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보내고 맞이할 6월은 보훈의 달이다. 5월이 개인의 일상적인 생활과 관련된 은혜에 감사하는 달이라면 6월은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의 고마움을 기리는 달이다.
지난 4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관으로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연수 내용은 그곳에 처음 이주하여 정착한 한인들의 발자취와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었고 모든 해외 연수가 그렇듯이 관광 성격이 짙어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곳의 첫인상은 낮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만큼이나 사람들의 표정이 무거워 보였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내 선입견도 조금은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인구 75만의 큰 도시였지만 120년 정도의 짧은 도시 역사가 말해주듯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박물관, 무기 박물관, 퇴역잠수함, 극동대학 캠퍼스 관광정도이고 재래시장, 낡은 전차 타보기, 대륙횡단 열차를 인근 우수리스크시까지 타보고 처음 한인 정착지를 돌아보는 등 관광으로서의 재미는 없었지만 독립운동가 이상설 유허비 참배와 그곳 독립운동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체험이었다.일정 중에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평통위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고 선물 받은 ‘남우수리지역의 첫 한인가족’이라는 책과 위원들이 설명해준 내용에 처음 이주해 온 한인들의 생활 모습은 근면하고 협동심이 강하고 민족 전통을 지켜나가면서 교육에도 힘써 모범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구소련의 예상치 못한 이주 정책에 따라 그해 추수도 못한 채 화장실도 없는 화물 열차에 빼곡히 실려 중앙아시아 집 한 채 없는 허허벌판 황무지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 과정에 배고픔과 추위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으나 땅굴을 파고 혹독한 겨울을 낫다고 하니 상상하기 힘든 극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새로 개척하여 옥토를 만들어 소련연방에서도 가장 우수한 콜호즈(협동농장)를 만들었다고 하니 불굴의 개척정신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환경에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신조어를 만들어 이 땅을 지옥이라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다. 지옥보다 더한 6.25전쟁과 해외에서의 극한적인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기적 같은 번영을 이루어 내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어낸 저력있는 민족의 후예답지 않은 표현이므로 헬조선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몽고인들이 우리나라를 솔롱고스라고 부른다. 무지개 뜨는 나라라는 뜻으로 우리나라가 동경과 희망의 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해외동포와 북한 국민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들어와 살기를 원하는가. 때로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들어오지 않는가. 무지개 속에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듯이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우리 젊은이들이 잘 모르고 사는 것 같다.
6월은 우리 민족에게 많은 희생과 상처를 남긴 잔인한 달이다. 그래서 6월은 통일이 더 절실해 지는 달이다. 통일 비용이 1조 달러 이상이 필요하고 북한 지하자원 가치가 10조 달러가 되어 통일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손익계산으로 통일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통일은 대박이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는 것이고 다시는 이 땅에 동족상잔의 비극이 없게 하여 후손들에게 평화를 보장해주는 일이다.
통일은 독립운동으로 희생된 선열들의 꿈을 완전하게 실현 시키는 일이고 나라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호국영령들의 염원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우리의 책무이므로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다리는 통일 무지개가 빨리 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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