥且囀幾句好音(조차전기구호음)하나니 士君子(사군자)가 幸列頭角(행렬두각)하고 復遇溫飽(부우온포)하되 不思立好言行好事(불사입호언행호사)면 雖是在世百年(수시재세백년)이나 恰似未生一日(흡사미생일일)이니라. <해의解義>봄이 되어 날씨가 화창해지면 꽃도 더욱 곱게 피어나고 새도 한층 고운 목소리로 노래한다. 하찮은 미물은 짐승과 풀들도 좋은 때를 만나면 더욱 아름답고 곱게 자기할 일을 다하는 것이다. 하물며 사람으로 태어나 학문을 쌓고 마음을 수양한 사대부가 다행히 실력을 인정받아 조정의 벼슬길에 올라 따뜻하게 옷입고 배불리 밥을 먹는다면 좋은 언행으로 세상 사람을 이끌어 주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짐승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오히려 짐승보다 못할 것이다.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 못한다면 비록 백년을 살았다 하더라도 하루도 살지 않은 것과 같다. 경세제민의 뜻을 세운 군자라면 좋은 말로써 후세를 훈계하여 수양의 거울로 삼도록 하고 좋은 행위로 후세에 모범을 보여 몸이 죽어도 이름이 남아 길이 빛나는 것이 곧 영원히 사는 것이다. 반대로 죽고 나면 그 사람의 존재도 함께 잊혀져버린다면 그는 군자로서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주註>時和(시화) : 시절이 화창함. 鋪(포) : 펴내다. 一段(일단) : 한 계단, 한 층. 且(차) : 또한. 囀(전) : 새가 지저귀는 것. 幾句(기구) : 몇 구절. 士君子(사군자) : 선비와 군자, 합쳐서 선비라고 함. 사(士가)는 장차 벼슬길에 나아가기 위하여 학문을 쌓고 마음을 수양하는 사람, 군자(君子)는 덕이 깊고 학문이 높은 사람. 列(열) : 대부(大夫)의 반열에 섬, 벼슬길에 오름. 復(부) : 다시, 게다가. 溫飽(온포) : 따뜻한 옷을 입고 배불리 밥을 먹음. 立好言(입호언) : 좋은 말을 세움, 좋을 말을 함. 行好事(행호사) : 남을 돕고 착한 일을 하며 좋은 행실을 함. 恰似(흡사) : 마치 ~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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